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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년하루 Oct 26. 2024

현고박사부군신위

9-1. 평생 박사로 살아가기 ▶ 현고박사부군신위

죽으면 묘비에 ‘박사의 묘’로 지정하고, 지방에는 ‘현고박사부군신위’를 쓰고 제사를 지낸다, 죽어서도 취득한 박사학위 칭호는 사라지지 않는다. 고인이 된 이승만 대통령을 이승만 박사로 불리는 이유다. 죽어서 성명 뒤에 붙는 호칭은 죽은 사람의 흔적을 강력하게 나타내는 증표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누군가는 개인의 죽음을 가장 큰 사건으로 기록하고 알린다. 죽음은 노쇠하여 자연히 죽음에 이르는 자연사, 병으로 죽음에 이르는 병사, 남에게 죽임을 당하는 타살, 스스로 자기 목숨을 끊는 자살이 있다. 죽음을 대하는 자세는 각자의 세계관에 따라 차이가 있어 스스로 죽음 이후의 삶에 관한 자세는 자신이 살아온 행동 양식이나 마음가짐에 따라 다르게 표출한다.     

노쇠하거나 병으로 죽음에 이르면 관계를 맺어오던 사람과 죽음으로 이별을 의미하는 사별로 인해 남은 사람에게는 홀로 되는 외로움과 슬픔을 경험하며 남아있는 자의 사건이 발생한다.1) 노인들에게 있어선 함께 살아온 배우자의 상실은 매우 큰 고통과 충격이며, 인생의 동반자를 잃어버린 그 이상의 의미로 다가온다.2)

사별한 노인이 인식하는 좋은 죽음에 관한 현상학적 연구에서, 좋은 죽음에 대한 5개의 범주는 편안한 죽음, 후회 없는 죽음, 의미 있는 죽음, 자연스러운 죽음, 배려하는 죽음으로 구분하는데 ① 편안한 죽음의 범주에는 평온한 죽음, 고통 없는 죽음, 임종이 짧은 죽음, 임종 시까지 의식을 유지하는 죽음. ② 후회 없는 죽음의 범주에는 열심히 살다가 가는 죽음, 즐기다가는 죽음, 준비하는 죽음, 죽음을 수용하는 죽음. ③ 의미 있는 죽음의 범주에는 의미 있는 사람과 임종을 함께하는 죽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는 죽음, 선행이 있는 죽음, 영적 지지의 죽음. ④ 자연스러운 죽음의 범주에는 자연에 순응하는 죽음, 건강하게 맞이하는 죽음, 연명 치료하지 않는 죽음. ⑤ 배려하는 죽음의 범주에는 배우자와 함께하는 죽음과 부담 주지 않는 죽음으로 구분한다. 배우자와 함께하는 죽음은 일반 노인을 대상으로 한 좋은 죽음의 연구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범주이다. 사별한 노인들이 특히 공감할 수 있는 함께 죽는 것, 뒷정리 후 따라 죽는 것, 비슷한 시기에 죽음이 홀로 남아있는 사람의 심리적․정서적인 부분이 깊이 나타난 특별한 범주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좋은 죽음을 맞이하기 위한 제언을 제시하면 ㉮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사회적, 영적 측면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교육과 상담의 지속적인 확대 필요. ㉯ 사별한 노인들에게 죽음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현재의 삶을 더욱 건강하고 즐겁게 살 수 있도록 하는 노인복지 및 여가 증진 프로그램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노인 관련 시설․기관․단체 등에서 죽음 준비교육을 효과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필요. ㉰ 장묘문화, 장례 절차, 죽음 체험, 유서 작성, 유산과 유물 정리 등의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며, 의미 있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도록 친척, 친구, 이웃과 자주 왕래하면서 관계를 형성하고 봉사 및 기부활동, 종교 활동 등 지역사회 활동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한 지역사회 지지체계 구축이 필요. ㉱ 사별한 노인들의 좋은 죽음과 죽음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홍보․교육․인식개선 활동이 필요. ㉲ 부부 장수 프로그램을 개발․보급이 필요하며, 사별한 노인들이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좋은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장례와 관련된 서비스 확대가 필요하다. 또한 사별한 노인들의 좋은 죽음은 자녀와 가족의 존재와 분리하여 생각하기는 어렵다. 자녀 및 가족과의 정서적 연관성을 고려한 노인복지정책 및 서비스가 수립돼야 한다고 제언한다.3)   

