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회계팀 취업 준비
- 자기소개서 1편(성장과정, 성격, 기업 지원동기)
자기소개서를 왜 쓰는 걸까?
자기소개서에는 정답이 있을까?
자기소개서로 나의 무엇을 파악하고 싶은 거지?
요즘 자기소개서는 GPT가 써주지 않나?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이야기지만 먼저 나의 자기소개서는 "나의 이야기"여야만 한다. 별 것도 아닌 것을 있어 보이게끔 말하려 하고, 남의 자소서에서 좋아 보이는 말들을 가져와봤자 내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쓴 것만 못한 것은 분명하다. 추후 면접까지 고려하면 더더욱.
면접관들은 자기소개서를 언제 읽는지 아는가?
면접에 부르기 전, 쓱 읽어보긴 하겠지만 제대로 읽는 순간은 바로 면접 직전이다. 면접 시작 후 지원자에게 자소서에 쓴 내용들을 물어보기 위해서다. 그렇게 자소서 위주의 질문 공세가 이어지다 보면 면접자는 지원자의 자소서가 얼마나 진실된 것인지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럼 자소서 위주로 면접을 준비하면 되는 간단한 문제 아니냐고?
면접 준비를 해본 사람이면 알겠지만, 지원자는 자소서 외에도 인성 관련 질문, 직무 관련 질문 등 정말 다양하게 준비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소서로부터 나오는 질문을 준비하기에 시간이 턱없이 부족할 것이다. 즉, 자신만의 이야기로 풀어쓴 자소서가 아니면 면접에서 다 티가 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이때 부풀려서 쓰지 않고 본인이 경험했던 사항들만을 자소서에 적은 지원자만이 확신에 찬 눈으로 당당하게 면접에 임할 수 있는 것이다. 자소서는 항상 면접까지 갔을 때와 연계해서 작성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 기억할 것은 "진실성"과 "나만의 이야기"여야 한다. 준수하고 화려한 표현은 나중에 생각하고 일기를 쓰듯 담담하게 쓰는 것부터 연습하자.
자소서 편에서 먼저 다룰 것은 성장과정이다. 최근 탑급 중견 ~ 대기업에서 성장과정을 물어보는 회사는 별로 많지 않다. 하지만, 업력이 오래된 회사일수록 아직까지도 성장과정을 묻는 기업들이 있기에 가져가야 할 항목인 것은 분명하다.
기업에서 "성장과정"을 묻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본인이 살아오면서 누군가로부터 무슨 사건에 의해 어떻게 자라왔고 어떤 마인드로 살아왔는지를 묻는 것이다. 즉, 지원자의 인성을 파악하는 질문이다.
필자의 경우 성인이 된 뒤 아르바이트를 쉬지 않고 했었는데, 그때마다 많은 사장님들로부터 성실하고 믿음직하다는 칭찬을 받았다. 누군가의 강요나 충고 없이도 남들보다 잘하고 싶은 욕망이 커서 항상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이러한 삶에 대한 태도와 마인드는 바로 부모님으로부터 생겼다는 것을 확신했다. 필자의 아버지는 주 6일 근무하시는 시절, 연차 제도 따위 없었던 5인 미만 사업장에서 30년 넘게 근무하셨다. 유년기에 아버지와 한 방을 썼던 필자는 매일 아침 6시, 굽어있는 아버지의 등을 보고 "힘드시겠다.."라는 생각을 하며 아침을 맞이했다.
필자는 이를 토대로 아래와 비슷하게 성장과정을 작성했다.
"저희 아버지께서는 30년 넘게 한 회사에서 근무하셨습니다. 어릴 때는 아무 생각 없이 당연한 건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아르바이트와 취업 준비를 하면서, 직장인이 한 회사에 10년 이상 근무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가장, 직장인으로서 아버지의 위대함에 존경심이 들었습니다.
아버지와 제가 닮았다는 것을 깨달은 계기는 첫 카페 아르바이트 때였습니다. 당시 저는 막연히 일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XX 하는 것과 XX 하는 것"을 실천하며 일해 왔습니다. 또한, 저는 20살 이후로 현재까지 XX을 위해 XX동안 아르바이트를 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위 2가지를 신념처럼 지키며 일해온 결과, 사장님이나 상급자분들께 많은 칭찬을 들었습니다.
이로 인한 신뢰 덕분인지 현재는 XX 아르바이트를 2년 8개월 넘게 하고 있습니다. 아르바이트에서 익혀 온 이러한 행동가짐을 XX 회계팀에서도 지켜나가 "기본에 충실하고 똘똘한" 사원이 되고자 합니다."
성장과정은 면접관이 평가하는 핵심 항목이 아니다. 즉, 감점 요소가 있는지만 보고 넘어가는 항목이기 때문에 너무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굳이 나쁜 얘기를 쓰지 않아도 되며 그렇다고 또 너무 솔직하게 쓸 필요는 없다.
