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미장센
"미장센"
이라 발음하는 날 보며 넌 좋아했다
발음이 멋지다고 했지
나는 그 뒤로 괜히 미장센 - 이라 발음할 때마다 신경 써야했어 그게 뭐라고 남들이 어떻게 들을까 고민하게 됐잖아
젠장 -
어쩔 수 없이 떠올려야 하잖아
미련하게도 밉다
미장센은 ‘화면(장면) 속에 무엇인가를 놓는다’라는 의미의 불란서의 언어에서 유래했다
내게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삶을 사는 것과 마찬가지
일상 속에서 느끼는 사랑은 살아내고 있는 삶에 미장센을 구상하는 것과 닮아 있다
새로운 씬(Scene)이 시작하고, 새로운 등장인물을 만나 정해지지 않는 대사를 읊는다
서로의 리액션을 관찰하며, 애드리브(ad lib)를 이어단다
그렇게 사랑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