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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전쟁을 준비해야

Old Cold War에서 New Cold War로의 준비

by 똘아이디어 Feb 22. 2025

1. 미 해군의 중국 대응 전략 및 새로운 전쟁 준비


미국 해군은 중국과의 잠재적 분쟁에 대비해 신규 전략과 전력 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2024년 해군 지침서인 **“항해 계획(Navigation Plan)”**에서 해군 수장은 향후 수년 내 벌어질 수 있는 중국과의 충돌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 특히 중국이 해군 함정 수량뿐만 아니라 다영역 작전 능력(정밀타격, 회색지대 전술, 해상민병대 활용 등)으로 위협을 제기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과거처럼 함정 톤수나 수량만으로 위협을 판단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 이에 따라 미 해군은 2027년을 목표 시점으로 전 영역에서의 전쟁 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


이 새로운 전략의 핵심은 전력의 질적 개선과 준비태세 향상입니다. 함정 수를 단기간에 획기적으로 늘리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여, 현재 보유한 함정·항공전력의 정비 적체를 해소하고 가용 전력을 최대화하여 **“단기간 전개 가능한 전력(combat-ready surge force)”**으로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 실제로 미 해군은 보유 수상함의 80%까지 단기간에 전투 투입이 가능하도록 정비주기 단축, 인력 충원 등의 조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 프랑케티 미 해군참모총장은 이러한 준비태세 구축을 위해 유지보수 역량 강화, 인력 충원 및 숙련도 제고, 그리고 실전적인 훈련을 최우선순위에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동시에 미 해군은 첨단 기술과 새로운 작전 개념을 도입하여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 전략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해군은 다영역 통합작전 개념하에 장거리 정밀공격 능력, 비전통적 제해 수단, 피탐지 회피 및 분산 작전 등을 중점 강화하고 있습니다 . 예를 들어, 유사시 대만해협 시나리오에 대비해 저비용 무인 전력을 대량 배치하는 “레플리케이터(Replicator)” 계획을 추진 중인데, 이는 수천 대의 자율 드론과 무인 함정을 운용해 적 함대를 교란·포화공격하려는 구상입니다 . 이러한 무인체계 군집 운용 전략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 등에서 드론이 혁신적인 위력을 발휘한 사례에 착안한 것으로, 미 해군은 2024년 전담 로봇전 인력을 신설하고 실전배치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 아울러 레이저 대공무기 등 유·무인 복합체계에 대한 투자를 늘려 드론 위협에 대응하고, **분산 해상작전(DMO)**을 통해 광범위한 해역에서 네트워크 중심 전투를 구현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


요약하면, 미 해군은 2027년까지 현재 전력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AI와 무인전력 등의 첨단 기술을 통합한 새로운 전쟁 준비태세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의 군사굴기에 대응하여 동맹군과 합동으로 제해권을 확보하고, 결정적 승리를 거둘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적 변화입니다  . 이러한 미 해군의 변화는 동맹국인 한국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주며, 동아시아 안보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2. 한국의 전략적 역할 증대


국제 안보환경 변화 속에서 한국의 지정학적·군사적 위상은 과거에 비해 크게 증대되고 있습니다.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지역은 전략적 요충지로 부각되었고, 한국은 더 이상 북한 문제만을 다루는 주변국이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심 축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 윤석열 정부는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한국을 **“글로벌 중추국가(Global Pivotal State)”**로 발전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고, 2022년 말 최초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하며 지역 및 글로벌 안보에 대한 역할 확대를 공식화했습니다  . 이 전략에서 한국은 자유롭고 평화로운 인도-태평양 질서 구축을 천명하고, 보편적 가치 수호와 국제 규범에 기반한 협력을 강조함으로써, 미국을 비롯한 가치 동맹국들과 보조를 맞추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습니다  .


