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개아이 다정이 - 배인주
동화란 무엇일까?
처음 동화공부를 시작했을 때 동화에 대한 개념은 단순히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 어린이가 재미있게 읽을 소설, 교훈을 담은 이야기 등등으로 생각을 했다.
동화를 크게 나눠 동화와 아동소설을 분류를 해본다면 아동소설을 더 잦게 접해봤다.
그림책과 동화 사이의 거리를 좁혀 저학년동화라고 불릴 수 있을 따뜻한 동화를 읽었다.
아름다운 동화라고 하여 결코 유치하지 않은 이야기.
왕따, 학교폭력, 따돌림 등의 사회적 문제를 따뜻한 동화로 녹여낼 수 있다면 아름다운 이야기를 통해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저학년 동화 [뜨개아이 다정이]는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점들을 동화에 녹였다.
뜨개질을 통해 태어난 아이 '다정이'는 처음에 뜨개인형으로 태어났다. 다정이가 움직이고 말을 할 수 있게 되고 학교에 가 겪게 되는 이야기를 천천히 호흡을 같이 하며 읽었다.
교실에서의 다정이는 눈에 띄지만 아이들은 상대를 해주지 않는다. 친구들에게 다가가지만 틈을 주지 않고 무시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정이는 지속적으로 친구들에게 관심을 가진다.
아이들이 순수하기 때문에 필터 없이 나오는 단어, 문장들을 이해하자고 한다. 하지만 그 이기심과 솔직함은 상대에게 잔인하게 느껴진다.
- 선생님 쟤는 머리카락이 털실이에요.
- 맞아요. 이상해요. 피부도 털실이잖아요. 우리랑 달라요.
아이들이 하는 말을 살펴보면 절대 거짓말이 아니고 사실을 말하고 있다. 하지만 어른의 눈으로 바라보면 따돌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그래서 선생님들이 이렇게 말한다.
- 이상한 게 아니라 조금 다르게 생긴 거예요.
그러니까 사이좋게 잘 지내요.
나도 이렇게 말할 듯하다.
이렇게 말을 했을 경우, 과연 아이들은 네, 알겠습니다라고 말을 하고 그렇게 행할까?
다정이는 아이들 틈에서 끼고 싶어서 함께 놀이를 하지만 아이들은 다정이를 홀로 남겨두고 모두 집으로 돌아간다.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다정이는 친구들과 함께 해보고 싶어 하지만 아이들은 곁을 주지 않는다.
마카롱을 가져간 다정이는 친구들의 간식과 뜨개마카롱을 교환한다.
아이들이 딸기를 다정이 입에 대고 문지른 장면이나 수영장에 들어가게 하는 장면은 섬뜩하다.
죽을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이 자꾸 일어난다.
친구들을 안아주려는 다정이의 생각과는 다르게 그럴 일이 생기지 않는다.
수영장에 빠진 다정이를 건져 올려 철봉에 매달려 말려지게 된 다정이. 동화이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선생님이 철봉에 다정이를 매달리게 한 건 물에 젖은 다정이를 말리려고 한 것이다.
결국 다 말리지 못한 다정이는 질퍽거리며 천천히 집으로 돌아간다.
과연 물뿐일까?
다정이의 몸에 흘러나오는 물, 그리고 얼굴에서 흘러나오는 건 물을 가장한 눈물일 것이다.
이 장면이 난 참 슬펐다.
뜨개 아이의 몸 밖으로 흘러내리는 물이 발자국이 찍힌 길이 물드는 장면이 참 아리게 아팠다.
나무 위로 올라간 친구들을 구해주려다 올이 다 풀린 다정이는 다시 말을 할 수 없게 되고 걷지도 못한다.
함께 슬퍼하고 울던 친구들이 다정이를 다정하게 꼬옥 안아준다.
아이들은 다정이를 두고 서로 떠나지 않으려 한다.
다정이가 나 때문에 이렇게 됐으니까 내가 따뜻하게 해 줘야지.
다시 환하게 웃으며 되살아난 다정이.
다정이에게는 새 생명과 다정한 친구들이 생겼다.
이 마음들이 계속 유지가 되면 좋겠다.
그림책으로 엄마가 아이에게 읽어줘도 좋고, 아이 혼자 그림을 보며 천천히 글을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