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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정 Mar 19. 2024

엄마가 기다리다가 복장 터져!-참치김치 오니기리

또 방학이다.

아이가 다니는 국제 학교는 영국학교인데 2~3개월에 한 번씩 2~3주의 방학이 돌아오고

여름방학만 길게 2 달이다. 이렇게 자꾸만 짧게 방학이 오다 보니 term break라는 말을 사용한다.

개학을 1월에 했는데 또 텀브레이크 라니…

본격적인 방학이 시작되었다.

이번 방학 동안에는 하고자 하는 일들이 있다.


1.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재미난 영어책 소개 영상을 숏폼으로 촬영해서 자주 공유하기

2. 운동 매일해서 체력 쌓기

3. 제발 제발 구구단 좀 외우기!


한국처럼 구구단을 반드시 외워야 하는 환경이 아니다보니 한국나이 초3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구구단을 완벽하게 외우지 못하였다. 옆구리 찌르면 툭툭 나오는 나 때와는 참으로 다른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는 분수를 배우고 있는데 구구단을 알면 순식간에 끝날 숙제가 눈물이 그렁그렁 하면서 한참이 걸린다. 학교에서도 한국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배우고 있기에 구구단을 외우지 않아도 풀이가 가능하지만 수학문제가 그렇게 슬픈건지…할 때마다 눈물이 뚝뚝..




나는 워낙 공부시키기에 관심이 없는 엄마이다.


대신 뒤집기 하기 전부터 책 읽기에 집중했고 머릿속에서 많은걸 상상하고 그 상상과 생각을 밖으로 끄집어내어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겼기에 이에 집중했다. 조금 커서부터는 표현과 지식 습득의 방법을 더 다양하게 열어주고자 자연스럽게 엄마표 영어를 시작했다. 그 결과 아이는 싱가포르에 와서도 영어 때문에 고생한 일 없이 바로 적응을 해버렸으며 이제 책 없이는 오히려 불안한 사람이 되었고 그림 그리기와 상상하는 것에 제일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사람이 되었다. 영어를 공부로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인지 이곳에 와서도 아이는 영어에 두려움이 없었다. 아무리 한국에서 제법 영어 좀 한다는 소리를 듣고 왔을지언정 원어민들 사이에서 분명 어려움이 있었을거 같아 물어본적 있지만 아이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듯 했다. 아이는 자기가 궁금한 것을 알아가는 도구로서 영어를 받아들였기 때문에 성장 속도가 빨랐고 책 읽기를 사랑하다 보니 원어민 아이들보다 어휘력은 더 앞서는 상황이 되었다. 책 읽기 덕분에 문해력도 좋다. 나의 궁금증과 약간의 노파심 때문에 한국의 국사문제집, 문해력 문제집을 몇 장 풀려보면 어렵지 않게 쭉쭉 풀어나간다.


나이 교육방법은 늘 이랬다.

나도 아이도 애씀 없는 학습을 해왔다.

좋아하는 만큼 하라고 했고 궁금한 것만큼 해결하라고 했다. 아이는 재미있어서 읽고 듣고 말하였고 궁금한 것을 알기 위해 읽으며 풀었다.

‘네가 필요성을 깨달으면 빠른 속도로 집중하고 빠져들겠지…’ 하는 믿음으로 계속 이어왔고 지금까지는 잘 먹혔다.


그런데 수학은 달랐다.


아마도 내가 수포자라서 그런 거 같다. 다른 과목처럼 자연스럽게 녹이는 방법을 나부터 알지 못했다. 나름 엄마표 수학에 대해 공부도 해보았지만 수포자는 별도리가 없었다. 구구단도 마찬가지였다. 네가 필요성을 느끼면 순식간에 외우겠지 생각하며 인내하고 심호흡을 하며 기다렸다. 기다리고 기다리다 슬슬 화가 나기 시작했다. 숙제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복장이 터져서 환장할 지경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다 보니 아이도 슬슬 구구단을 제대로 외워야겠다는 말을 했다.


‘드디어!!! 너의 입에서 그 문장이 나왔구나!!!!’


본인이 울면서 풀다가 도저히 안돼서 엄마에게 가져왔더니 엄마가 구구단으로 3초 만에 푸는 걸 보고 이제야 깨달은 것이다. 이상황이 처음이 아니었는데 본인도 애써 모른 척 눈감다가 이젠 점점 더 식이 복잡해지니 도저히 안 되겠다 싶었나 보다. 그리하여 우린 드디어 본인의 의지로 구구단을 외우기로 했다. 동시에 난 좀 쉽고 재밌는 수학 없나 하며 영상을 보다가 내가 수학에 잠시 빠져들었다. 한 유튜브 채널에서 일타강사의 강의를 보았다. 원래도 좋아하던 강사였다. 물론 그의 수학이 좋아서가 아니라 그가 예능에서 웃겨서 ㅎㅎㅎ

그는 수능을 앞두고 삼각함수를 중등 과정부터 수능 수준까지 1시간에 걸쳐 피를 토하듯 강의를 했는데.. 와.. 정말 블랙홀처럼 빠져들었고 어느 순간부터 나도 같이 대답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문제를 풀어서 글쎄 내가 답을 맞혔다!! 내가?!! 수포자인 내가 이제서야 사인, 코사인, 탄젠트를 깨달았고, 수능기출문제 4점 짜리도 풀어버렸다..


이게 가능하네?! 이게 왜 지금가능하냐....


1시간 만에 가능한 개념파악이 3년 내내 해결이 안돼서 결국 수포자가 되었던 과거의 나... 개념이 잡혀있지 않다는 걸 난 알았지만 그걸 어디서부터 어떻게 잡아야 할지 몰라서 그저 겉에서만 아등바등했었다. 혼자 해결하기엔 너무 몰라서 시작을 못했고 학원선생님께 질문하기엔 더 낮은 반으로 가는 게 싫어서 아는 척 버텼다. 세상에 그렇게 멍청할 수가 없었지...

그의 강의에 빠져들고 나니 이거다 싶었다. 내친김에 아이가 재밌어할 것 같은 수업들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수능 영어 풀이가 있길래 급 호기심에 아이를 불러 풀이강의를 잠시 보면서 풀어보라했고, 아이는 정말로 줄줄이 다 맞췄다. 자신감을 얻고 이러한 형식의 강의에 흥미를 갖길래 슬쩍 예능에 나온 아까 그 강사의 수학 분수 강의를 보여주니 한 번에 이해하며 좋아했다. 이거지!!! 구구단을 외울 이유가 더 강력해졌다. 이제 너도 수학에 전구가 살짝 들어오고 있는 거 같으니 우리 또 늘 그래왔던 거처럼 재미로 슬쩍 건드려 보자!


참.. 그나저나.. 방학이다.. 세상에.. 엉덩이 한번 붙이지 못한 채로 3시 반이 되었다. 우리 집에 삼식이가 생겼네... 간단한 메뉴를 어서 다 끌어모아야 한다.


그 시작은 참치김치오니기리 되시겠다.!




참치김치오니기리

재료

참치 1캔, 밥 2 공기,

참치양념

소금 후추, 마요네즈 2큰술

밥 양념

다진김치, 간장 1큰술, 참기름 1큰술, 깨


1. 참치먼저 양념해 두고 밥양념도 한다.


2. 밥 한 뭉치에 참치를 넣고 잘 뭉친 후 김을 둘러준다



오니기리에 비빔면으로 오늘의 점심 클리어!!



2주 동안 우리 잘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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