특히 미·중 경쟁 구도에서 한국의 전략적 중요성은 여러 요인으로 인해 높아졌습니다. 첫째, 지리적 위치 측면에서 한국은 중국의 해양진출로를 견제하고 북한 문제를 관리하는데 필수적인 위치에 있어 한미 동맹의 가치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이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등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가운데, 한국이 태평양으로 향하는 문턱에 위치한 점은 미국에게 전략적 자산입니다 . 둘째, 군사적 역량 면에서 한국은 첨단 군사기술과 상당한 규모의 정규군을 보유한 중견 군사강국으로 부상하여, 역내 안보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큽니다. 예컨대, 한국은 독자적 정보자산과 미사일방어 능력을 키우고 있으며, 첨단 무기 개발을 통해 동맹국에 안보 공공재를 제공하는 역할도 기대되고 있습니다. 셋째, 경제·기술력 면에서 한국은 반도체, 배터리, 조선 등 글로벌 공급망의 요충지이며, 첨단기술 경쟁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이는 단순 경제적 차원을 넘어 안보적으로도 가치동맹의 기술 파트너로서 한국의 역할을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예: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협력인 칩4 동참, IPEF 참여 등 ).


또한 한미일 삼각 공조 및 호주 등 우방국과의 협력 강화는 한국의 전략적 역할 증대를 잘 보여주는 영역입니다. 2023년 8월 미국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일 3국은 북핵·미사일 위협 뿐 아니라 지역 및 글로벌 안보 현안에 대해 긴밀히 공조하기로 역사적인 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 과거 역사 문제로 협력이 제약됐던 한일 관계도 미래지향적 안보 협력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지역 도전 과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긴밀히 소통·조율하기로 합의했습니다 . 이는 한국이 과거사에 얽매이지 않고 보다 큰 안보이익을 위해 일본과 협력할 수 있게 되었음을 의미하며, 동북아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동맹 네트워크를 한층 견고히 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


호주와의 협력도 주목됩니다. 호주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또 다른 핵심 우방으로서, 한국과 가치 공유 및 안보 이해관계가 맞닿아 있습니다. 두 나라는 최근 국방 및 산업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데, 한국산 무기체계(예: K9 자주포, 레드백 장갑차 등)의 호주 수출이 성사되고 공동 군사훈련 참여가 늘어나는 등 방산·군사 협력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미중 경쟁 속 동맹국 간 상호보완적 안보역할 분담의 한 예로서, 한국은 호주와 함께 역내 안보공급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은 NATO 파트너국으로서 2022년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등 유럽과의 안보 연대도 강화하고 있어, 지역을 넘어 전 지구적 안보 네트워크의 일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


결과적으로, 변화하는 안보환경 속에서 한국의 전략적 역할은 한반도 방어를 넘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적극적 기여자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한국은 동맹 및 우방국과의 협력을 제도화하고 (예: 실시간 미사일 경보정보 공유메커니즘 구축  등), 자국의 외교·안보 역량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노력을 경주해야 합니다. 이러한 역할 증대는 한국의 안보 이익을 지키는 동시에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을 높이는 길입니다.


3. 새로운 한국 방산 시대를 위한 제언


세계 방산시장에서 한국 방위산업의 위상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이를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으로 만들기 위한 변화와 전략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최근 방산 수출액 기준 세계 Top 10 수출국에 진입했고, 2022년에는 폴란드와의 대규모 계약 등을 통해 연간 약 173억 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리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 정부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027년까지 세계 4위 방산수출국 도약을 목표로 세우고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 방산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한국 방산업계에 필요한 변화 요소와 추진 전략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첨단 기술 도입 및 R&D 혁신이 필수적입니다. 미래전 양상에 부합하는 AI, 무인체계, 사이버·우주기술 등의 분야에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다행히 정부도 이러한 인식을 공유하여 2027년까지 3조 원 이상을 방위산업 기술개발에 투자하고, 10대 핵심방위기술(인공지능, 우주, 첨단소재, 유·무인 복합 시스템 등)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 이는 국내 방산제품에 첨단 경쟁력을 부여함으로써 해외 시장에서의 매력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한국을 첨단 무기체계 공급허브로 만들겠다는 전략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은 2024년 국방부 산하에 국방 AI 센터를 개소하여 산·학·연의 AI 기술을 군에 접목시키는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 이 센터에서는 AI 기반 유·무인 통합 운용, 전장 상황인식 향상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는 향후 한국산 무기체계에 AI를 내재화하여 전투 효율을 높이고 부대인원 감소 추세에도 대비하려는 움직임입니다 . 또한 클라우드 기반의 연구개발 인프라를 도입해 개발 주기를 단축하고, 디지털 트윈 등 가상시뮬레이션으로 시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R&D 혁신과 신기술 접목 없이는 미래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우위 유지가 어려움을 명심해야 합니다.