본인이 살아오면서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혹은 타인에게 들었던 강점(or 장점)을 생각해 보고 그것이 누구로부터 유래되었는지 생각해 보자. 어릴 적 학원 선생님이든, 운동부 감독님이든, 외할머니 혹은 친할아버지든 굳이 부모님이 아니어도 좋으니 말이다.
그렇게 쓰다 보면 자신만의 성장과정이 나올 것이고, "다음 맞춤법 검사기"에서 맞춤법 틀린 게 있는지도 한 번 체크해 보자. 성장과정에는 굳이 지원하는 회사명 같은 건 안 넣어도 무방할 거 같다.
소제목에 대한 고민이 꽤나 있을 듯한데, 500자 이상을 요구하는 문항에는 소제목을 추가하는 게 좋다. 반대로 500자 미만은 필요 없다. 필자 또한 소제목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정답은 없으니 편하게 만들어서 쓰면 좋을 거 같다.
필자는 위 성장과정에 대한 소제목을 아래와 같이 적었다.
블라인드 처리 한 것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철저하게 준수했던 두 가지다. 이 두 가지는 실제로 내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최대한 준수하려고 노력했던 것이다. 분명 어떤 사람이든 최소 두 가지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도 있을 것이고, 뭔가를 제출하기 전에 한 번 더 검토하는 것도 있을 것이고 등등.
자소서를 쓸 때는 중요한 게 있다. 바로 잘 읽히는 글을 쓰는 것이다.
"수치화하는 게 중요한 거 아닌가요?"
수치화는 왜 하는 것일까? 숫자가 글자보다 잘 읽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소서에는 숫자가 별로 없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띌 수밖에 없다. 지원자들이 해온 업적 등을 수치화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보통의 신입은 그런 것들이 거의 없기 때문에 숫자가 없어도 잘 읽히는 자소서를 만들어야 한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잘 읽히는 자소서"란 길지 않은 문장들로 구성된 자소서라 생각한다.
~~ 하기에, ~~ 때문에, ~~ 했었어서, ~~ 했었지만,
이런 접속사들을 "자주"사용하여 문장이 길어지는 것은 글을 루즈하게 만들뿐더러 읽는 이로 하여금 글에 대한 집중력을 요구하게 된다. 면접관들은 현직자다. 긴 문장을 읽을 여력도 없고 읽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꼼꼼히 볼 수 없기 때문에 대충 보더라도 이해가 쉬운 글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블로그에 글을 쓰듯, 일기장에 일기를 쓰듯 담담하게 나만의 언어를 사용하여 적는 것이 더욱 담백하게 느껴지리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GPT는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일단 GPT를 거쳤다는 게 너무 티가 나고 그걸 면접관이 모를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성격이다.
이 질문은 인성질문 중 나름 핵심항목이라 생각한다.
"본인의 성격은 어떤가요?, 본인이 생각하는 성격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본인이 생각하는 성격의 단점은요?"
성격과 관련된 질문은 면접에서도 정말 많이 물어본다. 하지만, 어려운 질문이기 때문에 쉽게 대답하는 지원자는 많지 않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성격의 단점"이다. 성격의 장점이 에피타이저면 단점이야 말로 메인디쉬라고 할 수 있다. 지원자 본인이 스스로 생각하는 성격의 단점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를 정말 철저히 준비해 가야 한다.
미리 말하자면, 성격의 단점은 "극복 불가한 것"이다. 아래의 예시는 필자가 단체 면접에서 실제로 겪은 것이다.
"제 성격은 너무 꼼꼼하고 완벽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의 이러한 성격이 같이 일하는 팀원들에게 폐를 끼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폐를 끼친다는 것을 인지한 후로는 저의 이러한 완벽주의적인 성격을 고쳤습니다."
이 답변에 면접관이 재차 물었다.
"지금은 완전히 고치셨어요? 성격을요?"
"네!!"
이 답변을 마지막으로 해당 지원자에게 질문이 가는 일은 없었다.
단점 같지도 않은 것을 단점이라고 포장하고, 오랜 세월 형성된 본인의 성격을 단 번에 고쳐버린 지원자의 발언에 더 이상 신빙성과 솔직함은 없을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성격의 장단점을 얘기할 때는 꼭 하나의 에피소드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XX를 하는 상황에서 제 ~~ 한 성격을 발휘하여 ~~ 한 결과를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 한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XX 한 부분이 부족하여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이후 XX와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지난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XX 하려 노력하였습니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또한, 본인이 평소 뿌듯함을 느끼는 것도 하나의 성격이 될 수 있다. 필자의 경우 남을 도와주는 것을 좋아한다. 타인에게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나 경험을 공유해 주는 것도 좋아하며 이쪽 분야에 재능이 있다는 것도 종종 느끼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아래와 같이 작성하곤 했다.
