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벨트

2부-2화. 동네 경찰 ▶ 안전벨트

안전벨트는 이승과 저승을 분리하는 생명선이라고 설명하지만 성악설 운전자는 구시렁 구시렁거리며, 너희들이나 잘 착용하라며 교통사고는 경찰이라고 봐주지 않는다고 훈계한다. 동네 경찰은 삼거리에서 조금 위로 올라가면 삼각형 철재로 자동차가 미끄러지기 쉬운 구간을 알리는 주의 표지판이 세워져 있어, 여름과 겨울에는 교통사고 다발 구역이라 운전자들을 상대로 조금 더 신중하게 운전하도록 안내한다.

안전벨트는 최초 독일에서 비행기 조종석에 안전띠를 부착하면서 시작된다. 그러다 자동차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자 1936년에 2점식 안전띠가 처음 도입된다. 한쪽 어깨에서 반대편 배 쪽으로 연결되는 형식의 2점식 안전벨트는 충돌사고 발생 시 탑승자가 앞으로 튀어 나가는 것을 방지하기는 했지만, 가슴 부분에 위치해 버클로 인하여 운전자에게 2차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았다. 이후 볼보 자동차회사에서 최초로 3점식 안전벨트를 개발하였다. 가슴과 허리를 각각 가로지르는 형식의 3점식 안전벨트는 사고 때 운전자를 보호하여 좌석에서 튕겨 나가지 않게 하고 모의 충돌시험을 통해 3점식이 안전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입증되어 1963년에 타사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3점식 안전벨트 탑재를 허가하면서 3점식 안전벨트가 대부분 차량에 설치된다.

미국의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의하면 3점식 안전벨트를 올바르게 착용한 경우 승용차 사고에서는 사망 위험성 45%, 중상 위험성 50%를 감소시키고, 경트럭 사고에서는 사망 위험성 60%, 중상  위험성 65%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안전벨트는 정면충돌 및 전복 사고 시 탑승자가 차  밖으로 튕겨 나가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그 효용성이 극대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네 경찰과 유사한 업무를 하는 소방공무원은 긴급한 업무의 특성상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재난 현장에 최대한 일찍 도착하도록 장려된다. 이를 위해서 도로교통법은 제30조에서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앞지르기 방법 등에 대해서 경찰차와 마찬가지로 소방차에 대한 특례를 규정하고 있다. 재난 현장에 출동 중 소방자동차나 응급환자를 이송 중인 구급차에서 울리는 사이렌과 상황의 긴급함은 운전요원에게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거라는 무적감이 높아 소방차 교통사고 발생 원인 중의 하나이다.1)

노란색 어린이 통학버스가 삼거리를 지나서 버스정류소 옆에 원아를 내려놓는다. 유치원 통학버스 아동이 탐승하고 있는 차량은 3점식이 아닌 2점식 안전벨트를 착용한다. 모든 운전자는 노란색 어린이 통학버스가 보이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반드시 보호해 주어야 한다.

2점식 안전벨트는 띠의 양 끝이 시트 좌우 2개 지지점에 고정되어 있어 충돌 시 허리 부분을 구속해 탑승자를 보호하지만 상체를 구속하지 못하기 때문에 충돌 시 머리·가슴·허리에 심한 충격이 전달돼 뇌진탕·요추골절·장파열 등의 심각한 부상으로 연결될 수 있다.

3점식 안전벨트는 3개의 지지점이 좌석에 고정되어 있어 벨트가 어깨·허리·복부를 감싸 충돌 시 상체를 구속해 탑승자를 보호한다. 상체 구속이 불가능한 2점식의 한계를 극복한 안전벨트로, 어깨끈이 상체를 잡아 탑승자가 급격하게 앞으로 쏠려 나가며 발생하는 2차 충격을 방지한다.

현행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에는 어린이의 신체구조에 적합하게 조절 조항 이외에 구체적인 안전벨트의 종류를 규정하지 않아 대부분의 어린이 통학버스에는 2점식 안전벨트가 설치되어 있는 실정이다.

