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사랑

가벼운 마음을 읽고

by Chloe J

우리는 얼마나 가벼워질 수 있을까?


수천년을 한자리에 있던 산, 돌, 나무... 자연은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 길어야 한 세기 겨우사는 우리는 보통 자신보다 몇십 배나 많은 소유물을 갖고 있다. 스스로가 갖고 있는 소유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알지도 못하면서 쌓아만 간다. 4년마다 이사를 다녔다. 주기적으로 가질 것인가를 선택하는 삶을 살아왔다. 그런데도 가끔 이사 온 그대로 봉투에 담겨 4년 동안 한 번도 쓰이지 못한 꾸러미를 마주하곤 한다. 우리는 이런 온갖 잡동사니와 추억과 애정의 물건 속에서 가족과 함께 살아간다. 우리를 가볍게 하지 못하는 건 비단 물건뿐만은 아니다.


가족은 우리에게 가벼움일까? 집은?

가족은 사회의 산물이라기보다는 신의 발명품이다. 장난꾸러기 신은 모두에게 각자의 역할을 단번에 정해 줬을 것이다.


원한적 없이 부여받은 생명과 더불어 우리는 가족을 얻게 되었다. 가족, 부모가 없다면 목숨을 이어가기 힘들다. 가족은 생명을 유지하는 수단으로의 이용이 끝나고 편안함의 원천이 되어준다. 편안함은 자유의 족쇄이기도 하다. 가족은 서로에게 힘이고 평온이며 족쇄가 된다. 강제로 떼어내더라도 마음속 어느 구석엔가 결국 끈하나를 남기는...


"가벼운 마음"속 주인공 뤼시를 통해 크리스티앙 보뱅은 깃털처럼 가벼운 삶을 말하고 있다. 그녀의 가벼움은 이름까지 벗어던질 때 가능했다. 가출, 가명, 이혼으로 그녀는 가벼워져 보였다. 이 세단어가 나에게 가장 어색하고 자극적인 단어여서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뤼시는 가족 속에 있을 때도, 결혼해 있을 때도, 신에게 부여받은 뤼시로 살 때도 가벼운 마음, 즉 자유로웠다.

가벼움은 어디에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벼움이 믿을 수 없을 만큼 드물고 희박해서 찾기 힘들다면, 그 까닭은 어디에나 있는 것을 단순하게 받아들이는 기술이 우리에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가볍고, 사소하고 지금 곁에 있는 그것에 가벼운 마음이 있다. 바람과 사랑이 드나드는 통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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