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독서를 하면서 한가지의 습관이 생겼다. ‘오늘은, 뭘 먹지?’ 라는 고민과 함께 오늘은 뭘 읽지? 라는 고민도 그림자처럼 따라왔다. 우리의 육체가 건강해지려면 음식을 먹어야하듯이, 나와 내 아이의 정신이 건강해지려면 읽을거리도 함께 장바구니에 담아 와야 했다.
그 동안 독서하면서 무엇 때문에 글을 써야 하고, 쓰면서 이루어진다는 한마디의 말이 내 생각을 변화시켰다. 그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나는 쓰면서 또 다른 나를 발견하였다. 쓰지 않았다면 내가 이런 사람인 줄 몰랐을 것이다.
어떤 사람인가 하면,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 고집이 세고 겁쟁이인 사람, 하루에 여러 가지 무거운 가면을 쓰고 다니면서 그 뒤에 자신을 꽁꽁 숨기는 사람, 부족함과 결핍이 많은 사람, 자존감이 엄청 낮은 사람, 반면 쓰면서 깨닫고 나를 조금씩 고쳐가는 사람, 뭔가를 꼭 이루고 말겠다는 소원을 가진 사람, 성공보다 성장하는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 매일 숨 쉬고 살아가는 기적에 감사함을 느끼는 사람, 내 삶의 이야기를 종이위의 그릇에 담아내는 사람, 내 마음과 생각을 스스로 운전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달리고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 동안 도서관의 책을 읽다가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인터넷으로 구입을 했다. 그렇게 택배로 온 책을 읽으면서 밑줄을 긋고, 혹시라도 나에게 끌림과 울림을 주는 책을 발견하게 되면 마음의 밑줄을 그어가면서 주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곤 하였다.
그렇게 읽고 생각하고 쓰면서 걷고 뛰고 달리기를 반복하였다. 이렇게 부족한 자신을 조금씩 배워가고 이겨내면서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내 안에는 간절함이라는 아이가 살고 있는 걸 느꼈다. 나는 그 아이를 밖으로 불러내기 위해 모든 방법과 선택을 필요로 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알고도 모르게 오래전부터 이사와 자리를 잡았다는 듯이 고개를 기웃거리더니, 내 일상을 조금씩 깨트리면서 괴롭히기 시작하였다. 좋은 음악이 있어도 들리지 않았고,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 있어도 끌리지 않았다. 작은 딸의 애교에도 넘어가지 않았고, 큰 아이의 위로에도 마음이 우울해졌다.
뭐지? 알 수 없는 이 기분은.
항상 거북이처럼 느릿느릿한 내게, 간절함이 한 숨을 내 쉬며 용기와 희망을 보내주는 것 같았다. 어느 날, 간절함의 소원을 알기 위해 세상의 소리를 차단하고 마음의 문을 똑똑 두드려보았다. 그제야 알게 된 간절함의 소원과 조금이나마 얻은 깨달음. 이루고 싶은 소원과 원하는 것이 있으면 무엇이라도 용기 내어 도전 해보고 기회를 스스로 찾아서 희망의 끈을 꼭 붙잡고 죽기 살기로 뛰어야 한다고, 내 삶에 신호를 보내왔던 것이었다.
갑자기 한 편의 이야기가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왔다.
한 사냥꾼이 커다란 개 한 마리를 데리고서 숲에서 사냥을 하고 있었다. 해질녘, 그는 산토끼를 발견하고 총을 쏘았다. 그러고 나서 개를 불러 뒷다리를 다친 토끼를 쫓게 했다. 개는 한참 지난 후에야 돌아왔지만, 토끼는 보이지 않았다. 화가 난 사냥꾼이 물었다.
“토끼는 어디에 있느냐?”
개는 바닥에 엎드려 멍멍 짖었고 사냥꾼은 개의 뜻을 알아들었다.
“최선을 다했지만 토끼를 잡지 못했습니다.”
한편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토끼는 자신의 굴로 돌아갔다. 그것을 본 토끼의 가족들이 깜짝 놀라 물었다.
“아니, 다리를 다친 데다 뒤에서는 개가 쫓아오는데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었니?”
그러자 토끼가 대답했다.
“개는 정말 열심히 따라왔어요. 하지만 나는 죽기 살기로 뛰었거든요!”
-하버드 새벽4시반에서
이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잠시나마 지금의 내 삶을 겹쳐보았다. 나는 그 동안 읽고 싶으면 읽고 쓰고 싶으면 아무 때나 노트북의 키보드만 열심히 두드리는 사람이었다. 죽기 살기로 달리면 하늘도 길을 열어준다고 하는데 꾸준히 노력하는 마음만 있으면 언젠가는 성공한다는 나만의 착각이었다.
그 속에는 무엇보다 꾸준히 노력하는 행동이 필요했으며, 반평생을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그 무언가를 죽도록, 미치게 도전해 본적이 없는 나였다. 느긋한 마음가짐으로 언젠가는 되겠지. 라는 좋은 결과와 행운이 나타나길 바라면서 나무에 달린 감이 내 입속으로 굴러 떨어지길 원하는 삶을 살았던 것 같다.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일의 도전이나 삶의 변화를 바꾸려는 마음가짐이 생겼다면, 진심으로 된 공부를 하면서 배움 이라는 간절함으로, 열심히 노력하는 것보다 선택이 중요하듯이, 열심히 달리는 것보다 죽기 살기로 달리는 것이, 원하는 소원을 빨리 이루어 낼 수 있는, 희망과 용기를 끌어올리는 발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