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치초요 Sep 29. 2021

3. 루틴 만들기

 Ⅱ. 아이를 키우시나요?

2. 손자녀를 키우시나요? <아이의 낙서를 소중히 여겨 주세요>

생활의 루틴(routine) 만들기


아이를 키우다 보면 가끔은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

"그냥 이렇게 놀게 해도 되는 것일까?"

"혹시 우리 아이만 뒤처지는 건 아닐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여 또래 엄마들 모임에, 학부모 모임에 기웃 거려 보기도 한다.

그곳에 가면 묘하게도 모든 아이를 그야말로 완벽하게 키우는 노하우(?)들이, 감히 생각하지도 못한 정답(?)들이 존재한다. 인정을 하든 안 하든~


이렇게 했더니 스카이대를 갔다더라.
요즘은 3학년도 늦었대. 유치원부 터라나....
무슨 소리? 생후 몇 개월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코스요리처럼
식전. 메인, 후식
환상같이 메뉴가 딱 정해져 있다.
마치 선택만 하면 스카이대는 따놓은 당상이고
아이의 미래는 탄탄대로...


우리 아이의 소화능력 따윈 필요 없다.

그냥 우걱우걱 집어삼키면 끄읕~~~


  우리나라 초등교육 정규과정에서 영어는 3학년부터 시작한다. 알파벳부터 시작하므로 소위 말하는 영유 출신이거나 사교육으로 미리 영어를 공부한 친구들에게는 그야말로 식은 죽 먹기이다.  공립에서 3학년부터 영어를 시작하는 것에 반해 사립초등학교에서는 대부분 1학년부터 영어를 시작한다. 사립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친구들을 보면 영어유치원 출신이 반이상이다.  영어 수업의 수준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 출발점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가장 난제다. 그래서 학생들의 영어 실력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게 된다.


  우리 학교의 노하우는 바로 라인 영어독서이다. 

알파벳 파닉스에서부터 시작하여 고등학교 수준까지 레벨이 펼쳐진 영어 독서는 모든 아이들의 수준을 다 커버해줄 수 있다. 잘하는 아이는 잘하는 데로, 부족하면 부족한 데로 자기 수준에 맞추어하다 보면 빠른 시간 안에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처음 서너 달만 고생하면 원어민 수업도 따라갈 수 있고, 영유 출신의 친구들과 단위 수업 시간 교육 활동을 함께하는데 크게 무리가 없다.


 영어독서는 가랑비에 옷 젖듯 습관화만 되면 일반 유치원 출신도 단 시간 내에 기초 실력을 쌓을 수 있는 아주 좋은 교육자료이다. 단, 대단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필수 조건이 우선되어야 한다. 바로 소위 말하는 삼위일체가 완전체로 이루어질 때, 아이와 학부모 그리고 학교의 노력이 필수적으로 함께할 때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가정에서는 아이의 수준에 맞는 책을 선택하여 알파벳부터 파닉스 단계를 충분히 함께하여 자신감을 불러일으켜 습관이 되도록 안내하고 촉진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학교에서는 아이가 지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다독이고 관리하고 보상까지 해 주면 금상첨화다. 

  우리 학교에서는 영어 디렉터 선생님이 전교생의 영어독서 레벨을 관리한다. 좀 부진하다 싶으면 개인별로 만나서 힘든 점을 물어봐주고 문제 해결을 위해 보충도 해 주고 방법도 알려주며 격려해준다.

  교장도 나름대로 힘을 보태면 좋다. 우리 학교가 선택한 온라인 영어 독서 업체는 '리딩게이트'이다. 업체에서는 매달 레벨 업이 된 친구들을 대상으로 레벨 인증서와 상품을 보내준다. 그 상품의 수준을 보면 혹시 이 업체가 상품을 주느라 망하는 것 아닌가 할 정도로 정성을 다한다. 매달 상품 내용이 바뀌는 것은 물론 아이들 사이에 핫한 상품으로 보내준다. 정말 고마운 업체다. 그래서 교장인 내가 함께하는데 한몫할 수 있다. 바로 인증서가 오면 아이들을 불러 개인별로 시상하고 인증 숏을 함께 찍는다.

"우와 벌써 레벨 0네. 정말 교장 샘보다 영어 잘하는구나. 다음 달에 또 와."