3점식 안전벨트를 사용할 경우 충돌 시 안전벨트의 어깨끈이 목 부분에 걸려 치명적인 부상을 당할 수 있고, 자동차용 어린이보호장치를 항시 장착하도록 관리·감독하는 것 또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여 미국 스쿨버스와 같이 어린이의 신체에 적합하게 조절 가능하고 자동차용 어린이 보호장치 없이 사용 가능한 3점식 이상 어린이용 안전벨트 장착을 어린이 통학버스에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2)

교통사고는 피할 수 없는 경우가 존재한다. 어린이, 노인, 동네 경찰이나 소방관이라고 관대하지 않다.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면 부상 정도를 줄여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안전벨트의 착용이다. 이러한 효과를 인정하여 도로교통법에서 자동차는 모든 좌석의 좌석 안전벨트를 매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전국 성인 남녀의 운전 시 안전벨트 착용률은 2008년도 87.6%에서 2012년도 74.0%로 감소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5년도 79.8%로 나타났다. 체질량지수에 따른 안전벨트 착용률은 정상군, 과체중군, 비만군, 고도비만군으로 체질량지수가 증가할수록 안전벨트 착용률이 72.0%, 70.1%, 69.3%, 60.1%로 점점 떨어진다.3)

주민에게 사랑받는 동네 경찰이 되려면 단속보다는 자연섭리에 따르는 방식이 좋으련만 두 눈을 부릅뜨고 생명선 착용 여부를 동네 주요 삼거리에서 면밀히 검사한다. 대다수 주민은 저 멀리서 동네 경찰을 발견해 미리 안전벨트를 착용하고서는 아무 일 없듯이 창문을 열고 환하게 웃으면서 고생이 많다며 덕담을 건넨다.

운전자들이 선호하는 차시동 절차는 시동을 걸고 난 후에 안전벨트를 매는 경우가 53.5%로 가장 높았다. 가장 바람직한 과정인 안전벨트를 먼저 매고, 시동을 거는 방법은 27.6%에 그쳤다. 출발 후에 안전벨트를 착용하는 경우도 19%에 달했다. 18.8%의 운전자는 10번 이상 경고신호를 보고 안전벨트를 착용했다.

안절벨트 착용에 가장 도움이 되는 절차는 차문열기 → 착석 → 안전벨트 착용 → 시동 → 출발의 절차를 준수하는 것이다. 이러한 절차를 따르는 운전자들은 안전벨트를 무의식적으로 착용한다. 안전벨트를 매는 것만 강조하지 말고 자동차 운전면허 시험에 안전벨트 착용 절차를 넣어 안전벨트의 착용률을 높여야 한다.4)

안전벨트를 착용하면 착용하지 않은 경우와 비교해 치사율이 평균 17.8% 감소한다. 운전자는 21.1%, 앞 좌석 동승자는 30% 감소한다. 미국에서는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승객이 안전벨트를 착용한 승객에 비해 병원에 입원 확률은 3배, 골절상 2.7배, 의식불명 8.4배, 입원기간 2.6배 높다.

안전벨트의 또 하나의 기능으로 자동차가 곡선부를 주행할 때 발생하는 원심력에 의해 운전자 자세가 흐트러지는 위험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 안전벨트 착용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충돌 속도가 60Km/h이상인 경우 에어백을 장착하고 안전벨트를 착용하였더라도 안전장구로써 기능이 저하되어 운전자 머리를 부상으로부터 보호할 수 없어, 안전장구가 운전자 안전을 지켜주는 최선의 방법이 아닌 보조 장비라는 점을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5)

간혹 안전벨트 착용 지도를 하면서 음주운전 단속을 병행하기도 한다. 시골 동네 특성상 대리운전이 쉽지 않아 간혹 반주로 음주한 채 차를 저 멀리 세우고 도망가는 경우도 있다. 평상시에 안전벨트를 항상 착용하는 사람에 비해 그렇지 않은 사람의 음주운전 경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준법정신이 부족한 운전자들은 자신에게 불편한 법이나 규칙을 지킬 필요가 없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 교통법규에 부정적인 운전자에게서 교통사고와 음주운전의 높은 연관성이 관측된다.

