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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정 Apr 16. 2024

절구를 살 명분이 생겼다. - 솜땀,그린커리,카오팟무쌉

태국식당 저리 가라!

'역시 난 먹으려고 여기 사나 봐'

동남아 음식 중에 가장 좋아하는 나라의 음식은 태국음식과 인도네시아 음식이다.

사실 한국에 살 때는 인도네시아 음식을 지금보다 많이 접해보지는 않았기 때문에 비교적 더 많이 경험했던 태국 음식이 최애였다. 필리핀 음식은 특별히 손꼽히는 게 없었고 베트남 음식보다는 태국음식이 더 입맛에 맞았다. 이곳에 살면서 인도네시아 음식을 많이 접하게 되었고 인도네시아 음식이 진짜 맛있는 게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시고랭 미고랭은 맛있는 축에도 들지 못하는 거였다는 것도...

하지만 내 맘의 일등은 여전히 태국음식이다. 한국에서도 태국음식은 사 먹는 것뿐 아니라 종종 만들어 먹기도 했었다. 자스민 쌀도 구입하고 에그누들도 꾸준히 구입했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재료를 다양하게 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난 이곳에 와서 좋아하던 동남아 음식을 마음껏 즐기는 중이다. 많은 식당과 여행을 통해서 한국에서는 몰랐던 음식을 만나기도 하지만 식재료 구하기가 너무 좋아서 맘만 먹으면 동남아 음식을 내 부엌에서 신나게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주는 태국음식이었다!


'태국마트를 털고 왔지 '

지난 주말 태국마트에 다녀왔다. 기존에 있던 몰에서 사라지고 새로운 몰에 오픈한 태국마트. 기존에 있던 바이브는 사라졌지만 훨씬 깨끗해진 모습이었다. 이곳에만 가면 난 몹시도 설렌다. 싱가포르의 이마트 같은 곳들에서는 찾을 수 없는 태국만의 식재료가 한가득 펼쳐지기 때문이다. 같은 동남아라고 아무 마트나 가면 모든 동남아 식재료를 다 구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가 않다. 태국요리에 많이 쓰이는 채소와 향신료는 태국마트에 가야만 있다. 태국음식의 느낌을 잔뜩 살리기 위해 가장 먼저 집어야 할 재료는 바로 태국바질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가 아는 그 바질의 향과는 전혀 다르다. 태국 음식에는 이게 또 들어가 줘야 냄새만 맡아도 '아~ 태국음식이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말림 라임잎도 필수다 이 두 가지 재료는 집어 드는 순간부터 힐링이 시작된다.

향이 얼마나 좋은지 봉지째 자꾸 코를 가져다 되게 된다. 라임도 사고 그린카레페이스트, 코코넛밀크, 파파야도 담았다. 마침 파파야를 채 썰어서 팩에 담아놓고 팔고 있었다. 수고로움 없이 바로 샐러드를 만들 수 있겠다 싶어 냉큼 집어버렸다 솜땀 당첨!

이렇게 오늘 저녁메뉴는 솜땀, 그린커리, 카오팟무쌉 이 되었다.


'와!식당보다 더 맛있는데?'


솜땀 - 파파야 샐러드

그린커리 - 치킨과 각종 채소에 크린커리페이스트와 코코넛 밀크를 넣고 끓인 태국커리

카오팟무쌉 - 한국인에게 가장 유명한 태국음식 중 하나 / 다진 돼지고기 볶음


집안 전체에 태국 음식 냄새가 진동을 했다 솜땀을 먼저 완성해 놓고 커리와 카오팟무쌉을 만들었다. 사실 메뉴가 3가지이지만 태국음식은 조리가 매우 간단한게 많다.




솜땀의 액젓, 라임, 마을고추 냄새가 섞이니 침이 절로 고이기 시작했다. 태국 음식은 재료들을 절구에 빻는 경우가 많은데 마늘만해도 그냥 다지는 것보다 절구에 빻으면 진액이 나오면서 더 깊은 풍미가 생긴다. 여기에 여러 가지 재료를 한데 어우러지게 넣고 빻으니 그 맛과 향은 배가 될 수밖에 없다.


