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당연필 #11

by rainon 김승진

바라보다, 잠기다, 녹아들다.


내가 작아질수록

더 커지는 너.


깊은 투명함, 그 끝을

알고 안고 싶어서


작아지고 작아지다

기꺼이 너에게 녹으리.


안과 밖의 연결고리


머리가 뱉고 마음이 쏟아

손 끝으로 흐르는 조각들,

주워 모으고 골라서 담는다.


보이지 않는 것들

보여 주려

안에 숨은 것들

밖으로 펼쳐 내려


손가락이 두들기는 아픔마저

경쾌한 리듬으로 즐겼을


오늘 하루도, 너

참 수고 많았다.


일요일인데... 미안쿠나.

이제라도 좀 쉬렴.

내일 아침 만나자.


미용실에서 2


'자라남'은 잘못 아닌데

'자라고 남음'이 무슨 죄라고...


한 뿌리에서

네 아래로 생겨나 기뻤을

한 몸과의

예정됐던 작별

아프겠지만...


삶을 허락받은 모두가

다 그러하니

혼자 슬플 일 아니야.


...... 잘 가라. 어쩌면...

다른 모습으로 다시 만날 거야.


바로 지금... 이어야 하는 이유


파리는 끝내

들어가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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