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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회계팀 공고 비수기 시즌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

by Poseidon

나는 1주일에 못해도 3번은 경제뉴스를 본다. 광고는 아니지만 UPPITY라는 곳에서 경제뉴스 무료 구독 서비스를 신청해 놔서 평일 아침, 매일 메일로 뉴스 요약본을 받고 있다.


네이버 뉴스에 들어가면 사회면에 너무 자극적인 제목과 비슷한 뉴스들이 많다. 나는 좀 더 포괄적이고 핵심적인 내용만 파악하고 싶어서 uppity를 구독했는데 완전 대만족이다.


쨋든, 요즘 뉴스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엄청난 경제난이다. 원래 매년 안 좋았다고 하지만 경제성장률이 이번엔 1%에 그칠 정도로 최악이라고 한다. 취준생인 나는 이것을 제대로 느끼고 있다.


구매팀, 영업팀 등 다른 직무에 비해 회계팀은 워낙 소수만 뽑는다. 회계팀은 기업에 꼭 있어야 하는 핵심부서라서 수요가 있는 직무지만, 잘 안 뽑는다는 단점이 있다.


취업준비를 한 지 거의 약 3달이 되어가는데 공고들 보면 수 백 명이 지원했는데 1-2명만 뽑는 식이다. 물론, 허수가 많겠지만 말이다.


최근에 중견 상장사 최종 면접까지 간 이후로 붙으면 정말 가고 싶을 회사만 지원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가? 아니면 연말이 다가와서 다들 급해진 걸까? 면접 보러 오라는 연락이 오지 않는다.


지원하는 기존 조건에 "블라인드 2.5점 이상"만 추가했을 뿐인데 말이다. 발표까지 아직 1-2주는 기다려봐야겠지만 큰 소득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연말, 연초 정확히는 12월 ~ 차기 3월까지는 회계팀 결산 시즌이므로 공고가 거의 없을 예정이다. 12월까지는 급하게 수혈한다고 조금 있을 수는 있지만 차기 1~3월은 거의 전무할 것으로 예상된다.(현직자 피셜)


이 기간 동안 무엇을 하면 유익할까? 고민하다가 거의 바닥난 통장 잔고를 봤을 때 돈을 벌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물론, 부모님한테 사정을 설명드리고 용돈 받으며 살 수는 있겠지만 별로 그러고 싶지 않았다.


현재 나는 주말 오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1달에 한 번 정도 대타까지 가니까 보통 45 정도 받는 거 같다. 이걸로 교통비, 핸드폰비, 주택청약을 내고 나면 20만 원 정도 남는다. 20만 원으로 한 달 살기? 절대로 불가하다. ㅋㅋㅋ


그렇게 매 달 모아놨던 돈을 차곡차곡 꺼내 쓰다 보니 어느새 곳간이 비어져 있는 걸 발견했다. 그래서 이 시즌에 단기로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인 "연말정산 아르바이트"가 생각났다. 2022년 상반기에 한 번 해봤기 때문에 아마 잘 뽑힐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알바몬, 잡코리아, 사람인에 마구 찾아대기 시작했다.


마침 지금 시즌에 구인을 하고 있었고 짧게는 1달 길게는 2-3달까지 할 수 있었다. 내 목표는 경험보다 그저 돈 많이 주는 곳이라서 보수가 짭짤한 곳 위주로 지원했다. 그리고 이 글이 올라갈 12/4(수)에 강남 세브란스 병원 재무회계팀 연말정산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러 갈 예정이다.


기간은 대략 2 달이고 세후 220쯤 될 거 같다. 식대 제공이 안될 거 같은 게 제일 큰 단점이다. 하지만, 다른 기업들은 1달짜리 기도 하고 교육도 하루 이틀로 끝나는데 여긴 교육만 7-10일은 해주는 것 같았다.


이 알바의 단점이자 장점은 거의 야근이 필수라는 것이다. 야근이 필수인데 왜 장점이냐고? 바로 1.5배 가산수당을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1달에 200 중후반 정도 받는 거 같다. 앉아서 하는 사무업무 아르바이트 치고는 꽤나 짭짤하다. 물론 정신적으로 힘들긴 하겠지만..


