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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었다가 뛰었다가

by 시쓰는구링

죽으로 밥상을 차리면 안 되는 날은

밤에 해가 뜨고 낮에 달이 떴네


백주에 달덩이 하늘 집어삼킬 때

눈 덮인 무덤에서 검은 것이 모락모락 피어났네


의식을 치르지 못하고 아니 치를 이유 없어

색 바랜 입술을 밟고

걸었다가 뛰었다가.


달뜬 밤에도

너는 죽으로 밥상을 차리지 않았네

도굴 않는 무덤 절하는 이도 없어


달빛 조명삼아 립스틱 짙은 입술을 밟고

걸었다가 뛰었다가.


각질 일어나는 건

죽으로 밥상을 차리지 않는 이가 많다는 것


밤하늘 고개 드는 사람 하나 없이

걸었다가 뛰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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