둘째, 방산 수출 전략의 고도화와 국제 협력 강화가 필요합니다. 한국 방산업체들은 그간 가격 경쟁력, 짧은 납기, 사용자 맞춤형 개조, 패키지 딜(운용지원 포함) 등으로 수출을 개척해왔습니다 . 향후에는 이에 더해 현지화 생산 및 공동개발을 제안함으로써 파트너 국가와 윈윈하는 협력 모델을 구축해야 합니다. 실제로 폴란드, 인도네시아 등과의 계약에서 현지 생산공장 설립, 기술이전 등을 포함시켜 성공을 거둔 바 있으며, 이는 단순 거래관계를 넘어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전략으로 유효함이 입증되었습니다 . 또한 시장 다변화도 중요합니다. 현재 한국 무기체계의 주요 수출지는 아시아와 유럽에 집중되어 있는데, 라틴아메리카, 중동 등 신흥시장으로의 진출을 모색해야 합니다 . 해당 지역의 군사적 수요와 예산, 운용환경을 면밀히 분석하고, 맞춤형 솔루션(예컨대 열대우림 지대에 적합한 장비 개량 등)을 제시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습니다 . 이와 함께 국제 공동연구개발 참여를 확대하여 글로벌 공급망에 참여하고 선진 기술을 습득하는 것도 장려해야 합니다. 예컨대, 미국이나 유럽의 주요 방산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이 하청이나 공동개발자로 참여하면 기술 역량을 높이고 향후 독자 제품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정책적 지원과 외교 노력이 계속되어야 합니다. 방산 수출은 정부 간 거래(G2G) 성격이 강하므로, 정부 차원의 외교 지원이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 정상외교나 국방장관회담 등을 통해 한국 무기의 우수성과 신뢰성을 어필하고, 수출 대상국의 안보 필요를 충족할 수 있는 **패키지 제안(교육, 정비, 후속업무 지원)**을 제공해야 합니다. 또한 방산 수출 절차상 장애를 줄이기 위해 수출 승인 프로세스 간소화, 금융 지원(수출입은행 금융, 보험), 세제 혜택 등을 확대함으로써 업체들의 부담을 덜 필요가 있습니다  . 인력 측면에서는 국제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방산 분야의 국제법/규정 준수 역량을 키워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경쟁자로 자리잡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국내 방산업체 간 과당경쟁을 조정하고 컨소시엄을 장려하여 대형 사업에 대한 수행능력을 높이는 등 산업 구조적인 개선도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변화들을 추진한다면, 한국 방위산업은 단순 무기 판매국을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첨단 방산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4. 방산 혁신을 위한 근본적 문제 해결 방안


한국 방위산업의 도약을 위해서는 기술·산업적 혁신뿐 아니라 기반이 되는 제도와 인프라의 개선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특히 사이버 보안, 디지털 인프라, 시험평가 체계의 세 가지 측면에서 근본적인 혁신이 요구됩니다. 아래에서는 이들 핵심 과제와 개선 방안을 살펴보겠습니다.


4.1 보안 체계: 제로트러스트 보안 도입


첨단화되는 방산환경에서 사이버 보안은 그 중요성이 날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과거 북한 해커들이 한국군의 작전계획을 탈취하거나 방산기술이 유출된 사례들에서 보듯이, 국방 분야 정보자산은 상시적인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보안체계는 내·외부망 경계를 중시하는 전통적 아키텍처에 머물러 있어, 내부자 위협이나 우회공격에 취약할 수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로트러스트(Zero Trust) 보안 모델의 도입이 시급합니다. 제로트러스트란 **“모든 사용자는 신뢰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으로, 네트워크 내부라고 해서 신뢰를 부여하지 않고 모든 접근을 지속 검증하는 모델입니다 . 예를 들어, 사용자의 신원과 기기 상태를 매 접속 시점마다 인증·인가하고, 최소한의 권한만 부여함으로써 설령 내부망에 침투를 허용해도 피해 확산을 차단합니다.


