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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한 신작, 제25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어느 날 문이 사라졌다 - 김은영

by 노아나

해마다 연말이 지나 새해가 되면 새로운 책들이 쏟아진다.

그중에서도 공모전 수상작들이 예쁘게 옷을 차려입고 서점에 나열된다.

언젠가 내 책이 저기에 놓이겠지 라는 생각을 하며 서점을 둘러보게 된다.


오늘 읽은 책은 그런 설렘을 안고 드디어 세상에 나온 작품인 제25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인 김은영 작가의 [어느 날 문이 사라졌다]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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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와 해리 남매가 잠에서 깨어보니 갑자기 현관문이 사라졌다. 그뿐만이 아니다.

창문도 모두 사라진 것이다.

택배박스처럼 갇힌 아이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거실에 있는 인터폰 화면이 눈에 들어왔다. 당장 달려가서 이것저것 눌러보았지만 역시 작동하지 않았다. 문이 없으니 문 열림 버튼은 당연히 안 되고 경비실 연결도 되지 않았다. p12


기발한 생각이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이 택배박스처럼 변해버린다면?

당장 드는 생각이 숨은 쉴 수 있을까였다.

아이들이 고민을 하다가 든 생각은 바로 학교를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 ㅋㅋ

문이 사라진 사건이 발생했지만 학교를 못 가는 것에 대해 안도하는 아이들.

하지만 인터넷도, 휴대폰도, TV도 모두 신호 없음으로 뜨자, 두 아이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해본다.

겨우 인터넷이 되는 곳을 찾아 해수가 찍은 영상을 유튜브에 올린다.

그 영상을 보고 집으로 달려오는 엄마.

하지만 엄마는 문을 열고 들어오지만 아이들을 찾을 수 없다.

아이들은 갇힌 상태고 경찰이 와도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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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없는 방 안에서 아이들은 라면을 먹고 설거지도 한다.

그리고 둘이서 옛날이야기를 하며 잠자리에 든다.

아이들만 있을 것을 걱정한 엄마는 아이들을 위한 자장가를 유튜브에 올린다.

이렇게 소통을 할 수도 있구나 싶어 새삼 인터넷의 위력에 놀랐다.


해수와 해리는 계란프라이를 하려다 계란을 두고 부화를 시켜보기로 한다.

유튜브에 올리자 조회수도 올라가고 댓글도 많이 달리는데 악플이 달리기도 한다.

엄마는 악플을 신고하고 삭제했다.

엄마 입장에서는 집이 멀쩡하지만 아이들이 사라져서 얼마나 놀랐을까?

또 아이들 입장에서는 어떨까?

매번 잠깐 뛸 때마다 올라오던 할아버지가 아무리 방방 뛰어도 올라오지 않는다.

시끄럽게 노래를 부르고 쿵쾅 거려도 힘만 들 뿐 아무런 반응이 없다.

하지만 엄마가 경찰서를 다녀와 현관 앞에 가자, 아랫집 할아버지가 쓴 메모가 보인다.

영문도 모를 일이다.


아이들은 나름 병아리를 키우며 유튜브에 영상을 업로드한다.

또 엄마는 전단지를 붙이며 아이들을 찾는 데에 혈안이 되었다.


고생 많아, 힘들지, 기다리고 있어, 사랑해...... p118


아이들은 어떻게 빠져나오게 될까?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구조를 보면 윗집과 연결된 통로가 한 군데 있다.

사각형의 그것.

그 문으로 아이들은 탈출을 감행한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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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문을 찾은 아이들.

아이들이 돌아오기만 기다리는 사람들이 붙인 메모들.

이 장면은 참 먹먹했다.


이웃과 소통이 단절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옆 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도 모르고 층간소음에 시달리고 분노한다.

그래도 누군가는 정을 나눠주고 있다.

그 정을 받아 다른 또 누군가에게 전한다.

사람 사는 것, 다 그런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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