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덕 - 하늘은 맑건만, 이희영 - 쿠키 두 개
책 중에 가장 좋은 책은?
얇은 책.
크지 않은 핸드백 속에 쏙 들어가는 그런 책.
이야기 책이라면 더 좋다.
100페이지 정도 되는 얇은 책이라면 가격도 그 정도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나 같은 사람을 위한 컬렉션인 '소설의 첫 만남'이라는 시리즈다.
11번째 책인 현덕 작가의 [하늘은 맑건만]은 2022년 11쇄 인쇄본이 무려 8,800원이다. 가장 최근에 나온 33번째 출간된 도서는 이희영 작가의 [쿠키 두 개]인데 이 책은 만원이다.
얇다고 해서 내용이 어설프지 않다.
오늘은 이 두 책을 읽어보았다.
먼저 현덕 작가의 [하늘을 맑건만]은 두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어린이 문학계의 큰 어른이자, 논문 주제를 고를 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작가이다.
이 책은 2018년에 나온 책이지만 실린 글은 1938년 '소년'지에 실린 동화다.
주인공 문기가 심부름으로 고기를 사 오려다 거스름돈을 더 많이 받아온 후 아이가 갈등을 하는 이야기다.
만약 만원으로 삼겹살을 사 오라고 줬는데 (물론 지금은 만원으로 삼겹살 한 근을 사지 못한다만.) 거스름돈을 9만 원을 준 것이다.
그 돈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친구에게 말했고 그 친구와 평소 갖고 싶었던 것들을 산다.
산 물건들을 작은 아버지에게 들키자, 문기는 마음을 다시 고쳐먹고 남은 돈을 모두 고깃집 아저씨 집에 던져주고 샀던 물건들은 모두 버린다.
하지만 복병이 있다. 바로 친구 수만이다.
남은 돈으로 뭔가를 벌이려고 했지만 돈이 없으니 시작을 못하게 되자 문기를 지속적으로 괴롭힌다.
너, 네 맘대루만 허지. 나두 내 맘대로 헐 테다.
내 안 풍길 줄 아니? 풍길 테야. p41
칠판에 'OOO 한 건 문기다'라고 쓰거나 OOO안에 '질적도'라고 도적질이라는 글자를 거꾸로 쓰기도 한다.
결국 문기는 또 나쁜 짓을 저지르고 만다.
내면의 갈등을 잘 묘사한 옛 소설이다.
그 시절 대화문에 쓰이는 단어들이 생소한 단어들이 많아 읽어보는 재미도 있었다.
문기에게 나쁜 일이 생기긴 하나 이렇게 벌을 주고 깨달음을 주는 게 맞을까 하는 의문이 든 작품이다.
두 번째 작품은 이희영 작가의 [쿠키 두 개]다.
이 작가는 워낙 유명한 작가('페인트'를 쓴 작가)라 벌써 서평단들의 글들이 올라왔다.
나는 이 책을 '내돈내산'으로 읽은 책이다. 좋아하는 작가라. :)
'나'는 방학이 된 후 엄마의 쿠키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좀 더 맛있는 쿠키를 만들기 위해 엄마는 배움의 장으로 갔고 가게의 빈자리는 딸이 지키게 되었다.
반 단합대회에 엄마가 쿠키를 보냈다. 초등학교 때 다른 집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쿠키를 건네는 건 예사였다. 하지만 청소년기의 아이들은 그런 걸 '뇌물'이라고 보고 무엇이든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
가게를 홍보하는 것이냐, 팔다 남은 것이냐, 홍보하는 것이냐.
선의를 선의로 보지를 못하는 사람들.
어느 곳이나 삐딱하게 세상을 보는 부류는 있다. 다만 그 소수 때문에 말도 안 되는 해명을 하는 현실이 어이없고 화가 났다. 쿠키는 그저 쿠키일 뿐이었다. 버리기 아까워서 가져왔다니. 어떻게 그토록 무례한 말을 내뱉고는 장난이라며 쉽게 웃을 수 있을까. p23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손이 등장하는 꿈을 꾼다. 누굴까?
예상치 못한 일들을 겪고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냥' 뭔가를 베풀면 안 되는 것일까?
그 가게의 문을 열고 들어온 아이는 '쿠키 두 개'를 주문한다. 등진 채 앉아 있는 아이를 보고 꿈속의 아이의 모습과 똑같음을 깨닫는다.
그 아이에게 마실 것을 건네고 그 아이는 쿠키 한 개를 건넨다.
그냥, 챙겨주면 어때서.
이 두 작품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쿠키 두 개]가 요즘 청소년 소설이라면, [하늘은 맑건만]은 옛날, 지금 청소년들의 할아버지의 아버지 정도가 청소년이 읽었을, 청소년 소설이라고 볼 수 있다.
시대는 다르지만 청소년들의 심리를 잘 다룬 소설임은 결을 같이 한다.
얇은 책이지만 고구마, 사이다, 감동, 유머가 다 들어있다.
자투리 시간에 금세 읽을 수 있는 소설책 두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