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와 있을 때 편안한지 떠올려보세요
나이가 들수록 신체적, 정신적 에너지 수준이 낮아진다. 그래서 한정된 자원으로 소비하듯이 인간 관계도 편안함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중년에서 노년에 이르면 활동량이 줄고 움직임도 둔해진다. 자연스럽게 하루에 만나는 사람의 숫자도 이전보다 줄어든다.
오늘 하루 몇 명의 사람을 만났는지 떠올려 보라.
만약, 외출하지 않았다면 누군가는 한 명도 만나지 않았을 수 있다. 특히, 1인 가구처럼 평상시에도 혼자 지내는 사람이라면 여러 날 동안 그럴지도 모른다.
중년기쯤 되면 자녀 대부분은 성인이다. 함께 살더라도 학업과 직장생활로 제한된 시간만 대면하는 예가 많다. 일부는 따로 지내기 쉽다. 부부라도 사정이 있다면 주말에만 만나거나 따로 지낼 수 있다. 가까웠던 가족이라고 해도 지속해서 함께 지낼 수 없는 시간이 생길 수 있다. 중년 이후 가족들과 떨어져 사는 일은 더 자주 찾아 올 수 있다. 환경의 변화는 인간관계의 변화로 이어지기 쉽다.
좋은 인간관계는 중요하지만 나이들수록 차츰 관계의 폭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그래서 관계는 더 소중하다. 활동량이 줄어드는 사람이라면 인간관계는 보다 편안한 사람과 유지하는 편이 좋다. 특히, 은퇴 후 시기라면 더 그렇다.
자기 스스로 편안하다고 느끼는 사람과 소중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정신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반대로 말하면 불편한 관계에 있는 사람과 있는 것은 스트레스다. 그래서 가족일지라도 불편해지면 떨어져 지내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 그 편이 함께 보면서 갈등을 겪는 것보다 낫기 때문이다.
TV에 가끔씩 나오는 방송인 중에서도 중년 이후 부부가 졸혼했다거나 각거(각자 거주)한다고 밝히는 예가 있다. 부부관계는 유지하지만 서로 각자가 좋아하는 취미나 활동을 위해 따로 사는 것이다. 서로의 시간을 존중하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어 보인다. 남은 시간을 서로 낭비하지 않으려는 선택 중 하나가 아닐까?
힘든 인간관계로 인생의 시간을 낭비하면 다른 일보다 감정 소모가 많아진다. 자연스럽게 스트레스가 높아지고 삶의 질도 낮아진다. 따라서 그런 선택을 해서라도 서로의 시간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생각된다.
자녀교육이나 가족 부양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기라면 정신적 자유를 느낄 수 있는 편안한 사람과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부분 중년 이후 시기가 될 것이다.
중년기에 가족 보다 어린 시절이나 지난 날 함께 어울렸던 친구나 동료들을 다시 만나는 예가 있다. 막연히 옛 시절을 떠올리며 편할 것이라 믿었다가 다른 환경 속에서 살아 온 시간으로 오히려 불편함만 확인하기도 한다. 간혹 한 두번의 동창모임에서 친밀하다고 느껴 속얘기를 터놓았다가 멀어지는 기분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마도 살아 온 환경의 차이에서 느끼는 새로운 관계 때문일 것이다. 이후로 친한 친구가 아닌 다른 관계로 변한 것을 인식하기 쉽다. 누군가에겐 어쩌면 이웃으로 오랫동안 얼굴을 본 동네 사람이 더 친밀할 수도 있다. 혹은 자녀의 친구 엄마나 아빠와 같이 비슷한 경험을 공유해온 학부모가 훨씬 편한 사이일지도 모르겠다. 저마다 편안한 사람은 다르다.
만약, 누군가 만났을 때, 혹은 대화를 나눴을 때 점점 불편해지는 감정을 느낀다면 멀리해도 된다. 더 나아가 마음이 편안하지 않다면 이후 관계를 정리해도 된다.
중년기 이후엔 인간 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단 편안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마음에 없는 여러 모임에서 군중처럼 있는 것보단 소수라도 서로 마음 편하게 만날 수 있는 편이 낫다. 그런 상대와만 관계를 유지하는 편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인생 2막의 시간을 새롭게 써 내려가듯 인간관계 역시 다시 한 번 재정리해도 좋은 시가가 바로 중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