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회계팀 취업 준비
- 자기소개서 2편(직무 지원동기, 직무 준비과정, 포부)
일단 먼저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나는 왜 회계팀에 취업하고 싶은가?
뭐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필자는 경기권 4년제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며 다양한 수업을 들었고 그중 회계학이 가장 재밌고 적성에 잘 맞는다는 것을 느꼈다. 같은 시간을 공부해도 회계학 성적만 상대적으로 더 좋았고 숫자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다.
그래서 필자는 회계팀 지원동기를 아래의 형식으로 작성했다.
"회계팀에 지원한 이유는 2가지임. 하나는 회계 세무가 어렵기 때문임. 막연히 어렸을 때부터 저는 조직에서 쉽게 대체되기 어려운 사람이 되고 싶었음. 그러려면 남들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걸 해야 한다고 생각했음. 그리고 대학 수업에서 가장 어렵다고 느낀 회계를 선택함. 두 번째는 이렇게 선택한 회계가 나의 적성과 잘 맞았음. 경영학 수업 중 숫자가 딱 떨어지는 학문이라 좋았고, 타 전공 대비 같은 시간을 공부해도 성적이 좋게 나왔음. 세무사 시험에 도전하며 현재까지 회계 세무를 오랫동안 공부했으며, 이 직무와 평생 함께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그래서 저는 회계팀에 지원했음."
자소서를 쓸 때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쓰는 것이다. 남의 자소서를 읽어보는 것도 참고가 되기에 좋으나, "진정 나는 이 질문에 뭐라고 생각하는가"를 끊임없이 되뇌어야 한다. 모두가 그렇겠지만 취준기간은 그리 행복한 순간이 아닐 것이다. 아마 인생에서 가장 많이 거절당하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 당연히 자존감은 계속 낮아질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 취준기간이 자신의 인생을 뒤돌아보고 스스로를 고찰하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내가 어떤 길을 걸어왔고, 그 길이 무슨 방향이었으며 앞으로는 어떤 방향으로 갈지 등등 취준 기간에 생각을 정말 많이 할 수 있었다. 물론, 면접에서 떨어졌을 때는 끝이 보이지 않는 낭떠러지에 추락하는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말이다.
직무 준비과정은 실제로 대학생 및 취준기간에 본인이 했던 활동을 말하면 된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회계 직무와 연관이 없는 활동을 갖다 붙이거나, 별 것도 아닌 것들을 굉장히 있어 보이게 말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우리는 신입 채용에 지원하고 있다. 일반적인 회사는 신입에게 직무 지식적으로 바라는 게 하나도 없다. 그저 인성 좋고, 배우려고 하는 의지가 있는지, 오래 다닐 사람인지를 주로 평가한다.
그래서, 면접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 중 하나는 "과연 자소서를 진실되게 썼는가"이다. 어떻게 보면 하나의 진실성 테스트다. 그렇기 때문에 괜히 부풀려 쓰지 말고 자랑하듯 쓰면 안 된다. 우리는 자기소개서를 쓰는 것이지 자기 자랑서를 쓰는 게 아니다.
필자는 아래와 비슷하게 작성했다.
"저는 대학에서 회계 관련 수업 7개를 수강하고 높은 성적을 이수하며 회계 적성 확인함. 또한, 회계학 동아리, 튜터링 프로그램, 연말정산 아르바이트, 관련 자격증 취득을 통해 지식 쌓아나감. 이후 저는 세무사 시험을 약 18개월 동안 준비함. 고시 초반에는 장시간 앉아있는 것도 어려웠음. 특히 법인세 강의를 들을 때 포기하려고 했음. 하지만, 3개월만 버티자라는 마인드가 6개월, 1년, 1년 6개월이 됨. 고시 기간 중 받았던 스트레스는 xxx를 하면서 풀었음. 그렇게 매일 아침 09시에 도서관 의자에 착석하며 고시 공부를 포기하지 않았음. xx 한 이유로 고시공부를 포기했지만, 고시공부를 통해 끈기 있는 정신력과 회계 세무 심층 지식을 얻음. 또한, 시험에 떨어졌음에도 회계, 세무를 하고 싶은 것을 보니 이 직무에 정말 진심인 것을 깨달음. xx기업 회계팀에 입사하게 된다면 업무 수행 시 잦은 야근 등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끈기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참고로 회계팀의 업무는 굉장히 고되고 힘들다. 회계팀은 1년을 시즌/비시즌으로 나누는데 비시즌 때는 여유롭지만 시즌 때는 생명수당이라도 받아가며 일해야 할 정도로 힘들다. 물론, 체계가 잘 잡혀있고 전산 및 시스템이 좋은 대기업의 경우 시즌 때 그리 심각하게 힘들진 않다고 들었다.
