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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 . .에서 3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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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냉이 Jan 25. 2022

월정리에서

월정리에서


비가 내려

흐린날에는 바다도 우울해

저린 손끝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서 

따스한 커피 한잔

인생도 문학도

귀찮은 행사가 되어버린

호기심 많은 청춘은

바닷가 돌틈에서

구멍치기를 한다  

센 바당이 아니라고

망사리 매고 앞바르로 

나가는 할망에

낚시대 버리고

멍게 해삼에 소주나

마시자 한다. 

 


[겿]

센 바당 : 거칠고 노한 바다

망사리 : 해산물을 넣는 그물망

앞바르 : 앞바다, 가까운 바다


비가 내리는 흐린 날이야 따스한 것으로 속을 채우면 그만입니다. 커피로 낭만을 찾아 보지만 잠녀할망 망사리에서 떨군 소라나 해삼, 운 좋으면 멍게까지 넣어 한라산 한잔에 겨울을 잊습니다. 바람 많은 제주바다에 주절주절 주사 같은 낭만을 풀어 옥빛 바닷물결 연분홍으로 물들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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