결혼상태는 별거 및 이혼에서 음주운전 경험이 통계적으로 높았다. 배우자가 없는 경우 상실감으로 인한 문제로 음주 가능성이 높게 나타난다. 교육 수준에 따른 자동차 음주운전 경험은 중학교 졸업의 경우를 제외하고 최종 학력이 높은 사람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경제활동이 없는 무직의 상태인 경우 음주운전 경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지역이 도시 보다 농촌일수록 음주 운전 경험이 통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농촌은 도시에 비해 주행거리가 짧아 음주운전 가능성이 쉬워지며, 농촌의 적정음주에 대한 부정적 환경요인으로 인해 농촌 지역의 음주운전 경험률이 높다.6)

삼거리에서 동네 경찰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채 마주한 운전자는 재빨리 안전벨트를 매고선 처음 운행 시부터 착용하고 운전한 것처럼 연출한다. 어쩌다 기회를 놓치면 변명을 하는데 열에 아홉은 가슴이 아프다거나 갈비뼈에 금이가 어쩔 수 없이 착용하고 싶어도 못한다고 설익게 설명한다. 관련 증명서 제출을 요구하면 담당 의사 소견서나 진단서는 집에 놔두고 나와 차에 없다며 왜 나를 믿지 못하는지 대놓고 성선설을 요구한다. 일부 막무가내 어르신은 처음부터 벨트를 매지 않고 오른손으로 어깨 부위에 안전벨트를 잡아당겨 채결하지 못한 채 창을 내리면서 벨트를 놓고는 성악설을 설파한다.

"너희들이 뭔데 내 줄을 관리해"

"집 나간 내 마누라도 찾아주지 못하면서..."

"저 앞에서 술 취해 자빠진 노친네 허리 띠나 잘 챙겨"

"오늘까지 계도 기간입니다. 내일부터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으면 단속합니다."

막무가내 어르신은 삼거리를 지나 미끄러지기 쉬운 도로에 접해 운전하다. 갑자기 나타난 붉은여우를 피하려다 커다란 바위에 부딪친다. 다행히 안전벨트를 착용해 앞 범퍼가 날아갔지만 멀쩡하게 차문을 열고 나온다.

"이봐, 동네 경찰 내 꼴이 우습지"

"너희들도 조심해"

"여기 붉은여우 새끼가 휙 하고 지나갔어"

보험회사에 연락하여 자동차를 공업사에 맡기고 수리 기간 동안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막무가내 노인은 이마에 손녀가 붙여준 분홍색 밴드를 숨긴 채 삼거리로 다가온다.

"이봐 고마워, 당신들 덕택에 목숨을 건졌어"

"근데 저 앞에 고주망태가 도로에 뻗어 자고 있어"

"어르신 안전모 착용을 하지 않았네요"

"예끼 이 사람들아 머리를 다쳐서 하이바 못써"

"뇌진탕 증세가 있어서 그래"

"파출소에 새 헬멧 하나 있으니 챙겨드릴게요"

"그럼 나야 좋지"

1) 김태오, 최신웅 (2021). 소방공무원 안전벨트 착용 특성에 관한 연구. 소방안전연구, 2(1), 203-222.
2) 한국소비자원 (2020). 어린이 통학버스 안전벨트 안전실태조사 - 2점식 안전벨트를 중심으로 -. 안전보고서, 1-20.
3) 여혜정, 박가윤, 강동연, 문나연 (2019). 국내 성인에서 체질량지수에 따른 안전벨트 착용률: 국민건강영양조사 제6기(2013–2015) 자료. Korean Journal of Family Practice, 9(6), 492-498.
4) 홍승권, 김홍태 (2006). 안전벨트 착용률 향상을 위한 방안과 효과분석. 대한인간공학회 학술대회논문집, 377-381.
5) 유장석 (2006). 에어백과 안전벨트가 운전자 안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안전기술, 103, 14-19.
6) 장하은, 장지민, 허민희, 노진원, 김장묵 (2021). 안전벨트 착용과 음주운전의 관계. 대한보건연구, 47(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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