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단절이 힘든 이유에는 자아 및 꿈 실현의 좌절, 사회생활의 부재, 엄마가 아닌 개인으로서의 가치 창출 욕구 등이 있겠지만, 역시 금전적인 문제가 가장 크다.
어느 정도는 육아휴직 수당, 실업급여로 버텨 낼 수 있었지만 지원금은 끝이 있고 내 삶은 끝이 없이 계속된다. 언젠가는 경제활동을 시작해야 한다.
게다가 아기라지만 식구 하나가 더 늘었으니 지출은 어른 둘 있을 때보다 배로 더 많아졌다. 아이는 아무거나 먹이고 입힐 수 없으니까...
돈이 많았으면 좋겠다. 그 많은 돈으로 뭘 할 거냐면, '자유'를 살 거다.
아이를 키우며 생긴 꿈이 있는데 아이가 10살이 되는 해 여름방학부터 세계 곳곳을 다니며 한 달 살기 하는 것이다. 적어도 여섯 달에 한 번씩은 오랜 기간 자리를 비울 수 있어야 이룰 수 있는 꿈인데... 매일 돈 버는 일에 매여 내 시간이 내 것이 아니라면 그 꿈은 잠자리에서 잠시 떠나는 꿈이 되어 버릴 것이다.
그 자유를 살려면 얼마나 돈이 많아야 할까?
요즘 블로그 광고로 용돈 벌기, 인스타 활용해서 돈 벌기, 스마트 스토어로 물건 팔기, 코인, 주식 등, 돈 버는 방법도 다양하고 관련 정보도 손 뻗으면 닿을 만큼 차고 넘친다.
하지만 그런 활동에는 관심 없다. 하기 싫은 일 억지로 하면서 스트레스받고 싶지 않을뿐더러, 쉽게 월 100만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을 만큼 세상물정 모르지 않는다. 나랑 안 맞다.
일단 취업을 할까? 잠시 생각하기도 했지만 진짜 내가 원하는 건 지금 당장 다달이 통장에 꽂히는 일정한 수입이 아니라, 나중에 얻게 될 자유라는 걸 생각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날 믿고 시작해 보자!라고 시작한 게 지금의 책방온실이다. 오픈한 지 일 년이 다 돼가는 지금까지도 아직 수익을 남겨보진 못했지만, 땅을 고르고 씨를 뿌리는 과정이었다고 믿고 있다. 언제 가는 싹이 날 것이고, 아름다운 꽃이 피고, 향긋한 열매가 주렁주렁 열릴 거다.
수입이야, 그렇다 치자.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돈 많이 벌고 싶은 사람치고 돈에 대해서 아는 게 없다.
‘돈’에 대해 생각할수록 돈벌이 수단보다는 ‘경제’라는 큰 맥락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제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은 뭔지, 그것들이 서로 어떻게 얽혀있는지 이런 것들. 그래서 경제신문을 받아보기 시작했고 거들떠보지도 않던 경제책을 보려고 노력한다. 역시 어렵다.
그런데 어쩌겠는가. 내가 어떤 사람이 되건, 무엇을 하건, 이 자본주의 사회 안에 살아가려면 돈과 친해져야 하고, 그 흐름을 볼 줄 알아야 하는 걸. 이제 은행이 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