그리곤 사진을 출력하여 종이 액자에 정성껏 끼워 선물로 준다. 그 재미로, 자기 방에 인증 숏이 늘어나는 재미로 영어 독서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이렇게 삼위일체로 사소한 힘이라도 함께 할 때,  아이의 성취감은 물론, 그로 인하여 또 다른 도전욕을 키워줄 수 있다. 


  기억나는 몇몇 아이들이 있다. 초등학생인데도, 영유 출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초등 중학년인데 중학교 3학년 수준의 영어 독서력 수준을 보이는 친구들이 있다. 정말 대단하다. 그 아이들을 보면 매사에 에너지가 넘친다. 뭔가 태생부터 달라 보인다. 

    저 에너지는 어디로부터 나오는 걸까? 그들 뒤에는 늘 품어주고 다독여주고 희망을 주는 믿음직한 엄마가 있다. 부러울 정도로... 가끔, 아주 가끔은 우리 아이에게도 또 다른 엄마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학급 아이들은 어떻게 하겠는데, 내 아이는 도대체 여력이 없고 어떻게 할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던 것 같다.


 나름대로 아이에 대한 믿음과 자기 자신에 대한 감정을 컨트롤하면서 뚝심을 가지면, 엄마표 학습으로 얼마든지 사교육 없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다. 학교에서 지쳐서 돌아온 아이를 또 학원의 공간 안에 굳이 가두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엄마라는 이름으로 내 아이에게 함부로 행동하지 않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인생 전반에서 나에게 가장 상처를 많이 준 사람이 바로 부모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부모의 행복이 곧 아이의 행복이다.

부모의 긍정적 마인드는 유쾌한 아이를 만든다. 긍정적 마인드를 유지하고 싶지만 쉽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 그럴 때 엄습해오는 불안한 자기감정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요즘 자주 언급되는 말, 루틴(routine)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내 감정에 대한 루틴, 일처리에서의 루틴, 아이를 교육함에 있어서의 루틴...'


루틴(routine)은 특정한 작업을 실행하기 위한 일련의 명령을 뜻하는 단어로 통상적으로 규칙적으로 하는 일의 순서나 방법을 이야기할 때 사용한다. 루틴을 갖게 되면 일관성 있는 엄마로 보일 수 있다. 신뢰를 해도 되는 엄마로 보인다. 그러면 아이는 엄마를 온전히 믿을 수 있게 된다. 생각보다 엄마를 믿지 못하는 아이, 엄마를 불안하게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다는 사실도 한 번쯤은 생각해볼 일이다.

"우리 아이는 나를 믿는가?"

"나는 우리 아이에게 믿을 수 있는 엄마인가?"


 생활 속에서도 루틴을 갖게 되면 어떠한 변수에서도 자신을 지켜낼 수 있는 마인드 컨트롤을 할 수 있다.

타이거 우즈는 ”내가 좋은 샷을 할 수 있는 것 들 중 하나는 항상 같은 루틴을 따랐기 때문이다. 나의 루틴은 변하지 않는 나의 것이다. 그것은 최상의 샷을 준비가 된 상태에서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라고 자신의 루틴에 대하여 이야기한 적이 있다.


 일관성 없는 엄마의 행동은 자녀를 불안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부모에 대한 불신을 갖게 만든다. 

'해도 되는 것과 하면 안 되는 것', '이럴 경우에는 이렇게'등등 아이들은 부모를 보면서 나름대로 판단의 기준, 가치의 기준을 갖게 되고, 더 나아가 자기만의 문제 해결의 알고리즘도 만들어 간다. 부모가 신뢰롭지 못하면 기댈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면 문제에 부딪힐 때마다 불안함을 느끼고 쉽게 결정을 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다가 그냥 울고 만다. 더 나아가서는 될 대로 되라는 식의 무책임한 결정을 하게 된다.


  아이를 양육하거나 교육함에 있어서도 이런 루틴을 갖게 되면 아이와 부모 모두 편하다. 또한 어느 날 갑자기 엄습해오는 이름 모를 불안감에서 나를 지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떼쓰는 아이 앞에서도 평정심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아이를 양육함에 있어서 루틴을 갖겠다.
감정을 잘 다스리는 루틴을 만들고, 일처리를 일관성 있게 하여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끼며 자라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엄마를 신뢰하는 아이로 키우면서 그런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하겠다.




이전 03화 2. 양육자 감정 다스리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