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의 하루

25년 봄. 기록.

by 재즈트리


매일이 전쟁이다.

곧게 직선으로 뚫린 넓은 길이 있음에도

내 눈과 마음을 사로잡은 표지판이 보이면 커브를 틀어 다른 길로 들어선다.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움이 무궁무진하게 펼쳐진다.

정신이 팔려 몰입하다 시계를 보면 금세 몇 시간이 지나있음을 깨닫는다.

다시 일을 시작한다.

직업을 삼아 전문적으로 하다 보면 지루함은 피할 수 없는 인연이다.

내 의식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여 오늘의 지루함을 이겨 냈다면

그것은 내일의 집중력과 인내를 끌어다 쓴 것이라 할 수 있다.

다음 날은 더 지독한 전쟁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나 휴식 시간을 갖지 않고 일을 할 경우 더 심하다.

번아웃은 남의 말이 아니다.

과장이 아니고 매일매일이 번아웃이 찾아올 수도 있다.

그런 날엔 충동적인 행동을 할 확률이 더 높아진다.

내 주변을 가득 채운 자극적인 많은 것들이 나를 끌어당긴다.

핸드폰 안에서 끊임없이 내려가는 자극적인 스크롤,

식사나 간식의 폭식, 영화, 취미로 키우는

식물에 쏟아지는 지나친 관심, 중요하지 않은 물건 정리 등등

그간의 지루함을 보상이라도 하듯 자극과 쾌락의 바다에서 허우적 된다.

정신을 차렸다면 그건 하루가 다 지나가 있다는 뜻이고

지나간 허망의 하루에 우울해할 차례이며 나를 비난한 차례가 되었다는 뜻이다.

너울거리는 폭풍의 바다에서 충동의 거센 바람에

이리저리 물결이 요동치듯 하루의 에너지가 그렇게 흘러간다.

내일은 또 어떤 충동이 나를 막아서려 할까.

내일은 또 어떤 회피가 기다리고 있을까.

사실 내일을 생각한다면 이런 하루는 반복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저 내일이란 단어는 막막함과 허망함으로

뿌옇게 흐린 무의미한 오늘 하루의 연장이라는 확신 속이라는 말밖엔.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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