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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행복한가요?

내 안의 목소리를 따라 걷는 길

by 김남정

행복이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요즘 자주 깨닫는다. 사람들은 "사회성이 좋다"는 말을 칭찬처럼 쓰지만, 그 말속에는 세상에 잘 맞춰 살라는 주문이 숨어 있다. 예전에는 그 말이 부담스러웠지만 이제는 다르다. 가면을 쓰기보다 내 얼굴로 세상을 마주하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하기까지 꽤나 오랜 세월이 흘렀다. 그렇다고 완전히 변한 내가 아니라, 삶의 태도를 조금은 유연하게 감사함으로 매일을 마주하고 있는 중이다.


세상과 조화를 이루는 것과 세상에 맞추어 사는 것은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다.

<우리 가족은 꽤나 진지합니다>에서 작가는 "딸이 착한 딸로 크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썼다. 그 문장이 참 좋았다. 모두에게 착할 필요는 없다고, 세상과 조금 다르게 살아도 괜찮다고 응원받는 기분이었다. 한 번뿐인 삶 나답게 살라는 메시지가 큰 울림으로 남았다. 그때부터 나는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방식으로 하루를 살아보기로 했다.


고흐는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에게 뭔가 시도할 용기가 없다면, 삶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이 문장을 읽으면 마음속에 작은 불이 켜진다. 삶은 매일 나를 시험한다. 그럴 때마다 이 말을 떠올린다. 시작은 시기가 중요하지 않다. 모두가 출발선에서 시작을 알리는 호루라기 소리를 듣고 출발할 필요는 없다. 작은 용기가 생기는 순간 실패하더라도 시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세상과 엇나가더라도, 내 삶에 작은 흔적 하나 남길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그것이 내가 내 삶에 남기는 가장 진한 흔적이 될 테니까.


파울로 코엘로는 <연금술사>에서 이렇게 말한다.

"글쓰기나 책은 지식이나 알고 있는 것을 자랑하는 도구가 아니라,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할 때 빛난다."

맞다. 글을 쓰고 책을 읽는 시간은 나를 세상과 연결해 준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누군가의 댓글을 만날 때, 나는 혼자가 아님을 느낀다. 이 순간 글을 세상밖으로 내놓고 소통할 수 있는 건 분명 달라진 내가 용기를 낸 결과다. 행복은 이런 순간을 느끼는 감정 아닐까.


얼마 전 본 다큐영화 <어떤 여름의 기록>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행복은 목적이 아니다. 행복을 신경 쓴다는 건 행복하지 않다는 반증이다."

그 말이 참 깊게 와닿았다. 행복은 찾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는 순간 속에서 스며드는 것이다. 주어진 하루동안 나 자신과 조화롭게 지내는 것이 나답게 사는 것일 테고, 그 속에서 기쁨을 발견하는 것, 그것이 진짜 행복이 아닐까. 그 순간을 위해 오늘도 나를 돌아본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나답게 살아가보려 한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기보다, 내 마음이 좋아하는 선택을 먼저 한다. 김밥 속 재료를 고를 때도 가장 좋아하는 것부터 먹듯이, 하루에서 내가 가장 기다리던 일을 먼저 꺼내 즐긴다. 필라테스를 하며 몸을 깨우고,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남편과 저녁 산책을 하고 영화 한 편을 본다. 그렇게 보내는 하루가 차곡차곡 쌓이면, 그것이 내 인생의 모양이 된다.


오늘 내가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내일도 그렇게 살 것이다.

"행복은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사는 것이다."<파울로 코엘로>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면서 의미 있는 문장을 기록한 노트가 삶에 힘이 된다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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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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