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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년하루 Apr 25. 2024

못난 건 없어, 시청각 문제, 전설의 검, 소우주 전쟁

[1부 탄생] 1-2 괘종시계

못난 건 없어

          

뭐가 그리 대단해 뭐든 잘한다고

그래서 어쨌다는 거야

     

다들 자기 자리가 있다고 하던데

사실 정해진 건 하나도 없잖아

     

잘나서 좋았니

잘나서 좋았지

     

마냥 즐겁니

다 이룬 것 같지

     

사실 네 주변에 우리 같은 볕 들 있어서

네가 어깨 좀 펴는 거야

네가 대단한 게 아니라

     

볏이 널 세워줘서 네가 커 보이는 거야

네 주변에 있는 낟알을 잘 살펴봐

넌 한낱 볏과의 외떡잎식물이야





시청각 문제

          

듣는 것을 좋아합니까?

읽는 것을 좋아합니까?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합니다

“네, 음성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책, 읽은 것을 좋아합니다

“네,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퇴근 후 

늘 기다리던 바보상자 앞에서

해고 통지를 전화로 받았다






전설의 검

         

고대 유물로 전해 내려온 열풍검

날이 없지만 휘두르면

열기에 의해 모든 것이 녹아내린다

     

입에 넣고 오래 씹으면 

침샘에 의해 모든 것이 녹아내린다

    

전설의 검 단물만 빼어 먹는다

세상을 놀라게 하는 버블검도 있다






소우주 전쟁


          

소우주에서 전쟁이 일어난다

여러 병원체들과 미생물체의 전투다

이미 절망 해에 일어난 큰 전쟁 1차, 2차 대전은 치렀다

     

죽음의 고비를 무사히 넘겼다

종전 선포가 끝나자마자

취약 해에 작은 전쟁이 발발한다

전쟁에는 전투가 따른다

     

빨치산 전투는 치과치료로 끝냈다

주 전투인 간암, 골수전인 백혈병, 화학전인 폐암은 심각하다

스파이전은 뇌경색, 고혈압으로 경계가 필요하다

게릴라전은 성병으로 매독에 당하면 곤욕스럽다

     

다양한 병원체의 전쟁은 끝나지 않는다

전투에서 잠깐 승리로 잠시 휴전한 것이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

“지병은 낫지 않는다 다만 수그러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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