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쳐 물은 구름이여 태양 아래 불타올라라
검은 이빨 드러내지 못하도록
산이여
들이여
숲이여
그 허리를 낮추라
붉은 가슴 숨을 곳 하나 필요치 않으니
들끓는 용암으로 물아일체를 이룰지니
바람이 흘려내는 건 무용하니
달빛조차 소망하지 않을 테니
독 쳐 물은 구름이여
빗물로 고개 숙이라
그것은 엉겨 붙어 있을 접착제로 승화될 것이다
하늘에 대고 헤엄치라
영원으로 잉태되기를 바라오니
빗물 다 마를 때까지 불타오를 것이다.
슬픔을 위로하다 슬퍼지고 그러다 사랑에 빠지고 이별을 만나 주춤하는 일이 마냥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