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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미니멀리즘인가

by 이재이 Mar 12. 2025



 왜 나는 미니멀리즘이라는 사조에 깊은 영향을 받았을까. 여러 해 전에 나는 복잡하고 답답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집안에는 잡동사니들이 너무 많아 생활할 공간이 부족했고, 시간에 쫓겨 항상 피곤하고 바쁜 하루하루를 보냈다. 함께 사는 가족들에게 불만이 많았고 혼자서 처리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면서 불평했다. 시간이 없으니 내가 하고 싶은 것과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늘 화가 많이 난 상태로 허둥대다가 여기저기 몸도 자주 아팠다.




 삶을 단순화하고 본질을 찾아보자는 사고방식은 나에게 획기적으로 다가왔다. 미니멀리즘에 관련된 책을 읽고 큰 변화가 일어났다. 나의 인식체계도 많이 바뀌었다. 과거의 나는 내 삶에서 들러리였다면 내가 주인공인 삶을 살고자 했다. 




 미니멀리즘이라는 것이 단순히 물건을 줄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나의 삶 전반에 걸쳐 큰 의미가 되었다. 먼저 실천한 것은 물건의 가짓수를 줄이는 것이었다. 비좁고 불편하기만 했던 집생활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사를 간 것도 아닌데 단순히 짐을 줄였다는 이유만으로 아주 편리해졌다. 물건이 줄어드니 물건을 관리하면서 써야 했던 에너지가 사라졌다. 청소하기가 편해졌으며 먼지가 덜 생기고 치우는 데 걸리는 시간도 훨씬 짧아져서 여러모로 좋았다.




 시간과 에너지를 아껴 나에게 집중하게 된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이를 제법 먹은 뒤에나 알게 되었다. 바삐 살았을 때는 그런 것을 알 시간 같은 것은 없었다. 내면에 귀를 기울이게 되자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돈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 끊임없이 소비했던 나의 경제생활이 잘못된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이미 많은 물건들로 포화상태인 집에는 더 이상 새로 사야 할 물건이라는 것이 없었다. 광고에 찌들어서 정작 사야 할 이유가 없는 데도 무분별하게 소비를 했던 소비습관을 반성했다. 물건뿐만이 아니라 모든 면에서 꼭 돈을 써야지만 되는 건 아니었다. 각종 경험도 학습도 돈이 꼭 많이 들지 않고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았다. 




 물건을 사는 것도 꼼꼼히 따져서 필요에 의해 사려고 노력한다. 광고와 상술에 휘둘려 과도한 물질주의의 희생자가 되는 것이 싫었다. 소비를 감정이라고 한다. 내가 조절하지 못하는 소비란 잘못된 것이다. 요즘은 물건을 사는 것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한다. 단순히 사고 싶다는 욕구가 아니라 필요에 의한 소비가 필요하다. 그래야지만 그 물건을 오래도록 아껴서 잘 사용할 수 있다. 




 말도 줄이고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았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기에 혼자서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나는 내향적인 면과 외향인의 면모가 반쯤 섞인 성향인데 차츰 불필요한 말과 관계에서 오는 피로감을 줄이고자 하였다. 특히 말은 하고 나서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쓸데없는 말을 줄이고 말보다는 행동을 직접 실천하고자 노력한다. 나에게 스트레스만 주는 사람과는 최대한 멀리 떨어진다. 




브런치 글 이미지 2





 건강하려면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는 것도 좋지만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을 멀리해야 한다. 몸이 자주 아프고 특히 소화가 잘 안 되어 문제였다. 하지만 스스로 이미 답을 알고 있었다. 첨가물이 들지 않고 간단한 식재료를 이용해 식사를 하면 해결될 일이다. 가공식품과 밀가루, 당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을 줄여야만 한다. 




 필요 없는 것을 줄이고 안 좋은 것을 멀리한다면 본질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다. 너무 많아서 과잉이 되는 것은 오히려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필요 없는 것들을 가지치기하듯이 잘라내고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는 시간이 중요하다. 필요 없는 것들을 하나씩 제거하다 보면 점차 나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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