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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 . .에서 2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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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냉이 Apr 28. 2021

벌교에서

벌교에서


얼마를 더 살아야 

해탈을 할까

물이 들면

꽃처럼 피는

농게 처럼

질퍽 거리는 뻘을 향해

두발을 내딛어 본다


얼마를 더 기다려야

저 나무에도 꽃이 필까

다리 건너 갈숲 지나

푸른잎 다는

곰솔 처럼

물마른 바위 위를 기어

줄기로 물을 올린다


산다는 게 그렇다는데

비가 오면 넘치는 물

눈내리면 얼어드는 발에

지쳐가지만

비에 자라고

눈에 단단해지는

그게 인생이라고 

더는 흔들리지 말자고

깊은 물에 다시 일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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