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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필요했기 때문에

by 시쓰는구링

독 쳐 물은 구름이여 태양 아래 불타올라라

검은 이빨 드러내지 못하도록


산이여

들이여

숲이여

그 허리를 낮추라


붉은 가슴 숨을 곳 하나 필요치 않으니

들끓는 용암으로 물아일체를 이룰지니

바람이 흘려내는 건 무용하니

달빛조차 소망하지 않을 테니


독 쳐 물은 구름이여

빗물로 고개 숙이라

그것은 엉겨 붙어 있을 접착제로 승화될 것이다


하늘에 대고 헤엄치라

영원으로 잉태되기를 바라오니

빗물 다 마를 때까지 불타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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