미 국방부 역시 2027년까지 전 부문에 제로트러스트 사이버보안 프레임워크를 도입하기로 하고 대대적인 계획을 실행 중입니다  . 이는 적대적 해커의 침투를 기정사실로 가정하고, 항상 감시와 인증을 거치는 체계로 전환함으로써 정보를 보호하려는 것입니다. 한국도 방산기관 및 군사망 전반에 이러한 제로트러스트 원칙을 적용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중요소 인증, 세분화된 네트워크 접근통제, 이상행위 탐지 시스템 등을 도입해 실시간 위협 대응능력을 높여야 합니다. 또한 방산업체와 연구소까지 연결된 공급망 전반에 동일한 보안수준을 요구함으로써, 협력업체를 통한 간접 침투 가능성도 봉쇄해야 합니다. 클라우드 환경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될수록 보안 위험도 증가하기 때문에, 초기 설계부터 제로트러스트 개념을 접목한 설계-구현-운영 전체 사이버 대응체계 구축이 필요합니다. 철저한 보안체계 없이는 아무리 뛰어난 무기체계도 개발 단계에서 정보가 유출되어 버리는 위험이 있으며, 이는 곧 국가안보와 직결되므로 선제적 조치가 요구됩니다.


4.2 디지털 인프라: 클라우드 기반 R&D 및 신속 생산


방산 혁신을 위해서는 디지털 시대에 맞는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입니다. 과거 수작업 위주의 방산 개발·생산 프로세스로는 급변하는 기술 발전과 신속한 전력화 요구에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첫째로, 클라우드 기반 연구개발(R&D) 환경을 도입해야 합니다. 현재 방산 R&D는 보안상의 이유 등으로 폐쇄망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데이터 공유와 협업이 제한되고 개발 주기가 길어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향후에는 방산 전용 클라우드를 구축하여 높은 보안을 유지하면서도 실시간 협업 개발이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설계자와 제조자가 동일한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디지털 도면과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유하면 설계 변경이나 결함 수정이 신속히 이루어져 개발 일정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나 방산기업들이 활용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도 클라우드 기반에서 위력을 발휘하는데, 가상환경에서 무기체계의 성능과 문제점을 미리 검증함으로써 실제 시제품 테스트 횟수를 줄이고도 높은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한국 방산도 이러한 디지털 엔지니어링 기법을 적극 수용하여 개발 단계를 혁신해야 합니다.


둘째로, 신속 생산 및 민첩한 조달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급변하는 안보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하려면 필요한 무기체계를 적시에 생산·전력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스마트 팩토리 기술을 접목한 유연생산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컨대, 특정 무기 수요가 급증할 경우 생산라인을 빠르게 증설하거나 전환할 수 있도록 모듈식 생산 공정과 3D 프린팅, AI 기반 품질검사 등을 도입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현행 방위력개선사업 절차를 재검토하여, 소요 결정부터 배치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해야 합니다. 미국 등은 긴급한 군사적 필요 발생 시 **신속획득 절차(rapid acquisition)**를 통해 수년 걸릴 일을 몇 달 내에 수행하기도 하는데, 한국도 평시에는 엄격한 절차를 유지하되 위급시 신속히 전환할 수 있는 제도적 스위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이런 신속 대응 능력은 국산 무기의 수출 경쟁력과도 직결됩니다. 해외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장비를 공급하려면 민첩한 생산능력이 전제되어야 하므로, 평소에 유연한 생산 인프라와 인력을 확보해 두어야 할 것입니다. 정부가 추진 중인 특별연장근로 허용이나 방산업체 지원조치  도 이러한 맥락에서 지속 추진되어야 합니다. 디지털 전환과 신속생산 체계 구축은 결국 방산혁신의 엔진 역할을 할 것이므로, 이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4.3 시험평가 혁신: 실전 검증형 시험으로 전환