"저는 제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활용해 남을 도와주는 것을 좋아하고 그 과정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2022년 2학기, 저는 교내 XX 프로그램에서 튜터로 활동하며 후배들에게 어렵게 느껴지는 회계학을 과외해 준 적이 있습니다. 주 1회 제가 직접 만든 회계 개념 문제를 풀게 하였고, 모르는 게 생기면 언제든 서로 연락하여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결과, 잘 따라와 줬던 후배들 모두 만족스러운 성적을 받아 매우 보람찬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성격의 단점을 말할 땐 아래와 같이 적었다.
"하지만, 제 이러한 성향을 타인에게도 기대하여 상처받을 때가 가끔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아르바이트 등 다양한 사회생활을 하며 제가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할 때 상대방이 귀찮은 티를 내거나 대답 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가끔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퇴근 후에도 힘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언가 하기보다는 더 많은 사회, 조직생활을 하며 마음을 단단히 키워내자고 다짐했습니다. 현재도 그런 사람을 만나면 힘들겠지만, “이 힘듦이 나를 더욱 성숙하게 해 주겠지.”라고 생각하며 극복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꼭 잊지 말자. 자소서에서 어떠한 항목이든 꼭 그에 대응되는 에피소드 한 가지를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장점보다 단점에 더욱 집중하자. 재차 질문이 들어오는 것은 무조건 단점 영역이다. 그리고, 단점을 극복하는 것을 불가하니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표현으로 고쳐서 쓰자. (면접에서는 말하자.)
우리 회계팀에서 쓰지 말아야 하는 성격의 단점으로는 "실수가 잦다, 기한을 잘 지키지 못한다, 약속에 항상 늦는다"등이 있을 것이다. 본인이 실제로 이 단점을 가지고 있다면 성격의 단점에 적지 않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본인이 진정 회계를 하고 싶은지 고민을 많이 해봐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인의 성격을 장단점을 모르겠다면 MBTI 유형 검사를 한 번 해보자. 거기서 본인의 성격 유형과 장단점이 나오니 개인의 에피소드를 곁들여 써보자.
다음은 기업 지원동기다.
지원동기는 크게 기업에 대한 지원동기와 직무에 대한 지원동기, 이렇게 둘로 나뉜다. 지원자는 이 두 가지 모두 준비해야 면접에서 털릴 가능성이 굉장히 낮아진다. 실제로 필자는 첫 면접에서 기업에 대한 지원동기를 준비하지 못하여 심하게 깨졌던 적이 있다.
그렇다면 기업 지원동기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이 영역은 참 난감하다. 현직자들마다 말이 조금씩 달랐기 때문에 필자는 다수결 방식과 실제로 필자가 사용했던 방법으로 설명하려고 한다.
실제로 필자는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적었다.
"저는 안정적인 기업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는 게 꿈입니다. 그래서, 기업을 지원할 때 보는 기준이 '규모와 안정성'입니다. 산업 내 상위권에 위치했는지, 업력이 최소 10년 이상인지가 제가 정한 세부 기준입니다. XX 기업은 XX사업을 주력하고 있는 기업으로, XX산업에서 ~~ 위권에 위치해 있으며 업력은 XX 년입니다. 이는 제가 정한 세부기준에 정확히 부합하는 회사라서 지원했습니다."
바로 지원자가 지원하는 기업 레인지 안에 해당 기업이 포함됐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렇게 쓰면 지원하는 회사의 특징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쓰면 모든 기업에 지원할 수가 있게 된다.
만약 지원하는 회사가 업계 내 중위권이지만 업력이 37년일 경우, 자소서를 "산업 내 중위권 이상에 위치했는지, 업력이 최소 30년 이상인지가 제가 정한 세부 기준입니다."로 바꾸면 되는 것이다.
실제로 위와 같이 자소서를 작성했을 때, 면접장에서 말했을 때 그 어떠한 불이익도 없었다. 오히려 솔직하다면서 긍정적으로 봐준 적도 있었다. 면접자는 자소설과 거짓된 면접에 지루함을 느끼다 못해 환멸감까지 가지고 있다.
그리고 회계팀은 돈을 다루는 직무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정직함과 솔직함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회계팀 이전에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해 보면 정답은 금방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솔직하고, 긍정적인 사람이지 않겠는가?
자소서 1편 요약
1. 다양한 접속사를 사용하여 문장이 길어지는 것을 피하자.
2. 자신만의 언어로 일기장에 일기 쓰듯, 담백하게 적어내자.
3. 자소서 항목 하나당 하나의 에피소드를 넣자.
4. 성격의 장단점에서 중요한 것은 단점이고, 이것은 극복이 불가하니 극복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자.
5. 성격의 단점으로 폭력적인 성향, 잦은 실수, 약속 안 지키는 것 등 치명적인 것은 피하자.
6. 기업 지원동기는 본인이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 바운더리에 들어왔다고 솔직하게 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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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 너무 크게 아파서 두 편이 아니라 한 편만 작성하게 됐다. 다음 주에는 여유가 된다면 꼭 3편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