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의 뒷모습
(해바라기 이야기가 들려요)
누구에게나 때가 있다
태양을 바라볼 때와
구름을 기다릴 때.
세상을
부숴버릴 듯한 바람에
몸을 맡길 때와,
아쉬움을 느끼며
그 바람을 보낼 때.
누군가 보내는
찬사의 말 앞에서도
나를 지탱해준
시간을
묵묵히 바라볼 때.
태양이 석양으로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듯
태양을 그리워 한
기다림의 시간은
까만 씨앗으로 영글고
안타까움과
성숙의 시간을 지난
해바라기는 고개를 숙인다.
자존을 내려놓고
바람 앞에서 해탈의 춤을 추며
겸허의 시간으로 돌아온
해바라기처럼
누구나 그런 때가 있다
목마름으로 하늘을
바라볼 때와
무심했던 땅 위의
작은 생명들 앞에서
생명의 속살거림을
배워야 할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