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즐겨하던 나는 결혼 전부터 개인 블로그에 아무 글들을 쓴 적이 있었다.
한참 동안이나 매주 나만의 글을 썼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복직을 하고 그러다 보니 점점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일은 잊혀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브런치를 알게 되었고 어떤 소재가 독자들에게 재미있을까? 나의 어떤 부분이 독자들에게 흥미로울까를 생각하며 브런치에 글을 쓴 지 6개월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잊고 있었던 오래된 블로그에 댓글이 하나 달렸다.
'궁금한 게 있습니다!:)'
딱 봐도 스팸성 댓글로 보이는 아이디였다. 삭제하려다 바쁜 일들이 많아 잊어버렸다.
'궁금한 게 있습니다!:)'
며칠뒤 또 다른 아이디로, 내 오래된 블로그 글에 똑같은 스팸성 댓글이 달렸다.
서둘러 신고를 하려고 내 오래된 블로그를 클릭해 들어갔다가, 댓글이 달린 본문의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아빠를 부탁해'
2015년 둘째 조카를 출산한 미국에 있던 여동생의 몸조리를 위해, 엄마가 몇 달 동안 미국에 갔던 적이 있었다. 그 몇 달 동안 시집 안 간 과년한 딸내미가 아빠와 주말을 보내는 이야기였다. 글을 찬찬히 읽는데 코끝이 시큰해졌다. 여섯 살짜리 아들램이와의 삶에 빠져 잊고 있었던 나의 10년 전 삶이 고스란히 살아 돌아왔다. 10년 전 아빠와 나는 참 젊었다.
그 길로 예전 글들을 찬찬히 다시 읽었다.
담담하고 솔직하고 따뜻했다.
그래. 이게 나였지. 이게 나의 삶이었었지. 그래.. 그래서 지금 내가 있는 거지....
그래서 돌아보니 소중했던 그 순간들을 다시 기록해 보기로 결심했다.
예전 블로그의 글들을 좀 더 정리해서 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지금 내가 아들램이와 살고 있는 현재의 삶도 함께 기록해 보려고 한다.
지금의 기록이 또 언젠가는 소중한 추억이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