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재이 Apr 21. 2022

미니멀라이프와 소비습관



 물건을 사기 전 생각한다. 절대 충동구매는 하지 않겠다. 절약하는 것이 따로 없다. 돈을 쓰지 않는 것이 사실은 가장 큰 절약이다. 물건을 살 때는 이 물건이 필요한지 여러 번 생각한다. 생각하면 알게 된다.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은 굳이 살 필요가 없다.



 무언가 사야 할 것 같고 이유를 불문하고 사고 싶을 때가 있다. 빅세일을 하고 온 세상이 물건을 사라고 종용할 때 평정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 물욕의 파도가 밀려왔을 때 이리저리 구경하면서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곤 한다. 그러다가 고뇌의 흔적은 다음날 냉소적인 미소로 돌아온다. 필요 없는데?



 사고 싶은 것과 사야 할 것을 잘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후회가 없다. 그동안 필요 없는 물건을 정리하면서 뼈아픈 후회를 많이 겪었다. 반복적인 후회를 하면서 살기보다는 좀 더 만족스러운 삶을 살기로 했다. 진심으로 절약이 간절할 때는 꼭 필요한 물건인지 열 번 정도는 생각해 본다는 마음이 필요하다. 절대로 물건을 쉽게 들이지 않는다.



 1년 동안 옷을 사지 말아야지. 화장대 서랍에 있는 샘플들을 다 쓸 때까지 화장품을 안 사야지. 냉장고 속을 다 파먹을 때까지 장을 보지 않을 거야. 한 달에 무지출하는 날을 더 많이 늘려야지… 야무지게 의지가 불타오를 때가 있다. 의지가 쉽게 무너져 내리지 않도록 물건을 사기 전에 다짐한다. 







장보기 습관을 미루다



 사고 싶은 물건이 생길 때마다 장을 본다면 큰일이 난다. 우리 집 냉장고와 수납공간은 가득 차 포화상태가 될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돈을 매일 쓰던 시절이 있었다. 그 금액은 크지 않았지만 돈을 야금야금 쓰고는 돈이 없다며 한탄했다.



 매일 편의점에 습관적으로 들른다면 나중에 생각보다 많은 돈을 쓴 것을 후회할 것이다. 잠깐의 호기심으로 계획에 없던 소비를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소비제한이 어려운 사람은 매일 1만 원으로 생활하는 방식도 보았다. 하지만 굳이 돈을 쓸 필요가 있을까?



 나는 습관적으로 장을 보던 습관을 미루기로 했다. 매일 무언가 필요한 물건이 생기지만 당장 급한 것이 아니면 그냥 넘어간다. 그러면 또 없는 대로 그럭저럭 잘 살아진다.



 꼭 파스타에 페퍼론치노를 넣지 않아도 괜찮다. 카레를 만드는데 감자가 없어 고구마를 넣어 보았는데 가족들이 오히려 더 잘 먹었다. 김밥은 그냥 있는 재료로 대충 싼다.



 아무리 파먹어 보아도 냉장고를 비우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냉장고 정리를 하면서 벽돌처럼 굳은 식재료를 버려보면 알 수 있다. 있는 것을 다 먹고 장을 보자고 다짐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재고정리를 자주 한다.



 장바구니를 들고 나설 때는 주로 야채가 다 떨어져 갈 때이다. 야채는 또 한꺼번에 많이 사면 안 된다. 다만 모든 재료를 다 가지고 요리하려는 생각은 버린다. 냉장고 속의 재료를 생각해서 어울릴 만한 재료를 구입한다. 무심코 돈을 쓰지 않으면 돈이 모인다.







돈이 있어도 쓰지 않는다



 우리는 늘 소비를 조장하고 광고가 넘쳐나는 사회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이미 많은 물건들을 소유하고 있기에 얼마든지 돈을 쓰지 않고 생활하는 것이 가능하다. 필요한 물건만 소비한다는 기준을 정하고 돈을 쓴다면 과소비하지 않고 생활할 수 있다.



 필요한 물건이라면 이미 차고 넘치게 소유하고 있다.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면서 나의 ‘과잉’에 대해 알게 되었다. 내가 어떤 물건을 얼마나 소유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물건을 너무 많이 가지고 있었다.



 뿐만 아니다. 물건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돈을 써야 할 목록도 간단하게 줄어들었다. 매번 돈을 쓰지 않고도 생활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허무한 마음을 채우기 위해서 돈을 쓰지 않는다. 예뻐 보이고 할인을 한다고 해서 다 살 필요가 없다. 그저 쇼핑을 통해서 무언가 채우고 싶었던 감정이었다는 것을 안다. 물건을 사서 택배박스를 뜯는 그 순간까지의 감정을 위해 사치하지 않는다.



 습관처럼 돈을 쓰는 것도 멈추었다. 큰돈이 아니라서 미처 알지 못했다. 편의점과 다이소에서 무심코 샀던 적은 금액들도 모아보면 제법 큰돈이 된다. 딱히 살 필요가 없는데도 돈을 써왔고, 잘 의식하지 못했다.



 돈을 쓰지 않도록 소비습관을 간단하게 바꾸었다. 필요하면 사고 필요하지 않으면 사지 않는다. 물건을 미리 쟁이지도 않고 여분이 있는 물건은 생필품 정도이다. 남들 눈을 의식한 사치와 과소비는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돈돈거리면서 절약만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질 좋은 식재료를 사는데 기꺼이 비용을 지불한다. 좀 더 나은 환경에 살기 위해 대출을 해서 이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더 이상 허투루 돈을 쓰지 않는다. 돈이 없어서 못 쓰는 것이 아니라 돈을 안 쓰는 것이 가능하도록 노력한다.








이전 03화 잘 버리는 여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