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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아나 Feb 19. 2024

밀크북카페

오늘 읽은 책 : 이야기가 노는 법 - 위기철

이곳은 정말 자주 오는 북카페다. 30분 정도의 거리에 주차장도 이제 넓어져서 언제든 올 수 있는 카페. 원래 크림빵이 정말 맛있었는데 요즘은 그 빵은 안 보인다.

아이들과 와도 좋고 혼자 와도 좋은 그런 곳.

책도 읽고, 사고.

가족들과 책과 커피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몇 안 되는 카페라 좋아하는 카페 중 하나다.

9시부터 오픈하는 카페가 잘 없는데 이곳은 일찍 문을 열기 때문에 조용할 때 작업하기가 좋다.


지난 수업 때 우미옥작가님이 추천도서 2권을 공지했다. 한 권은 이미 읽었고 이번 책은 처음 들어본 책이라 구입했다. 밑줄도 긋고 싶어서.

아무래도 작법서라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오늘은 북카페에서 일을 함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가져왔다.


[이야기가 노는 법] 읽어보니 작법서인데 할아버지가 글쓰기 방법을 알려주는 알려주는 비법 같은 책이었다. 아주 쉽게 읽히고 두께에 비해 시간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내용이 절대 가볍지 않다.


'반갑다 논리야'는 내가 초등학교 시절 읽었던 시리즈 책이었다. 그 책의 작가가 쓴 작법서.

굉장히 오랜 시간을 글을 쓰고 책을 냈다는 것만으로 믿음이 가는 작가가 아닐까 싶다.

이야기를 하는 형식으로 서술했다. 계속 전공서적과 이론서를 읽다가 대화식의 책을 읽으니 마음이 편안하고 작가에게 감사해하며 한 장 한 장 넘겼다.




내가 지금 누구를 상대로 글을 쓰고 있는가를 명확히 하고 글을 쓰는 게 여러분 감각을 덜 피로하게 하는 일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p.36


그렇다. 가끔 동화를 쓰는 작가가 본인이 쓰고 싶은 동화를 썼다고 한다. 누군가 한 명이라도 독자가 있다면 그 사람을 위해서 쓴다고 한다.

동화를 읽는 대상에 대한 설정을 좀 더 구체적으로 해두고 동화를 쓰는 게 좋을 것이다.

공차는 것에 흥미 있는 아이에게 논문에 나올법하고 4차원적인 이야기를 전해주려는 것은 잔인하다.


작가가 아이 마음을 갖고 쓰면 동화가 되고, 어른 마을 갖고 쓰면 소설이 된다.


동화가 '동심을 바탕으로 지은' 글이다 보니 작가는 아이의 자세로 글을 써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 어린이들이 재밌고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어른이 아이의 마음을 흉내 내며 글을 써야 하니 쉽지 않은 것이다.

어떤 작가는 말한다. 이야기를 쓸 때 그 이야기 속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고. 최대한 집중을 해야 하고 잠시 그 세계를 떠나면 안 된다고 했다. 잠깐 숨을 쉬는 순간, 그 세계에 들어가 있는 자신이 부끄러워질 것이라고 했다. 다 쓴 동화를 다시 읽으면 한없이 부끄러워질 때가 있다. 단순히 구성이나 줄거리가 문제가 아니라 유치함이 극에 달할 수 있고 한 발짝 곁으로 벗어나면 또 다르게 보이기 때문이다.


인테리어 잡지 어법으로 말하면, 이야기에서 추세는 '톤'이고 변화는 '포인트'입니다. 그런데 포인트가 너무 많으면 포인트 노릇을 전혀 못하겠지요? 이야기에서 변화가 너무 많으면 독자들은 대체 어떤 맥락을 따라 이야기를 읽어야 할지 혼란스럽게 됩니다. p.114


단편은 시간을 정해두고 그 시간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에피소드를 쓰라 하고, 장편은 여러 에피소드를 유기적으로 엮으라 한다. 혼란하게 쓰는 것보다 밋밋한 게 낫다는 작가의 말에 동의를 한다. 밋밋한 이야기를 쓰다가 살짝 변화를 주는 연습이 필요하다.



작업을 하고 있으니 오래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는데 12시가 넘어가자 회사 사람들, 동호회 분들, 연인들, 가족들이 조금씩 유입되었다.

가족으로 온 일행은 조용히 책을 읽다가 아이가 책을 뽑아오자 읽어주기 시작한다. 책을 읽는 소리가 자판소리에 묻힐까 조용히 치게 된다.


인물에 성격을 부여하는 일은 작품 구상 초기 단계에서부터 하는 게 좋습니다. 형체만 만들지 마시고 성격도 함께 만드세요. 지인들 가운데 유사한 성격을 가진 사람을 모델로 잡은 뒤 가공해서 씁니다.


예전에 공모전에 냈다가 상을 받은 작품 중에 마음에 들지 않는 현실의 인물을 동화에 녹여낸 적이 있다. 실명을 그대로 쓰려다 살짝 바꿨고 성격은 그대로 썼다. 동화 속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그 아이가 너무 얄미웠다. 내가 설정한 성격인데 말이다. 또 내가 고마움을 느꼈던 사람을 캐릭터로 잡았다. 그 사람이 등장할 땐 문장도 부드러운 느낌이다. 생각보다 즐거운 작업이다. 동화를 쓰는 것은.


문우들도 말한다. 동화를 쓰는 게 힘들어서 고급독자가 되는 게 편할 것 같다고. 이제는 동화를 읽을 때 재미만으로 읽지 않는다. 매의 눈으로 이 상황이 맞을까? 평범한 상황을 좀 더 획기적으로 바꾸면 어떨까? 이런 제목보다 저런 제목은 어떨까? 여러 질문들을 통해 다시 그 작품을 느낀다.


동화를 쓰려는 분들께 이 책은 최고의 작법서일 것이고, 베스트셀러가 될 수밖에 없다.

친절하고, 모든 것을 알려주니까.

아마 조만간 재독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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