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안녕, 타이베이

희로애락 in 타이베이

by 서지혜
IMG_4110.JPG 타이베이 101을 바라보며...


나는 현재 호주 멜버른에 살고 있다. 그렇다, 우리 여덟 식구의 이번 대장정은 바로 이곳 멜버른에서 미국 시애틀까지 이어지는 여정이다.

멜버른에서 시애틀까지는 최소 18시간이 걸리고 직항은 없어, 대만에 잠시 들렀다 가기로 한다. 멜버른에서 타이베이까지 9시간, 타이베이 19시간 경유, 타이베이에서 시애틀 까지 12시간, Amazing 한 스케줄이 우리 앞에 펼쳐졌다.


총 비행시간 21시간, 경유 19시간 , 8인 가족의 대장정이 시작되었다.


일단 먹자... 무난하게 먹었던 중화항공 기내식


9시간의 기나긴 비행을 마치고 타오위안 공항에 도착하니 새벽 5시가 안 되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되었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8명의 인간들이 같은 목표를 향해 간다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타이베이에 도착했을 땐,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들 신경이 곤두서 있었고, 여행 준비로 인한 스트레스에 긴 비행으로 인한 피곤함까지 더해져 여기저기서 불만들이 터져 나왔다. 결국 우리 대가족은 잠시 2팀으로 나뉘게 되었다.

모두의 안녕을 위해 잠시만 안녕 ~


타오위안 공항 도착, 공항에서 타이베이 역까지 가는 첫차 막차 시간표 (NT$160)


5시 30분 즈음 공항 터미널에 도착하니 예상과 달리 MRT역은 아직 개방 전이었다. 도착 후 생긴 약간의 드라마로 예민해진 마음을 가라앉히고, 열차 시간을 기다리면서 이지 카드 충전도 하고, ATM에서 약간의 현금도 찾았다. 순간 빳빳한 지폐의 감촉이 손끝에 닿자, 왠지 모를 기대감이 마음속에서 피어올랐다. 몇 분 전의 충돌로 상했던 감정이 조금씩 누그러졌다. 이렇게 쉽게 기분이 풀릴 줄이야, 나도 어쩔 수 없는 속물이구나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타이베이에서 먹고 또 먹고...


타이베이에 사는 친척분들을 만나서 점심을 먹고 잠시 볼일 보고 저녁을 먹고 나니 어느새 타이베이의 네온 간판들에 하나 둘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즈음 되니, 2팀으로 나뉘어 울그락 불그락하던 우리 식구들의 얼굴에도 희미한 미소들이 감돌고 있었다. 희로애락의 감정들이 오갔던 19시간, 타이베이, 꽤 드라마틱했던 하루였다.


타이베이, 안녕! 드라마도 안녕!



시애틀행 비행기를 기다리며....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안녕, 시애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