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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산 Sep 19. 2024

일일초

날마다 피어나는 행복

어머니집 옥상에 일일초가 가득 피었다. 화분이 좁겠다 싶을 정도로 빽빽하게 두 개의 화분에 진분홍색이 가득했다.

어머니는 하루에 물을 두 번이나 주느냐고 힘들다고 하셨다.

어머니가 가져가라 하시가에 그중 작은 것을 가져왔다.

너무 빽빽하게 심겨서 나누어 심었다.

좀 지나니 피어 있던 꽃이 지고 잎만 남았다.

뜨거운 태양빛을 머금고 피는 꽃이라 아파트 베란다 안에서 아이스크림 같은 꽃봉오리는 맺혀도 꽃이 활짝 피어나지는 않고 어쩌다 피어도 색이 희미하게 있다 바로 떨어졌다. 

얼마전에 액체 영양제를 좀 주었다.  그래도 집 안에 있는 줄기에서 꽃이 피지 않았다.

베란다 바깥에 걸쳐 내놓은 작은 화분에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 날 한 송이가 피어났다.

내가 옮겨 심어  놓은 화분에서 피어난 꽃이라 더 소중하고 고왔다.

주말에 원주에 있는 친구에게 가기로 했는데 가져다주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친구집이 우리 집보다는 햇빛이 좋으니 마다가스카르가 원산지인 이 꽃이 잘 자랄 것 같았다.

 일일초 한 줄기 끝에 곱게 핀 꽃이 간절한 소망을 기원하며 켠 촛불 같기도 했다.

그래서 친구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에 이 꽃을 원주에 데려가기로 하고 원주로 향했다.

주말이며 연휴라 평소 같으면 한 시간 반 정도 걸리는 길이 두 시간이 넘었다.

차 트렁크에 넣으면 꽃이 시들까 봐 안고 탔다.

아침에 물을 못 주었더니 한 시간쯤 지나니 꽃이 시들하다.

휴게소 화장실에서 종이컵에 물을 받아 화분에 주었다.

뮤지엄 산을 관람하고 친구집으로 갔다.

원주에 주고 온  일일초

원주 펜션 입구 수돗가 옆에 가져간 화분을 두었다.

자리는 친구가 물 주기 편하고 해도 잘 드는 곳이었다.

일일초가 그 자리에 있어도 좋고 건강하게 잘 크면  친구가 심은 펜션 뒤쪽 꽃들과 어울려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랑 이야기도 하고 친구 펜션 옆 개울가도 산책하며 1박을 하고 집에 왔다.

친구에게 꽃이 핀 화분을 들고 가며 다른 것을 밖에 두고 갔는데 집에 오니 그 화분에도 꽃 한 송이가 피었다.

가족들이 원주에 간 사이 집에 핀 꽃

꽃이 가득한 화분도 좋지만 이렇게 한송이 씩 피는 꽃이 더욱 소중하게 여겨진다.

문득 학교에 둔 화분에도 꽃이 피었을까 궁금해졌다.

연휴가 끝나고 오늘 출근하여 보니 역시 피었다. 우리 반 교실에도 꽃이 피었다.

일일초가 하루에 한 송이씩 나의 소중한 생활공간에 피어나는 것을 보니 행복이 피어나는 것 같다.

일일초의 꽃말은 우정이라고 한다.

 친구에게 전해준 행복과 우정이 건강하게 피어나길 바란다.

리고 우리 반 아이들이 생활하는 공간에 핀 일일초도 우리 반 아이들 사이에 피는 행복과 우정을 보며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라나길 바란다. 

오늘 반가운 소식이 또 있다. 혼자서 줄기 끝에 피어 있던 원주의 일일초에 꽃 한송이가 더 피어 두송이가 나란히 붙어 있다.

꽃이 이제 많이 늘어날 것 같다.

꽃을 나누고 곳곳에서  꽃이 피어나니 행복이 두 배, 세 배 늘어나는 것 같다.

꽃울 보며 꽃처럼 환하게 웃으면 아마 좋은 일도 꽃처럼 피어나리라. 날마다 피어나는 소소한 행복이 친구에게도 나에게도 날마다 피어나길~

원주에 가서 둘이 된 꽃


#일일초#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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