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 누구를 위해서 하는 것일까? 미니멀에 정답이 있을까?
물건을 한창 비울 때가 있었다. 책에서 본 대로, 나도 아무것도 없는 집에 살고 싶었다. 하지만 보여주기식 미니멀을 하는 것은 가짜다. 누구나 사는 방식이 다르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두는 것이 다르기에 나는 나만의 미니멀라이프를 꿈꾼다.
스스로를 ‘희생의 아이콘’이라 칭하며 고통 속에 살았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애쓰며 살았고 내가 노력하면 내 주변도 바뀔 줄 알았다. 여전히 많은 것들을 혼자서 해결하지만 바뀌지 않는 것들에 대해 집착하지 않기로 했다.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내 잘못이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하는 일들이 잘못된 것이 아니므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는 결론이 났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잘못도 아니라는 생각을 하려고 노력한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이 괴롭다면 함께 사는 가족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가족에서 밖으로 나와야 한다. 그럴 수 없다면 상대방은 나와 다르며 바꿀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나를 위한 미니멀
미니멀라이프는 나를 위해서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다. 가족들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는 나보다는 내가 행복하고 편하기 위해서 미니멀라이프를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혹시나 내가 남들보다 깨끗하고 부지런하며 더 옳은 것처럼 거만하게 굴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았다.
비싼 물건을 사서 아껴 사용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싼 물건을 그때그때 잘 구입해 쓰는 사람도 있다. 넓은 집에서 구석구석 잘 수납해 놓고 사는 것이 편한 사람이 있고, 좁은 공간이 관리하기 편해서 더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가계부를 쓰지도 않고 돈자체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있지만 관리하고 기록하는 것이 좋아 매번 따져보는 이도 있다. 무소유를 예찬하는 사람이 있고, 편리한 물건들을 들여 내가 편한 것을 우선으로 삼는 사람도 있다.
내가 집안일하기 편하려고, 내 마음이 평온해지기 위해서 미니멀을 하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나와 마음이 같지는 않다. 주변이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가족에게 압박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함께 살기 위해서는 배려와 소통이 필요하다. 남들에게 인정받으려고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남과 비교하는 것은 나를 초라하게 만든다
나는 대체 누구와 경쟁하면서 살고 있는가. 남과 나를 비교하면 한도 끝도 없다. 비교는 나를 넘어 가족까지 확대될 수도 있다. 집, 차, 명품백, 외모, 연봉… 세상에는 나보다 나은 상황에서 편하게 사는 사람이 많아 보일 때가 있다. 남과 나를 비교하는 일이 나를 갉아먹는 것이라는 것을 안다. 비교하면 자신감이 없어지고, 남 탓을 하게 되고, 원망이 늘어난다.
내가 목표로 하는 것이 있다면 비교할 대상은 바로 나 자신이다. 이루고자 하는 일이 있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면 나 자신과 경쟁한다. 물 흐르듯 편안하게 산다면 이것도 필요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배움을 얻고 글을 쓰는 일들을 목표로 삼았기 때문에 나약해질 때마다 나와 경쟁한다.
과거의 나, 어제의 나보다 더 나은 내가 되려고 노력한다. 과거의 나는 짐이 많고 정리가 안 되어 있는 집에 살았는데 지금은 그보다 깔끔해졌다. 가구 한 점 없는 유명 유튜버의 집을 보고 비교하면서 주눅이 들 필요가 없다.
어제의 나보다 비움을 실천한 나는 더 적은 짐을 가지고 가볍게 살아간다. 과거의 나는 남들을 원망했다면 오늘의 나는 글을 쓰면서 내 마음을 다스리고 독서를 통해 치유한다. 작은 지식을 하나라도 더 알게 되었고, 그렇게 목표에 다가가고 있다.
“남과 비교하면 ‘조건’에 주목하게 돼 불행하지만 ‘어제의 나’와 비교하면 ‘성장’에 주목하게 돼 뿌듯해져요. 내 마음 바깥에 머물던 나의 관심을 내 마음속으로 되돌릴 수 있거든요. 어제의 나보다 모든 면에서 나아지겠다는 건 결코 낮은 목표가 아니에요. 매우 높은 목표죠.”
박성혁, 『이토록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순간』
나를 잘 알고 있는 것은 바로 나 자산이다. 나를 잘 알기 때문에 내 상태를 누구보다도 잘 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어떤 모습이 되고 싶은지 파악할 수 있다. 남이 아닌 나를 생각하는 마음이 나를 성장시킬 것이다. 그러니 집착과 비교를 내려놓고 나를 위한 미니멀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