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고 강조하는 것이 일상이다. 나는 평범한 일상에서 오는 평온함과 별거 없음을 좋아한다. 일상의 가치는 나에게 큰 힘이자 삶의 원동력이다.
몸이 아프지 않고 컨디션이 좋은 상태가 나를 편안하게 만든다. 어린 나이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그저 당연했던 일들이 이제는 행운과도 같다는 것을 안다. 가족들 몸에 이상이 없는 날이 가장 행복한 날이며 모든 것이 다 잘 흘러가고 있다는 안심이 된다.
매일 날씨가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이제 계절이 바뀌었구나. 오늘은 날이 흐리네… 햇살이 쨍쨍한 날엔 침구를 세탁하는 날이다. 비가 오는 날에는 도서관에 가는 것을 미룬다. 아침 일찍부터 배가 너무 고파 밥을 찾는 날엔 냉장고에 있는 반찬을 성의 없이 비벼 먹었는데도 맛있다. 어떤 날은 아침부터 진하고 달콤한 음식이 당기고 그런 날은 어김없이 호르몬의 지배를 받는 날이다.
가족들이 아직 집을 나가지도 않은 시간부터 분주하게 집안일을 시작하는 날도 있다. 아무런 망설임 없이 일찍 집안일을 마친 날이면 깔끔한 공간을 보면서 흐뭇함을 느낀다. 어떤 날은 아무것도 하기가 싫고 혼자 어디로 떠나고 싶다. 장을 보러 가는 날, 도서관 가는 날도 있다. 외출을 하는 날은 특별한 날이다.
나는 일어나는 시간도 자는 시간도 정해져 있지 않다. 다만 알람을 맞추지 않아도 항상 비슷한 시간에 잠을 자고 일어난다. 잠은 일찍 자는 편이고 새벽에 일찍 일어난다. 내가 해야 할 일들은 정해져 있지만 하나씩 추가되거나 빠지기도 한다. 직장을 다니지 않아 따분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나는 묵묵히 내가 할 일들을 하면서 살고 있다.
7시가 되면 가족을 깨우고 아침식사를 준비한다. 주로 가족들이 외출을 하면 집안일을 시작한다. 청소기를 밀고,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한다. 어떤 날은 걸레질을 추가하고, 베란다 청소를 하는 날도 있다. 행주를 삶거나 거울을 닦기도 하고, 냉장고 정리를 하는 날도 있다. 매일 하는 집안일이지만 지겹거나 곤란하지 않다. 그냥 충실하게 할 일들을 한다. 모아둔 재활용을 싹 비우고 빈 세탁실 공간을 보니 기분이 좋다. 깨끗한 책상에 앉아 책을 보면 너무 행복하다.
남들이 보기에는 똑같은 일상일 지도 모른다. 집에서의 생활은 큰 사건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편이다. 단순하거나 반복적인 일이 많다. 하지만 나는 지금 상황을 받아들여 현재에 충실히 하려 한다. 나의 일상은 똑같지 않고 매일 설레며 새롭다. 오늘은 특별히 편안한 날이 되었으면 한다.
나와 가족에게 이렇다 할 특별한 일이 없는 하루를 좋아한다. 자기 전 누워 오늘도 무슨 일 없이 무탈하게 지나가서 감사하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내가 살아가는 일상이 너무 소중하다. 별다른 일이 없어도 재미있고 즐겁다. 오히려 별일이 있으면 복잡할 것 같다. 일상의 소중함을 알고 나의 일상에 최선을 다한다. 일상의 가치를 깨닫는 순간 행복이 밀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