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도착하길
간병의 여정이 끝나고 나면, 많은 보호자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감정은 안도감이 아니라 후회와 죄책감이다.
나 역시 엄마가 호스피스 병원에 입원하기 전날, 마지막일지 모르는 엄마의 목욕을 시켜드리는데 엄마는 몸이 힘드셨는지, 아니면 병원에 가기 싫으셨는지 화를 내셨다.
이미 지쳐 있던 나도 결국 참지 못하고, 엄마에게 처음으로 짜증을 내버렸다.
“왜 이렇게 힘들게 해, 나도 힘들어 죽겠는데.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왜 잘 참다가 하필이면 엄마랑 헤어지긴 전날 밤 그 말을 참지 못했을까...’
‘엄마의 힘든 몸 상태를 조금 더 신경 썼더라면...’
‘아빠를 단 하루라도 내 손으로 돌봐드렸다면,,,’
‘아빠가 요양원에 가시기 전날 마지막 식사를 잘 차려 드렸어야 했는데...’
이런 생각들은 엄마와 아빠가 돌아가신 뒤에도 끝없이 내 마음을 괴롭혔다.
하지만 사실 보호자라면 누구나 완벽할 수 없다.
하루하루 쌓이는 피로와 감정 속에서 우리는 인간적으로 반응할 수밖에 없고, 때로는 지치고 화내고, 심지어 환자에게 서운한 마음을 갖기도 한다.
그것은 당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만큼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간병의 시간 속에서 이미 당신은 할 수 있는 한 많은 것을 했다.
때로는 지쳐 잠시 외면하기도 했지만, 결국 곁에 있었고 끝까지 함께했다.
그 사실만으로도 충분하다.
죄책감은 ‘더 잘했어야 했는데’라는 마음에서 비롯되지만, 그 마음을 붙잡을수록 나도, 그리고 환자도 자유로워지지 못한다.
이제는 내려놓아도 된다.
“나는 부족한 보호자가 아니었다. 있는 힘껏, 있는 마음껏 사랑했다.”
이 고백을 스스로에게 들려주길 바란다.
죄책감을 내려놓을 때, 그 자리는 후회가 아닌 따뜻한 기억과 사랑으로 채워질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