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이 임신 관련된 영상으로 지배당하기 시작하면서 임밍아웃 영상도 많이 봤다. 우리도 시점을 고민하고 있던 참이었다. 아직 안정기가 아니라서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일찍 말해야 도움도 좀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것저것 물어보기에도 좋을 것 같고.
감동적인 것도 좋지만 유쾌하게 서프라이즈를 해보고 싶었다. 쿠팡에 여러 임밍아웃 도구가 많았다. 그중에서 우리가 고른 것은 복권! 스크래치 복권을 긁으면 "할아버지가 되신 것을 축하해요!" 이런 문구가 쓰여있는 방식이었다. 할아버지용, 할머니용, 이모용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었다.
우선 처가댁부터 시작이었다. 입이 근질근질한 상태로 밥을 먹었고 어디 팝업스토어 갔다가 받았다는 어이없는 핑계를 대면서 복권을 들이밀었다. 사실 핑계는 중요하지도 않았고 아버님은 받자마자 경력자처럼 바로 긁기를 시작해서 우리는 어서 만류했다. 겨우 속도를 맞춰놨더니 이번에는 앞에 부분만 보고 "에이~ 꽝이네"라고 하면서 바로 내려놓으셨다.
근데 어머님은 촉이 있으셨나 보다. 손으로 얼굴을 감싸면서 울기 시작하셨다. 그러면서 최근 아내의 행동이 수상했다면서 짐작했던 계기들을 끊임없이 얘기하셨다. 예전만큼 자주 얘기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우리는 아직 부모님 손 아래에 있나 보다. 많은 축하와 축복을 받으면서 우리는 더 용기를 얻었다. 든든한 팀원이 생긴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