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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철 Jan 24. 2022

‘리액션’의 차이가 면접의 승패를 가른다.

면접관이 풀어놓는 '면접의 속살'-22

 면접은 지원자와 면접관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다. 당연히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느냐에 따라 지원자에 대한 이미지나 평가가 달라진다. 그런데 면접이라는 커뮤니케이션에서 당락을 결정짓는 것은 지원자의 ‘말’뿐만이 아니다.


 표정·눈빛·몸짓·손동작 등의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하다.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사람들끼리 서로의 생각이나 느낌 따위의 정보를 주고받는 일이다표정 언어눈빛 언어’ ‘몸짓 언어(보디랭귀지)’라는 말처럼 우리는 종종 비언어적 요소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그래서 비언어적 요소는 말 못지않게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다만 ‘소리 없는 언어’  



 때로는 소리 없는 언어’가 말보다 훨씬 더 강력한 설득과 공감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되기도 한다. 말은 입에서 귀로 흐르고 말지만마음에서 마음으로 흐르는 소리 없는 언어는 진정성 있게 다가와서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소리 없는 언어’도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뜻이다. 면접에서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다음은 면접관 교육 자료의 한 대목이다. “면접관이 지원자를 평가할  흔히 저지르는 실수  하나가 시각 단서 효과(Visual Clue Effect). 말의 내용보다 태도나 동작, 행동 등과 같은 비언어적 시각 단서가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경향 말한다.

 그만큼 비언어적 요소가 면접관의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소리다. 면접관에게는 평가의 오류를 부르는 원인일 수 있지만 지원자 입장에서는 비언어적 요소가 활용하기에 따라서는 나를 뽑게 만드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첫 손을 꼽으라면 단연코 ‘표정(관리)’이다. 우리는 얼굴 표정으로 그 사람의 성격과 품성을 읽는다.

 표정은 사람의 내면을 보여주는 창(窓)과도 같다. 표정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솔직한 속내를 내보인다. 생각이나 감정상태가 고스란히 표정에 묻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사람이 말을 할 때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도 듣는다. 어떻게 보면 표정은 그 자체가 ‘말’인 셈이다.


 당연히 말과 표정이 일치해야 말에 대한 신뢰감도 진다. 목소리로만 말을 할 것이 아니라 그 말을 뒷받침할 수 있는 표정이 따라야 한다는 뜻이다. 때로는 말의 내용보다 그 말을 하는 사람의 표정이 더 커다란 의미로 다가오기도 한다. 사람은 오감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면접에서는 표정 하나에도 진심을 담아 표현해야 한다. 특히 미소는 면접에서 필수적인 덕목이다. “웃으면 복이 와요”라는 말처럼 면접에서는 많이 웃을수록 합격의 길이 가까워진다.

 환하게 웃는 미소는 상대방의 마음을 푸근하게 해 준다. 면접에서도 미소 짓는 지원자가 지치고 피곤한 면접관의 호감을 얻을 수 있다.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활용하라. 이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방식이다”-오프라 윈프리


 특히 은행원·승무원 등 서비스 직종을 희망하는 지원자라면 면접시간 내내 입가에 미소가 가시지 않아야 한다. 면접관들이 밝은 인상과 미소를 가장 중시하기 때문이다. 웃는 모습은 가장 손쉬운 자신감의 표현이고 기업은 자신감 넘치는 지원자를 좋아한다.


 필자도 면접에서 가장 안타까운 순간이 면접시간 내내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일관하는 지원자를 만날 때다.

 표정 하면 떠오르는 지원자가 한 명 있다. 모든 면에서 완벽해 보이는 지원자였다. 아는 것도 많고 품성도 좋아 보이고 입사에 대한 간절함도 느껴졌다. 필자의 눈에는

그야말로 ‘만찢녀(만화를 찢고 나온 여자)’로    비쳤다.

 다만 단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게 화난 듯한 표정이었다. 아니 미소를 지으려고 무던히 애는 썼다. 문제는 입꼬리는 올라 가는데 정작 눈은 웃지를 않으니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오히려 어색하고 불편한 모습이었다는 다.



 안쓰러운 마음에 “면접이라 긴장하신 듯한데 평소에는 잘 웃는 편이시냐?”라고 물었다. “네”라고 말하는 지원자의 얼굴에 화색이 돌더니 구름 사이로 비치는 해처럼 슬쩍슬쩍 옅은 미소가 번졌다.

 하지만 반가운 마음도 잠시, 해맑은 미소는 그때뿐이었다. 대답이 끝나기 무섭게 한없이 밝았던 얼굴이 다시 어두워졌다. 금세 또 예의 굳은 표정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면접이 끝나고 평가를 고민하다가 옆의 면접관에게 의견을 구했는데 마치 못을 박듯 매몰찬 한마디가 돌아왔다. “아! 그 ‘얼음공주’ 요. 그런 직원이 창구에 앉아있으면 고객들도 어려워합니다”


 누누이 말하지만 면접관은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을 뽑는다”는 마음으로 면접을 본다. 동료직원은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되는 사람이다. 일도 잘해야 하지만 주변에 활기찬 기운을 불어넣고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긍정적인 품성인가도 중요하다.


