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캥거루족 자녀의 문제점과 대처법

독립하지 못한 성인 자녀가 있다면

by 오로라

캥거루족은 한국 사회에서 자주 거론되는 세대 현상인데, 이를 심리학적 관점에서 설명해드릴게요.


우선 캥거루족은 성인이 되었음에도 경제적·정서적으로 부모에게 독립하지 못한 자녀를 일컫는 말입니다. 호주 캥거루 새끼가 어미 주머니에 들어가 있듯이 여전히 부모의 보호와 지원에 의존하는 모습에서 나온 표현이에요. 최근엔 20~30대뿐 아니라 취업과 결혼을 미루면서 40대까지 부모와 함께 사는 경우까지 포함합니다.


왜 사회적 문제가 되는지 살펴봅시다.


첫째, 독립성의 지연

심리학적으로 성인은 자율성과 자기효능감을 확립해야 하는 시기인데, 부모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면 이를 충분히 발달시키지 못합니다.


자기결정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에 따르면, 인간은 자율성·유능성·관계성을 기본 욕구로 가지는데, 캥거루족은 자율성 발달이 지체되어 성인임에도 자기 주도적 삶을 살기 어렵습니다.


둘째, 상호 의존과 갈등

성인 자녀를 계속 부양하는 부모라면 경제적 부담과 심리적 피로를 겪습니다. 자녀도 부모의 지원으로 간섭과 통제에 대한 갈등을 지속해서 경험하게 되죠. 이로 인해 가족 내 긴장이 높아지고, 갈등이 생기며, 부모 자녀 관계가 애착과 신뢰보단 구속과 통제로 변질할 위험이 있습니다.


셋째, 세대 간 불균형

캥거루족이 많아지면 부모 세대는 은퇴 후에도 자녀 부양을 이어가느라 노후 준비가 부족해집니다. 청년 세대는 독립이 지연되면서 경제활동, 결혼, 출산과 같은 사회적 역할 수행이 늦어져 사회 전체의 활력 저하와 사회구성원의 생산이란 인구 문제까지 초래합니다.




캥거루족은 단순히 “부모와 함께 사는 성인 자녀”라는 의미를 넘어서, 개인의 심리적 성장 지연으로 자녀가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지 못 하게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자기 정체성 확립이 늦어지고, 자존감 저하와 심리적 미성숙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실천할 수 있는 심리적 대처 전략 3가지를 정리해드릴게요.


첫째, 경제적·심리적 경계 설정(부모와 자녀 모두)

부모와 자녀 모두 조건 없는 지원보다 지원의 조건과 기간을 명확히 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부모가 자녀에게 “취업 준비 2년 동안만 생활비 중 일부 지원을 하고 이후는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자녀가 경제적 독립이 안 된 시기라도 집안일이나 부모 돌봄 같은 역할 분담을 통해 ‘무조건 의존’라기 보다 상호 책임 관계임을 인식하도록 합니다. 이는 경계를 명확히 해서 자녀의 심리적 독립성을 강화하고 부모 자녀 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둘째, 점진적 독립 경험 쌓기 (자녀)

자녀가 완전한 독립이 어렵다면, 작은 영역에서부터 자율성을 확대하는 훈련을 하도록 합니다.

예를 들면, 경제 관리를 위해 자녀 스스로 예산을 세우고, 생활비 마련을 위해 시간제 일자리라도 구하도록 합니다. 자취 생활이나 단기 근로와 같은 독립적 경험을 통해 스스로 해볼 수 있다는 자기효능감을 키워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는 자녀로 하여금 자율성과 유능성을 충족할 때까지 내적 동기를 강화해 성인으로서 진정한 독립으로 이어지게 합니다.


셋째, 부모 자녀 관계에서 ‘성인 대 성인’ 관계로 전환 (부모)

부모는 자녀를 ‘보호해야 할 아이’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개인 주장과 의견을 가진 성인으로 존중해야 합니다. 자녀 역시 부모의 지원을 당연시하지 말고, 부모의 감정과 노후 준비까지 고려하는 상호 존중의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이는 부모와 자녀가 친밀감을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녀 스스로 정체감 확립을 통해 독립된 성인으로 살아가야 함을 인정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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