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가면 마술사의 비밀 - 고재현, 동생이 배송되었습니다 - 신은영
동생은 애증의 존재다.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던 아이를 '첫째'가 되게 만드는 존재.
이번에 소개할 책들은 모두 동생으로 인해 사건이 발생한다.
고재현 작가의 [황금 가면 마술사의 비밀]은 혹부리처럼 들러붙는 동생과 관련된 이야기이고, 신은영 작가의 [동생이 배송되었습니다]는 동생을 갖고 싶어 하는 로미의 이야기이다.
어떤 내용일지 들여다보자.
먼저 고재현 작가의 [황금 가면 마술사의 비밀]은 매번 동생을 혹처럼 달고 다니며 돌보느라 '혹부리 영감'이라는 별명을 가진 준서의 이야기이다.
준서는 학원을 빠지고 마술을 보러 가려다 동생 영서에게 들켜 함께 구경을 가기로 한다.
광대들이 주는 사과를 먹은 아이들은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오빠, 정말 맛있다. 행복해지는 맛이다. 그치?" p14
마술사가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자 준서가 무대 위로 달려갔다. 마술사의 망토가 내려앉는 순간 영서도 함께 무대에서 사라지고 만다. 둘은 어디로 갔을까?
준서와 영서가 도착한 곳에는 억새풀이 가득했다. 그 길로 가자 깨진 알 껍질이 보였다.
회전목마의 흰색 말은 진짜 말로 아이들을 태우고 달렸다. 풍산개가 붕붕카처럼 아이를 싣고 경주를 한다.
아이들이 가득한 이곳은 어디일까? 이 아이들의 모습이 이상하다 눈동자가 온통 하얀색이고 만지려 해도 그냥 통과하고 만다.
천상의 전령 오작은 마술사였던 제사장이 준서를 원래대로 돌려놓지 않으려 하자 불안하다.
이곳에 있던 아이들은 오백 번째 아이로 도착한 준서에게 이름을 찾아달라고 한다.
이름을 모두 잃어버리고 온 순서대로 이름이 불린다.
아이들은 도환생나무에서 이름만 찾으면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준서는 영서를 잃어버린 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 판타지 세계에 갇힌 아이들은 다들 다른 모습의 제사장에게 잡혀 이무기의 제물로 바쳐졌다.
이무기가 용이 되면 여기서 나갈 수 있다고 믿는 아이들과 이름을 찾으면 나갈 수 있다고 믿는 아이들로 나뉜다. 하지만 준서는 이 아이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없다. 오로지 영서를 찾아야만 한다.
두꺼비들이 끈적끈적한 액체를 뿜으며 준서의 발등 위로 올라왔다. 아이들이 두꺼비로 변한 것인가! 준서는 기겁하며 발을 털어 냈다. p41
영서는 준서를 놓친 후 길을 잃고 헤매다 호숫가에 도착하는데 오빠는 보이지 않고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게 된다.
의도치 않게 오게 된 영서를 보고 제사장은 놀란다.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는 눈빛이 가면을 뚫을 것만 같았다. 제사장의 황금 가면 뒤에는 누구에게도 보여 주고 싶지 않은 얼굴이 있었다. 그렇기에 스스럼없이 다가오는 영서가 불편했다. p49
어둠의 시간에는 밝고 기쁜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지만, 슬프고 괴로운 일들은 이루어진단다. 제가 한 말이 주인이 되어 너를 조종하는 거야. 참을 수 없는 슬픔에 빠지는 거야. 어둠의 시간에는 더욱더 말을 조심해야 한단다. p51
여기서 영서의 아픔이 나온다. 아이가 묵묵히 말하는 모습을 상상하자 슬픔이 밀려왔다.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제사장은 여느 부모와 다름없었다.
영서가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모르는 준서는 영서의 이름을 도환생나무에서 발견하고 두루마리를 찾아온다.
이 동화는 현대 아이들이 판타지 세계로 넘어가 다양한 시대의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준서는 영서를 찾는 동안 한양에 살고 있는 태주도 만난다.
이무기를 무찌르고 영서를 구출할 수 있을까?
다음 동화는 다작으로 유명한 신은영 작가의 [동생이 배송되었습니다]라는 SF동화다.
생활동화나 판타지만 쓰던 작가의 새로운 장르가 궁금했다.
다른 아이들은 로봇을 무시하지만 로미는 자신을 돌봐주는 로봇 주디, 학교 경비로봇, 카론에게 인사를 하거나 감사의 표시를 한다.
형제가 없는 로미는 형제의 모습을 보고 동생이 있다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해진다.
아빠를 따라 로봇전시장에 간 로미는 사람과 구분이 안 될 정도의 가족로봇을 보고 놀란다.
그러다 황금색 머리카락을 가진 'JY9108' 아이 로봇을 발견하고 그 로봇을 주문하려고 한다. 오류가 있지만 로미는 그 로봇을 갖고 싶어 한다.
집으로 배송된 로봇은 로미를 보자마자 언니라고 한다.
로봇 제니는 로봇이지만 로봇임을 인지 못하는 오류가 있다. 로미처럼 밥을 먹으려고 한다던가 사람과 다름없는 행동을 함으로써 로봇들을 당황시킨다.
가족이 바뀌는 건 매우 슬픈 일이란 걸요....... p69
학교에 온 로미는 혼자 있을 제니가 걱정된다.
로미는 놀이터에서 제니와 함께 놀다 친구와 그 동생을 만나게 된다. 동생은 제니의 머리를 잡아당기고 제니의 폭력성이 드러나버린다.
로미는 친구들에게 입양한 동생이라고 소개를 하지만 들통나버린다.
머리만 만지면 폭력을 휘두르는 동생 제니를 로미는 과연 계속 가족으로 대할 수 있을까?
동생이라는 존재는 애증의 존재다. 귀찮고 얄밉지만 또 사랑스럽기도 하다.
매일 싸우더라도 다시 화해하고 붙어 잠자리에 들기도 하는 자매, 절대 다정한 말을 건네진 않지만 자신의 형제가 당하는 것은 볼 수 없는 형제 또는 남매들.
형제가 있는 아이들이나 외동인 아이들에게 이 동화들을 권해주고 싶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형제라는 든든한 내 편에 대해 알고 싶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