채 썬 파파야, 구운 땅콩, 마늘 2개, 고추 취향껏,설탕 1큰술, 그린빈, 방울토마토, 피쉬소스 2큰술, 라임 1개 분량의 즙


1. 파파야를 채 썬다.

2. 절구에 마늘과 고추를 빻는다 절구가 없을 때 도마 위에서 칼손잡이 뒤로 빻아도 된다.

3. 그린빈도 먹기 좋은 길이로 잘라서 넣고 듬성듬성 빻아준다.

4. 볼에 옮겨 담고 설탕, 피시소스, 라임즙, 파파야, 방울토마토, 구운 땅콩 넣고 잘 섞어준다.

맛을 본 후 라임즙이나 피쉬소스를 더 첨가해도 좋다.





그린커리를 만들 차례

코코널 밀크에 카레페이스트를 살짝 볶았더니 냄새가 환상적이다. 태국카레 중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커리가 바로 이 그린 커리이다.


코코넛 밀크 두스푼을 먼저 냄비에 넣고 살짝 보글거리면 커리페이스트를 넣고 살짝 볶아준다 그냥 한 번에 부어버리는 것 보다 풍미가 진해진다.

치킨, 당근을 넣고 살짝 더 볶은 후 나머지 밀크를 다 붓고 끓어오르면 피시소스로 간을 하고

가지, 그린빈을 넣고 끓인 후 태국바질과 말린 라임잎을 넣으면 끝이다.





다음은 카오팟 무쌉

돼지고기 300g, 마늘 10알, 고추 취향껏, 피쉬소스 2큰술, 굴소스 1큰술, 설탕 1큰술, 태국바질 양껏 많이


1. 마늘과 고추를 절구에 빻아 준비한다.

2. 웍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달걀프라이를 튀기듯 만들어 덜어둔다.

3. 다져둔 마늘을 웍에 볶다가 바로 돼지고기를 넣고 볶다가 설탕을 넣어준다.

4. 붉은기가 사라질 때쯤 피시소스와 굴소스로 간을 해준다.

5. 태국바질을 잔뜩 넣고 잘 섞은 후 끝! 달걀 프라이와 같이 플레이팅 해준다.



역시 태국음식은 이쁘다.

우리집 두 남자가 외쳤다.


"우와!! 진짜 식당보다 맛있어!!"

"엄마 그린커리 안 매운데? 이게 젤 맛있다!"

남편도 흥분상태로 말했다.

"와 솜땀 진짜 맛있다 난 식당 꺼는 사실 액젓맛이 너무 많이 나서 좀 힘들 때가 있었거든“

이 맛에 내가 밥 하지~


'절구를 사야 할 명분이 생겼다.'


절구를 사용하지 않는 메뉴가 없다. 난 절구가 없지만 도마 위에서 칼손잡이 뒤꼭지로 빻았다.

마트에 절구도 크기별 소재별로 다양하게 잇었는데 살까말까 망설이다가 결국 그냥 왔다.

오늘 요리를 해보니 아무래도 이곳에 있는 동안은 태국요리를 더 자주하게 될 것 같았다. 나는 물론 가족 모두가 너무나 맛있게 먹었으니까. 그래서 난 절구를 사러 다시 가야 할 거 같다 ㅎ

한국에서도 이 재료들을 다 구할 수 있으면 했다. 태국요리 책도 새로 샀는데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검색을 하니 세상에,.. 없는 재료가 없네~

아시아마켓이 너무나 잘 돼있었다. 태국바질도 있고 내가 좋아하는 태국 소스 브랜드의 제품도 딱! 있었다.!

절구를 더더욱 살 명분이 생겼다 명분이!


이렇게 적다보니 동남아 음식 레시피만 묶어서

또 브런치 연재 하고 싶어진다..

나 참…왜케 하고싶은게 많은거지..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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