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함을 지키는 방법
아이들이 자기 주도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신경 쓴 부분은 꾸준히 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었다. 영재학교나 과고에 입학하기 위한 보통의 방법은 초등 저학년 때부터 수학학원에 다니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집의 경우 초등학교 때 영어 수학 학원을 다니지 않고 아이들이 영어, 수학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꾸준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아이들 어떻게 공부했냐고, 비결이 뭐냐고 묻는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다지 해줄 말이 없었다. 얼마 전 손흥민 아버지가 유퀴즈에 나오셔서 손흥민이 얼마나 꾸준하게 훈련을 했는지 말씀하셨다. 물론 거기에 비할 바는 당연히 못되지만 우리 아이들의 비결도 꾸준함이 아니었나 싶다.
남자아이들은 어릴 때 의자에 앉아있는 연습부터 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매일 한 시간씩 규칙적으로 상에 둘러앉아(그때는 거실에 교자상을 펴놨었다.) 책을 읽었다. 재밌어하는 것을 할 수도 있었지만 엉덩이 힘을 기르기에는 독서가 맞다고 생각했다. 1시간씩 앉아있는 것이 적응이 될 무렵에는 요일마다 반복되는 유치원 숙제들을 잔소리하지 않고 시키기 위한 방법을 고민했다. 아이스크림 막대기에 해야 할 일을 적어놓고, 그 일을 다 하면 다른 통에 해당 막대기를 옮겨놓도록 했다. 그러면 엄마가 일일이 이거 해라 저거 해라 하지 않아도 해야 할 일을 먼저 확인할 수 있었고, 스스로 그 일을 해냈다. (지금에 와서 보면 아이들과 나의 성향이 비슷했기 때문에 가능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도 그 막대를 보면서 오늘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이구나 파악하고 마음의 대비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남자아이들에게 반복되는 잔소리는 전혀 효과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가능하면 반복되는 잔소리를 하지 않기 위한 방법을 고민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는 1주일 단위의 시간표를 만들어 놓고, 학원(피아노, 태권도 등) 갈 시간, 밥 먹을 시간등을 먼저 표시해 놓고 언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같이 상의해 시간표를 만들었다. (워킹맘이기 때문에 아이들 스스로 학원에 가야 했기에 시간표는 필수였다.) 물론 노는 시간 확보는 필수로 했다. 물론 대부분 엄마가 의도를 가지고 조정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자신이 결정에 참여했기 때문에 그 시간표를 지키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처음부터 시간표를 너무 빽빽하게 만들지 않고 꼭 지켜야 할 일을 넣어놓으므로 해서 아이들이 꼭 계획표에 있는 일을 지키도록 했다. 그렇게 꾸준하게 자신의 해야 할 일을 해나가는 연습을 했다. 그리고 계획표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계획을 지켰는지를 체크할 수 있도록 했으며, 그 틀을 아이들이 지겨워하면 다른 방식으로 변화를 주면서 아이들이 자신이 하는 일을 체크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핑계를 만들지 않고 해야 할 일을 무조건 하는 힘. 꾸준하게 무언가를 해내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어 아이들이 스스로 챙기고 수행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럼 꾸준하게 할 수 있도록 어떻게 도와주었는가?
1. 아이와 같이 계획 세우기
계획을 세울 땐 아이와 대화를 통해 합의한다.
최대로 할 수 있는 양의 8~90%만 계획으로 한다.
초등 저학년 때는 평일에만 계획을 세웠다.(5학년 되면서 주말에는 평일보다 적은 양을 하도록 했다.)
2. 실천 사항 확인하기
수학은 채점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확인하고
독서는 재미있거나 인상적인 부분을 물어보면서 확인한다.
아이가 하기 싫어하거나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엄마가 보는 곳에서 할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면 거실에서 하는 것이다. 엄마도 책 읽고 아이도 책 읽고 이렇게 하면 했는지 안 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있다.
3. 일정 수준의 보상하기
남자아이기도 하고, 그중 가장 힘들어하는 분야는 목표에 도달하면 처음에 약속했던 선물을 사주었다.
약속하지 않았어도 힘든 것들을 해내면 외식 등의 보상을 해주었다.
(대신 시험 점수 보상은 절대 하지 않았다. 나중에 보상이 없으면 공부를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공부의 재미를 모를까 봐)
해리포터 전권 집중 듣기를 끝냈을 땐 아이가 원하는 외식을 했다. 아웃백에 가서 스테이크를 먹었는데 덕분에 우리 가족이 다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다며 엄청 기뻐하고 고마워했더니 아이의 입꼬리가 내려오지를 않았다.
이런 경험이 다시 한번 도전할 수 있도록 해주는 힘이 되는 것이다.
꾸준함의 힘.
별거 아니라 생각하지 말고 그 커다란 힘을 믿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