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회계팀 취업 준비
이번 편부터는 상장사 회계팀 취준에 필요한 것들 중 미시적 관점(이력서, 자소서, 면접)에서 조금 벗어나 거시적으로 봤을 때 알면 좋은 것들을 쓸 예정이다. 그러니, 본인이 당장 취업이 급해서 매일 10곳 이상 지원서를 넣고 있다면, 굳이 굳이 시간 내서 볼 필요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회계팀의 업종"
회계팀 취업 시 업종을 정하는 것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왜?"
각 업종에 따라 돌아가는 흐름이 다르기 때문이다. 먼저 크게 제조업과 비제조업으로 나뉘는데, 제조를 하는 기업이면 수불을 관리해야 하고 이에 따른 원가도 파악해야 한다.
제조원가라는 게 발생하면, 굉장히 까다로워진다.
하나 예시를 들자면
생산직, 생산관리직, 관리직의 노동비가 제조원가로 꽂히는 기준이 전부 다를뿐더러 원재료, 부자재, 상품, 제품, 반제품 등 종류 또한 다양하다.
만약 마케팅 회사 회계팀에 다니는 사람이 제조업 회계팀에 들어가고자 한다면 경력 이직에 성공할 수 있을까? 필자는 경력 그대로 살려서 이직하는 건 어렵다고 본다. 또한, 다른 제조업 회계팀에서 일한 사람을 뽑지 굳이 다른 업종에서 근무한 사람을 뽑을 이유도 없다고 본다.
그렇다고 업종을 옮겨서 이직하는 게 불가능한가?
또 그렇지만은 않다.
비상장사에서 상장사로 가는 것보다 다른 업종으로 이직하는 게 더 쉽기 때문이다. 상장사는 기본적으로 연에 4번 결산을 진행하기 때문에 3년 이상의 근무 이력을 가지고 있다면 이직이 어렵지 않은 편이다. 또한, 중고신입으로 도전할 수도 있고 말이다.
개인적으로 신입은 제조업과 비제조업만 구분해서 원하는 곳에만 지원하는 걸 추천한다. 필자는 취준 초기에 제약, 바이오, 반도체, 게임 업을 주로 하는 회계팀에 지원했었다. 하지만, 그러다 보니 지원할 수 있는 기업의 수가 너무 적어서 면접장에 갈 기회가 거의 없었다.
즉, 본인이 가고 싶은 업종에 확신이 있지 않는 이상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특징만 파악해서 지원하는 걸 추천한다. 제조업은 커리어를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싶은 사람이 가는 걸 추천한다. 아마 배울 게 정말 많을 거다.
만약 제조업에 가서 열심히 커리어를 쌓는다면 대기업 회계팀에 들어가는 것도 큰 무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는데, 특수한 산업은 이직이 힘드니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본인이 이직하기보다 한 곳에 오래 다니고 싶다면 오히려 좋을 수도 있다. 연차가 오래될수록 해당 업종에서 전문가가 되어 있을 확률이 높으니 말이다.
대표적인 게 게임산업이다.
재화나 용역을 판매하는 회사와 다르게 게임 업종은 아이템 등의 판매로 수익을 얻는다. 필자가 알기론, 기간 제한 없이 이용 가능한 아이템과 제한이 있는 아이템의 수익 인식 기준이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돈이 들어올 때 주로 PG사로부터 들어오다 보니 지급 보증을 은행이 하는 것과 게임회사에서 하는지에 따라 회계처리가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업종의 특수성 때문에 저연차들이 정말 좋은 기업에 들어가도 퇴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만약 본인이 현직에 있다면 업종에 대한 고민을 언젠가 꼭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현재 식품 제조업에 있다. 면세 재화를 사온 뒤 가공하지만, 가공하지 않은 것을 그대로 판매하면서 면세 매출 또한 발생한다. 그래서 부가세 신고 시 공통매입세액 안분과 의제매입세액 계산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뿐만 아니라, 수불의 복잡함과 히스토리 파악도 꽤 까다롭다.
하지만, 네임벨류가 있는 회사라는 게 장점이고 또 망하기 어려워 장기근속하기도 좋다. 업종마다의 장단은 분명 존재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지 않을까 싶다.
너무 긴 시간 동안 준비해서 힘들게 들어간 회사라도,
그게 본인의 삶을 갉아먹고 병까지 걸리게 할 정도라면 당장 그만두고 다른 곳을 찾아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