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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aterking Nov 20. 2024

회계팀 취준 두 달 차 중간 점검

생각 정리

두 달 전보다 나는 조금 더


자소서를 잘 쓰게 되었고,

면접을 잘 볼 수 있게 되었고,

이력서를 조금 더 풍성하게 채울 수 있게 되었다. 


매번 공란이었던 "교육사항"에도 비록 3시간짜리지만 하나 적어 넣을 수 있게 되었다.

12월부터 3월까지는 아무래도 회계 결산 시즌이라 공고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전에 취업이 된다면 물론 나이스겠지만, 안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계획하고 있는 중이다. 

먼저, 25년 1월 4일에 전산세무 2급 시험을 신청할 계획이다.


모두가 자체 ERP나 SAP를 쓰는 게 아니다 보니, 더존이라도 친숙하게 만들어 놓으면 분명 다른 지원자보다 크게 이점이 생길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자격증이 "주"가 아니라 취업 준비가 "주"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자격증 준비는 남는 시간에 하는 게 맞을 듯하다. 물론, 합격은 해야지 ㅋㅋ


그리고 남는 시간에 인근 세무서에 연락을 좀 돌려볼까도 생각 중이다. 세무서에 7 무사 형이 있어서 그 형한테도 연락을 한 번 돌려볼까 싶다. 근데 너무 필요할 때만 찾게 되는 거 같아서 미안한 감정이 크다. 


그래도 세무서에서 부가세 아르바이트 경험이라도 있으면 이 직무에 도움이 되긴 하니까. 다른 아르바이트 하는 것보다 나을 듯싶다. 


예전에 같이 아르바이트했던 사람과 블로그 이웃인지라 최근 근황을 보게 되었는데 괜히 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서울 중위권 대학, 높은 영어성적 그리고 다수의 조직생활 경험이 있던 그 친구는 내가 지원했던 대부분의 큰 기업들에 면접을 보러 갔더라.


열심히 자소서를 작성하더라도 아마 읽지도 않고 떨어질 확률이 크다. 그런 큰 기업들은 말이다. 근데 나였어도 좋은 대학교 나와서 영어 성적도 좋은 친구에게 면접 기회를 줬을 거 같다. 


나도 이런 미래를 예견했던지라 고시 공부를 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계속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1차라도 합격했다면 조금은 달랐을 텐데 하고 말이다. 하지만, 후회한다고 바뀌는 게 아니기 때문에 다른 방안을 찾고자 한다.


회계직뿐만 아니라 요즘 대부분의 기업들은 경력직을 선호한다. 유병* 개그맨의 유명한 말 "그럼 나 같은 신입은 어디서 경력을 쌓으라고?"가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기업의 조직생활을 경험해 봤고, 심지어 해당 직무까지 미리 해봤다면 기업 입장에서 기피할 이유가 없다.


기업은 지친 거다. 번지르르한 말과 열정적인 지원자의 눈에 현혹되어 뽑았다가 금방 나가는 그 모습에.. 그러다 찾은 게 경력직 우대였는데 이게 효과가 좋았나 보다. 


경력직이 되려면 일단 경험을 쌓아야 한다. 하지만 회계팀은 경력 쌓으려고 아무 곳이나 가면 커리어가 망해버린다. 재경팀, 자금팀, 회계팀, 원가기획팀의 부서명 차이를 정확히 인식해야 하고 무슨 업무를 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회계팀은 보통 세무 업무도 포함되어 있다. 아주아주 큰 기업은 세무팀도 따로 있긴 하지만 말이다. 그래서, 보통 부가세 - 원천세 - 법인세 등의 신고 및 납부 업무 + 월 분기 반기 연 결산 + 재무제표 작성 등이 기본 베이스 업무들이다.


이 외에 자금 조달 및 충당 등의 업무만 있다면 그건 자금팀이다. 우리가 아는 회계 업무 즉, IFRS 회계기준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가면 안 된다. 물론, 직무별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자금팀이 더 잘 맞으면 글루 가도 된다.


회계팀의 경우 돈이 어디에 쓰였고 얼마 벌었고 등을 세세하게 기록하는 부서라면 자금팀은 돈을 빌려오고 적재적소에 돈을 보내주는 역할을 한다. 회계팀은 결산 시즌에 특히 야근을 피할 수 없지만 자금팀은 야근 없이 루틴 하게 업무를 하는 게 일반적이다.


나는 전문성을 쌓고 싶어서 회계팀을 선택했고 자금팀은 보지도 않고 있다. 그나마 관리회계나 원가기획 쪽만 보고 있다. 이쪽은 재무제표를 분석해서 경영자가 원하는 형식의 보고서를 만들어주는 업무를 주로 하는 거 같더라. 


지금까지 한 35개 정도 자소서를 넣었고 2개 정도 면접을 봤는데 타율은 일단 안 좋은 편인 거 같다. 이 35개 기업들이 너무 어나더 레벨이라서 그런 거 같다.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더니 딱 그 말이 맞다.


지금의 나는 또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단 생각이 종종 든다. 어제는 세무직 7급 공무원 시험 일자도 확인했다. 물론, 1년에 한 번 밖에 없는 거지 같은 시험을 다시 준비한다고? 하면서 다시 껐지만 말이다.


영어 준비기간을 제외하면 오로지 취준에만 쓴 시간은 2달.

12월 초까지 취뽀를 하지 못하면 아마 3월 이후로 미뤄질 거 같다. 진짜 그렇게 되면 그때까지 돈 열심히 벌어서 해외여행 좀 다녀와야지. 위기를.. 기회로..!


만약 적당한 제조업 상장사 + 연 매출액 500억 이상 + 괜찮은 동료들에 취업하게 된다면 이 연재는 그만두고 회계팀 사원의 커리어 일상과 커리어 업 과정을 연재하려고 한다.


어떻게 레벨 업을 할지 지금 잠깐 생각해 보면, 흠.. AICPA나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지 않을까 싶다. 아 물론 영어도 해야 외국계도 넘볼 수 있겠지만 말이다.


취준기간에 영어도 같이 하려고 마음먹었었는데, 어떠한 성취감이나 재미가 1도 없어서 안 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 어떻게 하면 영어를 계속 쓸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스픽"이라는 어플을 깔면 한 달에 2만 원으로 다양한 영어 콘텐츠와 AI 튜터와 대화할 수 있다고 하던데.. 뭔가 네이버 후기 글들이 전부 광고 같아서 손이 가지 않는다.


일단 이번 주는 동원 예비군 가고 다음 주는 일본 여행 가기 때문에 바쁠 예정이다. 물론, 자소서 넣은 곳 중에 면접 보러 오라고 하면 최대한 예비군 팔아서 내가 원하는 날짜에 면접 보게끔 해야지 후후..


그래도 2달 동안 웬만한 자소서 템플릿과 면접 예상 질문 및 대답을 구축해 놨기 때문에 지원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게 되었다. 나의 취준 하루하루가 모여 데이터가 점점 모이는 게 느껴져 좋을 때도 있다. 


조금만 더? 아니 그냥 될 때까지 꾸준히 달려보자. 나와 맞는 기업이 나오겠지. 붙어서 다니다가도 아니다 싶으면 나올 수도 있는 거고. 흘러가는 대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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