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이라는 무기>
2. 나의 외로움은 다른 사람의 감동이 된다.
나는 그림을 좋아한다. 병원이나 관공서, 백화점, 까페등에 걸려있는 그림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거리의 벽화도 좋다. 기회가 되면 전시회를 자주 가보려 한다. 몇 달 전에 집 근처에서 코리아 아트쇼가 열렸다.
이미 입구에서부터 설렌다. 소개팅 상대방을 만나러 들어가는 듯하다. 한 발 들여다놓는 순간 거대한 NFT 작품이 천장과 벽의 경계를 허물고 담쟁이 넝쿨마냥 흐드려져 장관이다.
그림은 감탄과 벅찬 환희를 주고 가끔은 가슴을 쥐어뜯고 싶은 슬픔도 느껴게 한다. 나도 모르게 꺼이꺼이 울고 싶은 순간도 있다.
그림 앞에 서면 작가가 외로움을 끌어안고 버틴 시간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번데기가 나비가 되기 위해 홀로 긴 시간을 메달려 견뎌내듯이 말이다. 모든 버티는것들은 외로울 수 밖에 없다. 한땀 한땀 땀으로 새겨진 작품은 경건하기까지 하다. 작품을 통해 서로의 외로움을 바라봐준다. 나의 외로움에 손을 내밀어준다. 나도 모르게 손을 내민다.
며칠 전엔 주말에 잠깐 홍대 놀이터에 갔다가 눈이 불편해보이는 화가의 그림을 샀다. 버려진 나무토막에 그림을 그려놓았다. 그녀의 외로움을 사버렸다. 작품에 새겨진 그녀의 외로움은 다른 어떤 것과도 대체불가이며 오직 하나이기 때문이다. 모름지기 각자의 외로움은 각자만이 느끼는 특별함이다. 다른 사람의 외로움에 내 취향이라는 것이 있는 것도 참 설렌다.
“힘들게 그리셨을텐데 뭔가 죄송한 느낌이 드네요.,”
그녀는 그림값을 선뜻 깎아주고 작은 그림 선물까지 준다.
“오히려 감사하죠. 저의 그림을 알아봐주셔서요.”
외로운 골방에서 탄생한 그녀의 멋진 그림은 나의 감동이 되었다.
나또한 나만의 외로움으로 누군가에게 감동을 준 적이 있다. 외로울 때 산책을 했고 그 외로움이 노래가 되었다. “걷다”라는 곡이다. 나의 노래가 힘이 되고 감동이었다는 20대 여성의 댓글이 내 노래 밑에 달렸다.
외롭다는 것은 곧 누군가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서로의 외로움이 서로를 알아봐주고 특별해지는 순간 우리는 감동하게 된다. 나의 외로움은 다른 사람의 감동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