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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드아키택트 May 26. 2024

결혼식장과 건축

D+55

결혼식장을 다녀왔다. 그렇다. 나의 글감. 결혼식장을 다녀온 겸 결혼식장과 건축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


건축의 내부, 얼굴, 외부

설계를 하지 않는 입설계 전문가로서 건축을 이야기해 본다. 내 나름대로 건축을 세 가지로 나누면 내부, 얼굴, 외부로 나눌 수 있다. 내부란 인테리어를 뜻한다. 작은 의미에서는 단순히 가구의 배치를 바꾸는 것일 수 있고 크게는 꽤나 큰 공사를 하는 것을 뜻한다. 얼굴이라 하면 파사드를 뜻한다. 그 유럽말로 파사드란 입면을 뜻한다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출입구 등등 건물 바깥에서 보이는 일종의 껍데기의 총체라고 볼 수 있다. 건축의 외부가 있다. 흔히 조경이라고 부르는 분야다. 단순히 꽃을 심는 행위일 수도 있지만 적극적으로 바깥 공간을 다루는 행위를 포함한다. 결혼식장이라는 곳은 철저히 건축의 내부를 다루는 일이다.


누가 결혼식장의 내부를 다루는가

건축의 주체란 꽤나 모호한 질문이다. 한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은 건축가인가. 그렇다면 인테리어 하는 사람들은 왜 필요할까. 대략 큰 덩어리로 나눠보면 이렇다. 건축가는 전체적인 실내 공간의 느낌이라는 것을 담당한다. 건축에는 이상한 용어들이 많은데 그중 하나가 공간감, 공간성, 공간의 성격 등등이 있다. 공간이 시원하다는지, 원초적이라든지(네모나거나 동그랗거나), 애매하다던지(실제로 애매한 공간이란 게 있다) 등등의 성격을 부여하는 것이 건축가의 역할이다. 그렇게 건축가가 공간의 성격을 부여하면(사실 성격을 부여한다고 그게 그렇게 되지도 않지만), 이제 그곳을 한껏 꾸미는 역할을 인테리어 하는 사람들이 한다. 건축가들이 공간이라는 과제를 던져주면 인테리어 담당자가 그 문제를 푸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지휘자와 연주자 그런 관계라고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결혼식장과 같은 특수한 공간에 특화된 사람을 결혼식장 인테리어에 특화된 디자이너, 인테리어 관계자 등등이라고 칭할 수 있다. 


누가 대표적일까

한국에서 결혼을 준비해 본 사람이라면 대부분 들었을 장소가 있다. 더채플앳논현이라는 곳이다. 그 장소는 이름이 드높지만, 정작 누가 했는지는 아는 이들이 적다. 인터넷을 통해 찾아보니 본디자인이라는 곳에서 수행한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트를 가보면 그 비슷한 류의 작업들을 많이 했음을 알 수 있다. 

아마도 고급진 느낌의 작업들을 해온 분으로 보이며, 그런 분야에 있어서 대다수의 프로젝트를 수주하지 않을까 싶다. 이런 사례들을 보면 어떤 업을 하더라도 하나의 장르만 잘 잡고 있으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건축의 흐름과 반대인 예식공간

예식 공간을 다시 보고 있으니 이런 생각이 든다. 현대 건축으로 넘어올수록 건축은 장식을 배제한다. 그 논리적인 흐름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20세기 초 장식은 죄악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장식적인 요소를 건축가들은 극히 배척하려 한다. 그런 면에서 예식공간은 건축가가 다루기엔 꽤나 어려운 공간이 아닐까 싶다. 대부분의 예식공간의 화려함을 더해주는 것은 장식적인 부분인데 건축에서는 오히려 그런 것을 반대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테리어 쪽 분들이 예식장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더 많이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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