현재의 무기체계 시험평가 체계도 재점검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한국 방산 무기의 시험평가는 주로 요구 성능충족 여부를 확인하는 검증 위주로 이루어져 왔습니다. 물론 제시된 제원과 기준을 충족하는지 꼼꼼히 따지는 것은 기본이지만, 실제 전장에서 제대로 기능하는지를 입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실전 검증형 시험으로의 전환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향입니다. 선진 군대들은 신무기 도입시 작전운용시험(O.T&E) 단계를 통해 실제 전투상황과 유사한 환경에서 무기체계를 평가합니다. 미 국방부 산하 **운용시험평가국(DOT&E)**은 무기 시험 시 “현실적인 전투 환경에서 실사용 군인이 운용하는” 조건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데  , 이는 단순 실험실이나 과훈장에서의 성능 확인만으로는 예측하지 못한 운용상의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과거 베트남전 초기 미군의 M16 소총은 도입 시험평가 단계에서 일부 결함이 간과되어 실전에 투입됐다가 잦은 고장으로 전투원 피해를 초래했고, 이후 의회 조사까지 거쳐 개선된 사례가 있습니다 . 이처럼 현실적인 스트레스 테스트를 거치지 않은 무기체계는 전시에 치명적인 허점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도 시험평가 단계부터 실전 시나리오를 최대한 구현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악천후나 전자전 교란, 적의 기만전술 등 다양한 교전 환경을 모사한 테스트를 통해 무기의 신뢰성을 입증해야 합니다. 또한 시험평가에 실사용 부대와 장병을 참여시켜, 현장의 피드백을 제품 개선에 반영하는 피드백 루프를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기 개발자나 제조업체 인력이 아니라 실제 운용자가 장비를 써보고 평가하도록 함으로써, 사용자 편의성이나 전술적 적용성도 검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운용자 참여 시험은 문제 발견 시 개발단계로 신속히 피드백되어 개선재시험 사이클을 단축시키는 장점도 있습니다. 아울러 시험평가 기간 중 발견된 결함에 대해 문책보다는 개선에 초점을 두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업체와 시험기관이 투명하게 문제를 드러내고 해결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완성도 높은 무기체계를 군에 인도하게 됩니다. 시뮬레이션 툴과 실제 테스트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평가기법도 도입하여, 위험도가 높은 시험은 가상으로 보완하고 필수적인 현장시험은 집중적으로 수행하는 효율성을 추구해야 합니다. 요컨대, 시험평가 단계의 혁신은 방위산업 전반의 품질과 신뢰도를 높이는 필수과제로, 평시의 땀으로 전시의 피를 줄이는 지름길이라 할 수 있습니다.


5. 결론 및 정책 제언


급변하는 안보 환경과 기술 혁신 속에서 한국이 방산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제까지 논의된 전략들을 전방위적으로 실행에 옮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째, 동맹 및 우방국과의 전략적 공조 강화입니다. 미중 경쟁 구도 하에서 한국은 미국, 일본, 호주 등과 안보협력을 심화하여 지역 안정의 열쇠로서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한반도 유사시는 물론 대만해협 등 역내 분쟁 가능 사태에 대비한 공조 체계를 갖추고, 한국의 안보 이익을 지키면서 국제 평화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다자간 안보대화 참여와 국제 평화유지 활동 증대 등을 통해 한국군의 글로벌 역할을 늘려나가는 노력도 병행해야 합니다.


둘째, 방위산업 경쟁력 제고와 첨단화를 위한 지속 투자 및 제도 개선입니다. 국방 R&D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민간의 혁신 기술이 국방분야로 원활히 흡수되도록 군民 기술협력 플랫폼을 강화해야 합니다. AI, 드론, 우주기술 등 미래 게임체인저 분야에서는 선진국과의 격차를 최소화하도록 산학연 공동프로젝트를 지원하고, 필요 시 해외 기업과의 협력이나 기술도입에도 열려있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또한 인재 양성 측면에서 방산 분야의 석박사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국방 AI·소프트웨어 인력을 적극 충원함으로써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인적기반을 마련해야 합니다.


