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살았나 봅니다 (1)
11월 첫 젓가락질로 첫 밤을 잡았어요
또르르 굴러왔어요
눈치도 없이 외길에서 화산 방귀를 기다렸어요
아버지 화투장은 짝을 찾지 못해
바닥에 나뒹굴고
발바닥 꼼지락 구운 향은
껌정 비닐 싼 발등에 어우러져
구멍 난 엄지가 바람길에 부대껴요
흘러나온 누렁 콧물에 눈물이 감싼 피란길
탄가루 샘 찾아 녹아든 검댕이 짜낸 외딴길
굿길을 광차 타고 고개 숙인 랜턴들
검지가 보일 듯 말 듯 청국장은 구수해요
총각김치찌개 앉은 눈에 감도는 고독한 사택 연기
떡진 국수카락을 한 줌 감싸 가락 사이로 긁어
기름 손때 뉜 필터 맞댄 불꽃이 들썩여요
아버지 비번길 천장은 만날 어둠 품으로
점방 쪽마루에 동석한 찬이슬 피어올라
손바닥 뉜 자리 흰 죽이 거죽을 감싸요
낱장 뒤집은 장판 비닐 보자기에 검은 알사탕 봉지
물든 자리 굵게 팬 손길 따라 금탄을 붙잡고 둥실둥실
쿨럭쿨럭 귀향길 아버지 숨길에 추위를 죽탄이 채웠나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