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기와 줄이기
두 번째 연재를 마무리하려고 한다.
이번 연재는 짧은 편이었다. 더 많은 조리도구를 다루고 싶었지만 지금 나의 상황에선 여기까지인 듯하다. 기약이 있는 해외살이의 살림.
기약 없이 계속 이어지는 해외살이라면 이곳에서 나의 터전을 잘 자리 잡고 잘 다듬으며 살아야 한다는 마음이 생겨서 살림을 더 잘 꾸릴 것 같다. 물론 이 또한 처해보지 못한 상황이니 장담할 수는 없지만.. 딱 4년으로 정해진 해외살이의 살림은 살림을 늘리기 않는 것에 집중을 하게 된다. 2년에 한 번 옮겨야 하는 월세집이 영 나의 취향과 니즈에는 맞지 않는 구조이지만 이 또한 내가 살아가야 할 나의 삶이기 때문에 이왕이면 긍정의 마인드로 적응을 하는 게 맞다. 그 적응의 일환으로 살림을 늘리지 않게 되는 것이다. 주방에 대한 욕심이 아주 큰 나는 이렇게 4년 동안 버리고 줄이는데만 집중을 하다 보면 나도 미니멀을 추구하는 삶을 살게 될지도 모르겠다 싶기도 했다.
하지만 그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나는 가지지 못하는 새로운 가전과 그릇, 살림 도구에 눈이 가고 한국에 돌아가면 하게 될 내 주방 인테리어에 대한 로망이 점점 더 커져만 간다.
살림을 늘리지 않기 위해서 소비를 멈추고 있지만 눈 레이더망은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내 살림으로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살림 도구를 픽하는 감각의 끈은 놓지 않고 있다. 이 연재는 애착이 많이 간다. 그래서 계속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 잠시 멈추었다가 1년 반 뒤쯤 2편으로 꼭 이어가야지.
즉. 난 1년 반 뒤면 다시 한국살림을 한다는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