연말정산 아르바이트를 알아보기 전에 사실 부가세 아르바이트를 할까 고민을 했다. 회계팀에서 하는 업무 중 "부가세 신고"가 있기 때문이다. 직무 경험으로 제격이기 때문에 근처 세무서에 무작정 전화해서 알바 구하냐고 물어봤다.


돌아온 대답은 아쉽게도 "1월 초중순에서 중말까지 약 10일만 구해요"였다. 이 10일 일하려고 연말정산 아르바이트를 포기하는 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기간에 내가 둔 목표는 "돈"이었기 때문이다.


아마 이 기간에 더욱 바빠질 것 같은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전산세무 2급 자격증 때문이다. 2025년 자격시험일정이 나오지 않았지만, 올해랑 비슷하다고 가정했을 때 1월 초에 원서 접수를 하고 2월 초에 시험이 있을 것 같다.


전부 주말이라 시험 보는 것은 아르바이트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연말정산 아르바이트를 하고 어쩌면 야근까지 한 다음에 자격증 시험공부를 하는 게 다소 힘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안될 건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좀 힘들겠지만 그래도 회계 세무 지식이 어느 정도 머리에 있을 테니 후다닥 끝내보려고 한다. 아, 그래서 12월 중순부터 빠르게 한 바퀴 돌려놓으려고 한다.


요즘 나의 일주일 루틴은 아래와 같다.

1) 도서관에 앉으면 uppity 경제 구독 신문 읽기

2) 오늘 새로 올라온 회계팀 공고 파악 후 지소서 제출 여부 정하기

3) 자소서 제출(보통 1~2개)

4) 회계원리 유튜브 강의 보기

점심 식사

5) 블로그 or 브런치 글 쓰기

6) 회계원리 유튜브 강의마저 보기

7) 운동하기(화, 목은 수영/ 금은 헬스장에서 전신 웨이트)

8) 여자 친구 or 집에서 가족이랑 저녁 먹기

9) 밤에는 여자 친구 or 친구랑 전화하고 다가올 이벤트 계획 짜기(ex: 크리스마스 등)


회계원리랑 세법 영상 다 보면 바로 전산세무 2급 시작해야겠다. 사실 이걸 하는 이유가 더존이라도 좀 다룰 줄 알면 가점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물론 어느 정도 규모 있는 기업에 가면 다른 SAP나 자체 ERP를 쓸 확률이 높겠지만 말이다.


12월이지만 그래도 공고가 아주 없지는 않아서 하루 1-2개씩은 꾸준히 넣고 있다. 하나만 걸려라..;;

오늘 본 대기업 계열사 회계팀 공고에서 지원자격이 "SAP프로그램 사용자"라는 글을 보고 좀 짜증이 나더라. 아니, 신입 수시 채용이라고 적어놨으면서 어떻게 SAP 프로그램 사용자이기를 원하는 거지? ㅋㅋㅋ


유병재 님이 말씀하신 "아니 **, 그럼 나 같은 신입은 어디서 경력을 쌓으라고 경력만 뽑는 거야?" 밈이 생각났다. 신입 키워놨더니 도망치기만 하는 기업 입장도 물론 이해는 간다. 하지만, 안 떠나가게 복지랑 연봉 빵빵하게 해 주면 안 되나? 그럼 안 떠날 텐데 말이다.(물론 같이 일하는 사람이 좋다는 가정 하에)


최근에 어떤 글을 보고 생각에 잠겼었다.

"능력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세상 탓을 한다"라는 글이었다.

세무사 시험을 그만두고, 갑자기 내가 공부한 해부터 지원자 급증 + 시험 난이도 대폭 상승하더라. 내가 부족했기 때문에 떨어졌겠지만, 계속 해외의 시험 시스템을 부러워했다.


AICPA는 부분합격제 어쩌고, 일본 세무사는 부분 평생 합격제 어쩌고 등등 말이다.

사실 내 능력이 부족해서 세상 탓을 한 것 같다.

물론 나 외에 남이나 세상을 탓하는 게 마음 편할 수는 있을 거 같다.

하지만, 그게 정답이 아니란 걸 분명 마음 깊은 곳 또 다른 나는 알고 있을 것이다.


세상 탓 하지 않고, 남 탓 하지 않고, 시기와 질투하지 않고

그저 나 자신을 그대로 인정하고 아껴주며

행복하게 살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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