 그러니 앞의 ‘얼음공주’처럼 면접에서 계속 냉랭한 표정으로 일관한 지원자에게 좋은 점수를 주는 면접관은 없을 것이다. 반대로 면접 내내 만면에 ‘살인미소’를 머금은 지원자를 마다하는 면접관이 있을까. 행복한 미소는 보는 사람도 행복하게 만드는 법이다.

 “미소는 마음의 자물쇠를 여는 열쇠와 같다”-영국 영화 ‘미 비포 유’(me before you) 대사 中


 사실 면접에서 미소가 필수라는 것은 지원자들 사이에서 비밀 아닌 비밀이다. 하도 자주 들어서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다.

 하지만 아는 것과 실천은 별개다. 어찌 보면 당연한 미소가 무슨 합격의 비결처럼 느껴질 정도로 긴장한 탓인지 면접에서 자연스러운 미소를 보여주는 지원자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러나 면접관 특히 임원들이 면접관으로 참여하는 최종면접에서는 더욱 밝은 표정과 미소가 중요하다. 지원자의 당락을 정하는 데 결정적인 권한을 가진 기업의 임원들은 대체로 (역량보다는) 인성을 중시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더욱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면접에서 합격을 부르는 환한 웃음

“연구결과에 따르면 면접관들은 아주 환하게 웃는 사람을 선택하는 경향이 많았다. 대부분의 면접위원은 경직된 표정을 한 지원자들의 비슷비슷한 얘기를 하루 종일 지루하게 듣는다. 지친 면접관들에게 예상치 못한 밝은 모습을 보여준 면접자의 경우 독특한 장점으로 뇌리에 박힌다는 것이다- 출처: 한국경제 2019.1.17



 나한테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에게 질문할 때도 마찬가지다. 면접관이 지원자에게 질문을 하고는 대답을 들으면서 혹은 다른 지원자들을 곁눈질로 쳐다보며 고객을 숙이고는 면접시간 내내 무언가를 적는다. 면접에서 흔히 마주치는 익숙한 풍경이다.


 도대체 면접관은 무얼 하는 걸까? 평가의 근기를 적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밝은(어두운) 표정” “미소천사” “화난 듯한(차가운) 인상” “주의 깊게 경청(경청하지 않음)” “논리 정연(횡설수설)” “순발력과 임기응변의 센스가 뛰어남(부족함)” 등등이다.


 그런데 면접관은 질문이 주어지지 않은 다른 지원자들도 눈여겨보고 평가에 반영한다. 면접관은 자신이 대답할 때의 목소리 톤이나 속도, 주장의 논리를 이끌어 가는 과정 등 눈에 띄는 부분은 물론이고 다른 지원자들이 질문을 받을 때 리액션 등 눈에 띄지 않는 부분에서도 지원자를 세밀하게 관찰해서 지원자의 성향을 파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면접관과의 ‘아이 컨택’(Eye Contact)이 중요하다. ‘대화의 123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대화할 때 1분간 내가 이야기했다면 2분간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대화의 기본이라는 다.

 그렇다면 마지막 숫자 3은 어떤 의미일까? 그 시간 동안 세 번 이상 눈을 맞추라는 뜻이다. 시선을 맞추는 것은 모든 대인관계의 기본이다. 눈을 보면서 이야기하면 상대방을 기억하고 서로 감정적인 교류를 나누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반대로 눈을 맞추지 않으면 상대방과의 대화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면접관들과 골고루 눈을 마주치려 애쓰고 또 눈이 마주칠 때마다 입가에 가벼운 미소를 짓는 게 좋다.

 그렇다고 노려보는 느낌이 들 정도로 뚫어지게 쳐다보라는 말이 아니라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눈을 맞추면 된다. 상대방의 눈을 정면으로 주시하기보다는 눈 아래 콧잔등을 본다는 느낌으로 시선의 위치를 맞추기를 권한다. 평소에 부모님이나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레 시선을 맞추는 습관을 들이면 면접에서 큰 도움이 된다.


 자신이 말을 하지 않을 때의 시선처리도 중요하다. 간혹 다른 사람이 질문을 받거나 대답을 할 때 딴생각에 잠긴 듯이 허공이나 천장 또는 발 밑을 바라보는 지원자가 있는데 아주 나쁜 인상을 주기 십상이다.

 면접관들은 질문을 하고 대답을 듣는 중에도 주변의 다른 지원자들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관찰한다. 면접에서는 지원자가 말할 때만이 아니라 말하지 않을 때도 면접관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잠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한마디로 면접에서 한눈을 팔아서는 안 된다. ‘한눈팔다’의 사전적 정의는 ‘마땅히 볼 데를 보지 아니하고 딴 데를 보다’. 그럼 지원자들이 마땅히 볼 데는 어딜까? 면접(시간) 내내 시선은 항상 면접관이나 다른 지원자들을 좇아야 한다.