그래서 시즌을 버텨낼 수 있는 체력과 끈기를 해당 지원자가 가지고 있는지 면접관들은 자주 확인한다. 평상시 쌓인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하는지, 시즌 때 엄청 바쁜데 괜찮은지 등등. 이 부분은 대다수의 회계팀 실무자들이 면접 시 꼭 물어보기 때문에 면접 편에서 재차 언급하며 강조할 예정이다.
자소서에서도 가능하면 틈틈이 체력과 끈기를 어필하고 인성이 좋다는 것도 강조하면 좋다. 한 현직자는 자소서에서 자신이 강조하고 싶은 단어 1~2개를 미리 정하라고 했다. 그래서 필자는 체력과 인성을 해당 키워드로 잡았다. 이 말에 어느 정도 공감하는 이유는 키워드를 적게 가져가면 면접관의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 이 친구는 학창 시절에 농구를 해왔고 체력이 굉장히 좋나 보고만"
"이 친구는 체력 좋고, 인성 좋고, 꼼꼼하고, 인내심 있고.. 흠.."
자소서 전반적인 강조 키워드를 적게 가져가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부분은 사람마다 생각하는 게 다를 수 있으니 사실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끌리는 대로 작성하자.
본인이 만약 직무에 대한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다면, 일단 자격증부터 준비하자. 회계팀은 앞서 강조했지만, "재경관리사, 전산세무 2급" 이 두 가지면 충분하다. 더 취득할 필요가 없다. tat, fat, 전산회계, 세무회계 등등 현직자들은 이러한 자격증들을 알지도 못할뿐더러 관심도 없다.
"그래도" 다다익선 아니냐고 묻는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아닙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엄청난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저것들 딸 시간에 엑셀을 공부해서 면접 때 "저 엑셀 하나는 정말 잘 다룹니다"라고 말하면 훨씬 가산점이 들어갈 것이다.
조금은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비상경계열 학과는 회계팀 취업이 조금 어려울 수 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회계팀 취업에 있어 상경계열 졸업자를 많이 우대해 주는 것이 사실이다. 비상경계열은 그만큼 상경계열 졸업생보다 뛰어난 무기를 가지고 있어야 합격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본다.
그것이 좋은 학벌이 될 수도 있고, 좋은 인상이 될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이 비상경계열 졸업자지만 회계팀에 지원하는 "본인만의 이야기"를 준비해 가야 한다. 무조건 물어볼 것이기 때문에 예상 질문까지 전부 준비해서 가야 한다. 준비한 만큼 발언 시 자신감이 생길 것이고 그것이 트리거가 되어 면접의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을 테니 예상 질문에 대한 면접 연습은 무조건 많이 해야 한다.
연말정산 아르바이트에 대한 고민이 꽤 있을 텐데, 없는 것보단 있는 게 낫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하지만, 없는 시간을 굳이 굳이 할애해서 해야 하는 필수적인 요소는 절대 아니다. 차라리 부가세 신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더 낫다. 필자가 취준 때 부가세 신고 아르바이트 경험을 쌓고 싶어 인근 관할 세무서에 무작정 전화했던 적이 있다. 다행히 부가세 신고 기간이 도래하기 전에 취업이 되었지만, 아마 계속 취업이 안 됐다면 부가세 아르바이트를 도전했을 거 같다.
참고로 연말정산 아르바이트가 필수가 아닌 이유는 회계팀 업무와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회계/인사/자금을 전체적으로 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회계팀에서 연말정산을 할 때도 있지만, 상장까지 할 정도로 규모 있는 회사면 대부분 회계팀이 아니라 인사팀에서 연말정산을 한다. 그래서 자소서에 쓸 내용이 정 없거나 아직 취업에 여유가 있는 분들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