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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것들을 찾고 아끼는 삶

주변에 휘둘리지 않고 중심 잡기

by otium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


40대에 들어서며 자문하고 있는 질문이다. 아주 조금의 방향성과 앞으로 5-7년 정도의 타임라인을 구상하고 있을 뿐 아직 구체적인 답을 정리해 나가지는 못하고 있다.

좌절과 도전/성취의 20대를 보내고, 굵직굵직한 큰 변화를 경험한 30대. 그리고 흔들리지 않아야 하는 나이 불혹이 40이라 했거늘... 나를 둘러싼 상황과 스스로의 혼란 속에서 마구 흔들리다가 이제서야 잠시 멈춰 다시금 중심을 잡아보려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나의 삶을 잘 이어가기 위한 재정비의 시간으로 지금을 보내자 매일 되뇌이고 있다. 지난 몇 년 간 회사에서의 부침과 남편과의 불화/아이가 느낀 불안 등을 겪으며 ‘일단 내게 여유를 허락하고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가족이든 일이든 잘 챙겨 나갈 에너지가 생긴다는 걸 이제서야 절절히 깨닫는다.


아이가 요즘 친하게 지내고 있는 지피티에게 질문을 던져봤다.

“삶에서 소중한 게 무얼까?”

1. 가족과 친구 – 힘들 때 의지가 되고, 기쁠 때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야.
2. 건강 – 아무리 많은 걸 가져도 건강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어. 몸과 마음을 잘 돌보는 게 중요해.
3. 꿈과 목표 – 목표가 있으면 삶이 더 의미 있어지고, 성장할 수 있어.
4. 사랑과 배려 – 누군가를 아끼고, 배려하는 마음이 있으면 세상이 따뜻해져.
5. 시간 – 한정되어 있어서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해. 의미 있는 순간들을 만들어야 해.
6. 자기 자신 –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게 중요해.

흠... 공감 되는 답이 돌아온다. 무엇 하나 반박할 여지가 없다. 학습된 Data를 기반으로 추론해서 리턴하는 결과값이지만, AI가 삶에 대한 질문도 (추상적이긴 하지만) 방향성에 대해 답을 해주기 시작하니 더더욱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의미있게 나의 삶을 사는 것일지의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일은 나의 숙제로 돌아온다. 솔직히 그 동안도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 한 것 같은데, 또다시 새로운 좌표를 정하고 그 좌표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나의 현실에 이따금 허탈감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회사원을 택한 순간 주어진 숙명이었을까... 한참을 방황했지만 이제서야 다시금 내가 처한 상황을 직시하고 수용적 태도로 숙제를 받아들인다. 아무 것도 없이 홀로 상경했던 어린 여자아이가, 그래도 이 정도 기반을 마련해 놓고 앞으로의 방향을 정하고 있으니 ‘다행이지 않은가?’ 라는 생각으로.. 이제라도 더 나은 삶을 위해 고민하는 지금에 감사하자고 위안을 삼아본다.


머리로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지만 마음은 여전히 힘든게 사실이다. 전처럼 스스로 에너지를 높이며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기에는 내생적 외생적 한계도 존재하는 듯 하다. 자기 위안과 합리화도 해 보며 앞으로를 준비하면 된다 되뇌여 보지만 나의 내면의 상태가 지침에서 벗어나기에 아직은 의기소침/회의적인 상태이다.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겠다 자가진단을 해 본다. 그리고 회사에서의 짐을 일정 부분 내려놨다고 해도 여전히 평일에는 일을 하며 얻는 일정 수준의 스트레스는 존재하고, 아이가 커 가며 챙겨야 하는 감정적인 지원과 진로 관련 정보 탐색 등의 일들도 많아지는터라, 워킹맘이라는 모자는 여전히 나에게 큰 무게감을 준다. 나와 아이,그리고 회사도 완전히 벗어 던지지 못했으므로 (벗어 던질 수 없으므로) 여러가지를 쫓다가 무엇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것 같은 불안도 마음 속 깊이 자리하고 있다.


언제나 유지되는 평온과 안식은 나처럼 속세를 살아가는 사람에게 24/7 주어지지 않는다는 걸 인정한다. 찰나의 평온이어도 감사히 받아들일 따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지 계속해서 고민하고 번뇌하면서도 거기 갇히지 않고 헤쳐나갈 길을 찾아가자 생각해 본다. 내가 생각하는 소중한 것들을 잊지 말고 주변에 흔들리며 조바심 내지 말고 더디더라도, 인생의 본질적 가치를 조용히 조금씩 찾으며 시나브로 실행에 옮겨보자 다짐하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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