 특히 센스 있고 배려심 많은 지원자라는 인상을 주려면 ‘리액션(Reaction)’에 각별히 신경 쓸 필요가 있다.

 리액션은 “다른 연기자의 대사와 행동에 대해 반사적으로 나타나는 연기”를 이르는 말이다. 면접에서는 다른 지원자나 면접관의 말과 행동에 반응을 나타내는 것을 리액션이라 한다.



 예를 들어 면접관들은 대체로 본격적인 면접 시작에 앞서 지원자들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가벼운 ‘몸풀기용 질문’을 건넨다.

 오전부터 시작하는 면접에서는 “(많이 긴장하셨을 텐데) 아침은 어떻게 드셨나요?”, 오후에 시작하는 면접에서는 “점심은 맛있게 드셨나요”라고 묻는 식이다.


 하지만 대개는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만다. 열에 아홉은 ‘네, 아니요”로 짧게 대답만 한다. 잔뜩 긴장한 탓이겠거니 하고 이해하지만 거의 ‘벽 보고 얘기하는’ 기분이랄까.



 그런데 때때로 “면접관님도 맛있게 드셨습니까?”라고 되물어주는 지원자를 만나면 신기한 느낌마저 들 정도다.

 자연스레 긴장감이 짓누르고 걱정의 마음이 슬금슬금 올라오는 상황에서도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를 놓지 않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따라서 면접관이 질문을 하면 요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는 표시로 수시로 고개를 끄덕이는 게 좋다. 질문이 다른 지원자에게 주어질 때도 그렇다.

 다른 지원자가 답변을 하는 동안 계속 미소를 머금거나 살짝 고개를 끄덕이는 등의 리액션을 통해 귀 기울여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자기 답변 차례가 아니라고 해도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갑자기 내게 똑같은 질문이 주어질 수도 있고, 때로는 앞서 질문을 받았던 지원자의 답변 내용에 대한 의견을 묻기도 한다. 당연히 다른 지원자가 말한 내용을 정확하게 기억해야만 대답이 가능하다.

“지식은 말을 하지만 지혜는 귀를 기울인다”- 지미 헨드릭스 



 만약 그런 경우에 “죄송하지만 뭐라고 질문하셨죠? 잘 못 들었습니다”라고 입을 떼는 순간 지원자의 이미지는 급추락한다.   

 그러니 면접시간 내내 다른 지원자의 대답을 경청하면서 마음속으로 나름의 대답을 정리하는 것은 필수다.

 반대로 자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딴청을 피우면서 허공을 바라본다거나 시선을 둘 데 없어 발밑에 고개를 처박고 있다면 그야말로 최악의 리액션이다.


 하지만 ‘리액션’은 면접에서 중요한 평가기준 중의 하나다. 실제 적잖은 기업들이 면접에서 리액션을 평가요소로 반영하고 있다. 또 많은 면접관들이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상황에 맞는 적절한 리액션을 지원자에 대한 평가의 근거로 삼는다.


 만약 5명이 한 조가 되어 면접에 들어갔다고 하자. 50분 동안 면접이 진행된다면 지원자 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고작 10분 안팎이다. 바꿔 말하면 내가 말하는 시간은 길어야 10여분, 그 네 배가 넘는 나머지 40분은 남의 말을 들으면서 리액션을 하는 시간이다.

 그만큼 리액션은 중요하고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명심하자. 면접에 가면 “리액션은 문화인의 척도이며 그 사람의 수준”이라는 말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소통은 액션이 아니라 리액션이다 

 소통이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한 단어로 말하면 ‘리액션’이다. 최고의 소통은 액션보다 리액션이다. 필자의 지인 중에 개그맨 출신 소통테이너 오종철 씨가 있다. ‘웃기지 않는 개그맨’이란 별칭을 갖고 있는 그가 최고의 기업 강사로 뜬 비결은 ‘액션이 아닌 리액션’ 덕분이다. 개그맨 공채 면접 때, 다른 응시자들은 경쟁자에게 1점이라도 갈까 그들의 온갖 개그에 한줄기 웃음 주는 것조차 인색했다.

 떼굴떼굴 웃으며 기절 복통 응원(?)을 보내준 유일한 응시자가 오 씨였다. 웃겨서가 아니라 웃은 게 합격의 이유였다. “웃을 줄 아는 사람이 웃길 줄도 아는 법이다. 네가 유일하게 웃을 줄 아는 사람이더라” 면접관들의 공통 피드백이었다. ‘내 말에 열렬히 반응하길 바라는가? 그러면 먼저 그만큼 반응하라’ 소통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높이고 싶다면 액션보다 리액션에 공을 들이라-출처: 조선비즈 2017.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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