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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고독하고 쓸쓸한 그림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세계

by 와이아트


“화가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은 슬프지만 우리를 슬프게 하지는 않는다.”
- 알랭 드 보통·소설가



알랭 드 보통은 「슬픔이 주는 기쁨」이라는 글에서 에드워드 호퍼를 언급한다. 그는 호퍼의 작품이 황량함을 묘사하는 그림이지만, 그림 자체가 황량해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실제로 우리는 슬픈 감정이 들 때 슬픔을 다룬 책을 읽거나 슬픈 노래를 들음으로써 치유를 받곤 한다.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이 슬픔을 다루지만 우리를 슬프게 하지는 않는다는 말도 바로 이러한 의미가 아닐까 한다. 호퍼의 그림 속으로 들어가면 개인이 혼자 감당하던 괴로움과 중압감으로부터 어느 정도 벗어나게 되는 것 같다.


84_31_cropped.jpeg 에드워드 호퍼, A Woman in the Sun, 1961. (출처: 휘트니 미술관)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 1882-1967)는 20세기 초 미국 사회의 모습을 사실적인 회화로 표현한 대표적인 화가로 잘 알려져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가 열린 적이 있어서 대중적으로도 익숙한 이름이다.


호퍼의 그림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당시 미국 뉴욕의 분위기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1920년대 뉴욕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룩하던 시기였다. ‘재즈 시대(Jazz Age)’라고도 불리는 이 시기는 ‘산업화, 도시화, 기계화’로 요약해볼 수 있다.


31_426_cropped.jpeg 에드워드 호퍼, Early Sunday Morning, 1930. (출처: 휘트니 미술관)


당시의 도시인들은 들뜬 사회 분위기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인구도 급격하게 늘어나는 시기였다. 하지만 급격한 사회적 변화의 이면은 늘 존재하기 마련이다. 문명으로부터 느끼는 소외나 빈부 격차에 따른 박탈감, 군중 속의 고독 등을 느끼게 되었다. 특히 1929년 대공황과 1939년 발발한 제2차 세계대전은 사회적 분위기를 다시금 침체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은 그 시대 현대인이 겪고 있는 복잡다단한 감정을 잘 대변하는 것이었다. 호퍼는 적막만이 감도는 뉴욕의 풍경과 그 밖의 고독한 시골 풍경들을 화면에 담았는데. 이를 통해 현대인의 ‘소외’와 ‘고독’을 표현한다.


호퍼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을 함께 감상해보자. 호퍼가 계속해서 탐구해오던 ‘소외’와 ‘고독’이라는 주제를 집약시킨 작품이다. 밤새 영업하는 한 레스토랑을 묘사한 이 그림은 현대 도시인의 삶과 심리적 불안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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