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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아나 Jun 28. 2024

나와 작은 새와 방울과

가네코 미스즈 지음, 서승주 옮김

오늘 읽을 동시집은 일본 동시인 가네코 미스즈의 동시집 [나와 작은 새와 방울과]입니다.

동시인은 젊은 나이에 요절한 동요시인으로 유명한데요.

26세에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512편의 동시를 발굴되어서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렸습니다.

천재시인으로도 불리곤 했다는 저자는 일본의 김소월이라고 소개가 되곤 해요.



이 동시집은 총 5부로 구성되었는데요.

1부는 '물고기', 2부는 '봄날 아침', 3부는 '모두를 좋아하고 싶어', 4부는 '나와 작은 새와 방울과', 5부는 '모래 왕국'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동시들의 소개가 모두 끝난 뒤에 일본어 원문이 실려 있습니다.




먼저 소개해 드릴 동시는 바로 <풍어>입니다.

이 동시는 시인 가네코 미스즈를 알린 동시이기도 해요.

굉장히 짧기도 해서 외우기 좋은 동시이기도 합니다.




이 동시집은 컬러판 그림이 없습니다.

다만, 동시 아래에 작은 그림이 있는데요. 그 그림들이 아기자기해서 동시와 함께 볼만하기도 합니다.



풍어


아침놀 붉은 놀

풍어다

참정어리

풍어다.


항구는 축제로

들떠 있지만

바닷속에서는

몇만 마리

정어리의 장례식

열리고 있겠지.



풍어라는 물고기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이 동시를 읽고 찾아봤습니다. 풍어가 물고기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생선이 대량으로 번식할 때 이루어지는 것을 뜻하는 단어였어요. 오호, 새로운 단어를 알아갑니다.


풍어 1(風魚)「명사」 폭풍과 악어라는 뜻으로, 해상에서 만나는 재해나 바다에서 침입하는 외적을 이르는 말. 전체 보기

풍어 2(豐漁)「명사」 물고기가 많이 잡힘.≒대어

- 표준국어대사전





다음은 표제작 <나와 작은 새와 방울과>입니다. 

제목이 너무 예뻐서 끌리는 동시입니다. 




나와 작은 새와 방울과


내가 양팔을 활짝 펼쳐도,

하늘을 조금도 날 수 없지만, 

날으는 작은 새는 나처럼,

땅 위를 빨리는 달릴 수 없어.


내가 몸을 흔들어도,

고운 소리 나지 않지만

저 우는 방울은 나처럼

많은 노래 알지는 못해.


방울과, 작은 새와, 그리고 나,

모두 달라서, 모두가 좋아.



작은 새는 빨리 달릴 수 없지만 '모두 달라서' 좋다는 표현이 좋았어요. 

'우는 방울은 나처럼 많은 노래 알지는 못하'지만 말이죠. 

일본 동시가 그런 것인지, 이 작가의 동시가 그런 것인지 청아한 느낌입니다. 




이 동시집과 더불어 가네코 미스즈의 동시집은 총 3권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해당 동시집인 [나와 작은 새와 방울과]가 있고, 가네코 미스즈 전집인 [별과 민들레], [억새와 해님] 두 권이 그 동시집들이지요. 

이 동시집을 통해 일본 동시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는데 각 나라의 동시를 알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제가 느낀 감상문입니다. 



똥덩어리


어제는 어린애가

밟았고

오늘은 강아지에게

밟혔다.

내일은 누가

스치고 갈까나.


아스팔트 길바닥

똥덩어리는

어스름한 저녁 해에

태연스럽다.



이 동시집에 실린 <돌멩이>라는 동시를 읽고 빗대어 쓴 동시입니다. 

애견인들 중에 개념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개념 없이 개만도 못한 애견인들이 있지요. 

그 사람들에게 보내는 동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강아지를 키울 때 배변봉투를 꼭 가지고 다니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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