땅을 움켜쥔 뿌리가 힘이 없어 땅을 놓을 때 죽음을 맞이한다. 사람이나 동물은 손아귀에 쥐는 힘이 없어 음식을 먹지 못할 때 죽음을 예감한다. 죽음은 생물의 생명이 없어지는 현상으로 감성이 사라지면 영속성도 사라진다. 죽음에 관한 관념은 인류에게 있어 보편적이며,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우선으로 꼽는다. 죽음을 회피한다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며, 자신 삶 속에 의식적으로나 혹은 무의식적으로 남아서 본인에게 영향을 미친다.4)

     

우울증은 기분이 언짢아 명랑하지 아니한 심리 상태로 흔히 고민, 무능, 비관, 염세, 허무 관념 따위에 사로잡힌다. 우울증은 환자에 따라 다양한 경과를 보인다. 평생 한 번의 우울증 삽화(기분이 우울해지면서 전반적인 정신과 행동에 문제가 생기는 시기)만 겪는 환자도 있지만 여러 번의 삽화로 만성화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한 번 우울증 삽화를 겪은 환자 중 50~80%가 두 번째 우울증 삽화를 경험하고, 두 번째 삽화를 겪으면 다시 우울증 삽화에 걸릴 확률이 90%라고 한다. 다른 정신 질환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생화학적,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우울증을 일으킨다. ① 생화학적 요인으로 뇌 안에 있는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 이상, 생체 리듬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 ② 유전적 요인으로 우울증 발병에 유전적 요소가 작용하는 것이 명확하나, 주요 우울 장애와 관련하여 일관성 있게 보고된 유전자 이상은 없다. ③ 환경적 요인으로 스트레스만으로 주요 우울증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우울증 증상 발현에 영향을 준다.

주요 우울 장애는 높은 수준의 질병과 사망률을 가진 정신 질환으로 지금까지도 우울 장애의 신경생물학적 기반과 병리학은 여전히 알려져 있지 않다. 일반적으로 질병의 원인은 유전과 환경적인 요인 등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이며, 주요 우울 장애의 유전율(heritability)은 40~50% 정도 되고, 일차 친족에서의 평생 위험도가 일반 인구보다 2~3배 더 높다는 사실로 인하여 개인의 선천적 유전적인 요인이 중요해 보인다.5)

우울증을 유전적인 요인에 기인하여 진화적인 의미로 설명하는 대표적인 3가지 가설이 있는데, ㉮ 심리적 통증 가설에 의하면 슬픔이나 우울은 부정적 보상이고, ㉯ 사회적 순위 가설에 의하면 슬픔이나 우울 자체는 개체에 이득을 주는 일종의 계산적인 본능이며, ㉰ 포괄 적합도 가설에 의하면 우울증은 일차적으로 개체에 이득이 되지 못하지만, 이차적으로 동일 유전자의 생존에 미치는 영향을 증가시키는 결과나 효과를 나타나는데 기인한다는 것이다.

우울증이라는 한 가지의 현상을 구분함에 있어 가설 하나하나가 옳다고 볼 수는 없다. 그 예로 갓난아기의 울음은 배고픔이란 자극에서 오는 정신적 고통이고 이러한 상태를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면 심리적 통증 가설로 설명될 수도 있으나, 아기의 울음은 보호자에게서 특정한 감정반응과 행동을 유발해 아기의 생존을 돕는다는 측면에서는 아기의 울음과 고통은 긍정적인 전략으로 볼 수도 있다. 슬픔과 우울도 정상 수준에서의 감정반응이 개체의 생존에 도움을 주는 측면이 있음은 분명하다. 위 가설들이 상호 배타적인 것은 아니며, 상황에 따라 특정 감정반응 및 행동들이 어떠한 면에서 이점을 주는지 설명할 뿐이다. 우울증의 진화적인 의미에 관한 고찰은 비교적 오래전부터 있었으나, 주류의 위치에서는 벗어나 있었다. 그러한 이유는 연구를 통하여 이에 관한 증거나 결론을 내리기가 어렵기 때문이고, 단순히 고찰을 통한 가설을 내세우고 그것에 부합되는 간접적인 사실로 뒷받침하는 것이 전부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은 오래된 과거의 사실을 밝히기가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며, 진화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진행하는 방법이 아니라 당시 자연환경에 적합한 변이가 더 잘 생존한 결과이며 적응을 위한 어떤 노력도 아닌 결과물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6)

노인의 자살 원인 중 하나인 우울증은 신체적 장애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관절염으로 인한 신체장애로 일상생활에 많은 장애가 있는 경우나 만성질병으로 인하여 비용이 많이 소요됨에 따라 삶의 질이 저하되는 경우 우울증이 발생한다. 그로 인해 자살에 이르게 되는 경우가 많다.7)