셋째,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제도적 뒷받침입니다. 방산 발전은 민간 기업만의 노력으로 이룰 수 없으며, 정부의 역할이 결정적입니다  . 따라서 방산수출진흥을 위한 범정부 협의체를 상시 가동하고 외교부·산업부·국방부가 일체가 되어 수출을 지원해야 합니다. 아울러 방산 기업들이 자유롭게 혁신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와 유연한 노동정책이 필요합니다. 이번 정부에서 추진한 특별연장근로 허용처럼 방산 분야에는 예외적인 유연성을 부여하고, 시험평가 관련 규정도 신기술 특성을 반영해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합니다. 방위사업청 등 관련 기관도 관리자에서 조력자로 역할 변화를 하여, 업체들이 직면한 애로를 함께 해결해주는 파트너 행정을 실현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국방개혁과 연계한 방산혁신을 추진함으로써 군이 새로운 무기와 개념을 적극 받아들이도록 해야 합니다. 군 수요체계가 보수적으로 흘러가면 방산 혁신도 활로를 찾기 어려우므로, 군 스스로도 혁신 수용성을 높이고 필요하면 요구조건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등의 노력이 요구됩니다.


결론적으로 한국은 안보전략과 산업전략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국방력과 방산경쟁력을 동시 강화해야 합니다. 중국을 비롯한 잠재적 위협에 대비해 동맹과 기술이라는 두 축을 강화하고, 제도 혁신을 통해 민첩하고 강인한 방위태세를 갖춘다면, 한국은 자주국방을 달성하면서도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는 방산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의 확고한 의지와 각 분야의 협력이 필수적이며, 지금이 그 도약을 이룰 최적의 시기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6. 레퍼런스 및 출처 정리

• 미 해군 전략 관련 – Breaking Defense, “In new ‘Navigation Plan,’ CNO puts Navy’s targets on China’s 2027 deadline” (2024년 9월 18일)  ; USNI News, “CNO Franchetti War Plan Preparing Navy for Pacific Conflict by 2027…” (2024년 9월 18일)  ; Asia Times, “Project 33: US Navy’s plan to beat China by 2027” (2024년 9월 23일)  ; Defense News, “The Pentagon’s ‘Replicator’ drone bonanza faces an uncertain future” (2025년 1월 14일)  .

• 한국의 전략적 역할 관련 – Journal of Indo-Pacific Affairs, “The Gist of Seoul’s Indo-Pacific Strategy” (2023년 1~2월호)  ; SPF 보고서, “South Korea’s first Indo-Pacific strategy: …” (2023년)  ; CSIS 분석, “Camp David U.S.-Japan-Korea Trilateral Summit” (2023년 8월 18일)  ; Chosun Ilbo, “한·미·일, 北미사일 실시간 정보공유 개시” 등 보도 (2023년 8월) .

• 한국 방산 산업 및 수출 관련 – War on the Rocks, “South Korea’s Growing Role as a Major Arms Exporter” (2024년 8월 21일)  ; KoreaTechToday, “Korea to Invest 3 Trillion Won in Defense Tech to Strengthen Global Exports” (2023년)  ; Indo-Pacific Defense Forum, “South Korea launches defense AI center to enhance technology capabilities” (2024년 7월 4일)  ; Reuters, “Poland signs $3 bln tank deal with South Korea…” (2022년 7월 27일)  등.

• 방산 보안/시험평가 관련 – DefenseScoop, “DOD moves into implementation phase of zero trust… by 2027” (2024년 4월 4일) ; 국방부 자료, “Assessing the Joint Force: DOT&E” (미 국방부, 2024년) ; National Defense Magazine, “History of U.S. Weapons Proves Value of Realistic Operational Testing” (2015년 1월)  ; 가디언지, “North Korea hacked South’s secret war plans – reports” (2017년 10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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