우울증은 노년기에 가장 흔하고 돌이킬 수 없는 정신 건강 문제로 신체적 질병과 장애, 삶의 사건,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과 관련이 있다. 치료에 대한 좋은 반응에도 불구하고, 우울증은 대부분 발견되지 않고 치료되지 않은 채로 남아 노년기의 자살과 사망 위험을 증가시킨다.8)

     

우울증의 치료 방법 ① 약물 치료로 현재 사용되는 항우울제는 대부분 비슷한 효능을 보인다. 약물 투여 3~4주간의 충분한 용량의 약물치료에 반응(초기 증상보다 25% 감소)을 보이지 않을 경우, 약물 변경이 요구되고, 적어도 4~6주 정도 지나면 충분한 효과가 나타난다. 약물 치료로 우울증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4~9개월 정도는 약물 치료를 계속해야 재발을 예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3회 이상의 우울 삽화를 보이는 경우 5년 이상의 치료가 요구된다. ② 정신 치료는 증상 조절, 정신 사회 기능 회복 및 재발 방지에 목적을 두고 약물치료와 병행할 경우, 질환으로 인한 직장문제, 가정문제 또는 약물 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 ③ 전기경련치료(Electroconvulsive therapy)는 한 가지 혹은 두 가지 이상의 약물치료에 실패하거나 병행치료에도 반응이 없는 환자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우울증 환자의 경우 8~12회의 전기 경련 치료가 필요하다.9) 노년기에 항우울제 약물 반응이 안 좋거나 부작용의 위험성이 높아 전기 경련 치료(ECT) 효과가 젊은 성인보다 좋으며, 치료 효과가 빨라서 질환의 유병 기간을 줄일 수 있으며, 노년기에 흔히 같이 발생하는 파킨슨병 등의 중추신경계 동반 질환이 있을 때도 효과적이고,10) 우울증과 조증, 조현병 등이 주요 적응증이며, 약물 효과가 부족하거나 부작용으로 인한 치료 저항성 환자에게 유효하며 자살 등 정신과적 응급상황에서도 좋은 치료 방법으로 사용될 수 있다.11) ④ 반복적 경두개 자기자극법(Repetitive 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 rTMS)으로 경두개 자기자극으로 뇌가 자극되면 일련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 흥분성 또는 억제성 효과가 나타난다. 경두개 자기자극의 기술적 원리는 코일에 짧고 강한 전류를 흘려 급격히 변화하는 자기장을 유발하고, 이 자기장이 다시 전기장을 유발해 사람의 두피 위를 자극할 때 대뇌의 신경세포를 흥분시키는 것으로 다양한 정신-신경계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치료용 목적으로 사용한다. 우울증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12)


가족의 지지가 없었다면 학위 취득은 중도에 포기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지구를 쉽게 흔들 방법을 알려줄까? 반원의 다리를 가진 의자를 만들고 그 위에 앉아 흔든 뒤, 지구를 흔든 의자에 등을 살짝 기대앉아 장노출로 사진을 찍으면 움직이는 별이 내게로 들어온다.


1) Parkes, C. M. (1998). Loss and Recovery. Journal of Social Issues, 44(3), 53-65.
2) 손의성 (2007). 배우자 사별노인의 적응에 관한 연구. 한국가족복지학, 21, 289-322.
3) 유용식 (2017). 사별한 노인이 인식하는 좋은 죽음에 관한 현상학적 연구. 한국지역사회복지학, 62, 1-31.
4) 이지영, 이가옥 (2004). 노인의 죽음에 대한 인식. 한국노년학, 24(2), 193-215.
5) Lohoff, FW. (2010). Overview of the genetics of major depressive disorder. Current Psychiatry Report 12, 539-546.
6) 신철진 (2016). 슬픔과 우울, 그리고 자살의 진화적 의미. 생물정신의학, 23(4), 123-129.
7) McGuire. T., Wells, KB., Bruce, ML., et al (2002). Burden of Illness. Mental Health Services Research, 4(4), 179-185.
8) Anderson, DN. (2001). Treating depression in old age: the reasons to be positive. Age and Ageing, 30(1), 13-17.
9) 우영섭, 박원명 (2005). 우울증의 치료. 대한내과학회지, 70(2), 239-242.
10) Kerner, N., Prudic, J. (2014). Current electroconvulsive therapy practice and research in the geriatric population. Neuropsychiatry (London). 4, 33-54.
11) 강웅구, 김용식, 윤탁, 정인원 (2016). 전기경련치료의 최적화를 위한 최근 동향. 신경정신의학. 55(1), 12-24.
12) 채정호 (2018). 우울증에서 비침습적 두뇌 자극 치료: 경두개 자기자극과 경두개 직류 자극, 신경정신의학, 57(2). 119-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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