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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에서 Building Information Modeling(BIM)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럼 BIM은 무엇인가. 관련된 이야기들을 써내려 가본다
BIM의 정의
Wikipedia에서는 BIM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BIM) is a process involving the generation and management of digital representations of the physical and functional characteristics of buildings and other physical assets.
그러니까... 건물과 물리적인 자산의 물리적인 속성과 기능적인 속성을 만들고 관리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딱 부러지는 정의를 이야기하고 있지 않지만 BIM이 무엇을 하는 것인지 힌틀르 얻을 수 있다. 내 언어로 다시 풀어보면 건물과 관련한 객체들의 물리적 또는 기능적 속성을 만들고 관리하는 일련의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 꼬리를 물어보면 과정이 소프트웨어가 될 순 없다. 따라서 BIM이 Revit이라는 말은 틀린 말이다.
그럼 BIM은 왜 하는가?
내가 아는 BIM의 스토리를 풀어보면 이렇다. BIM은 Building Life-cycle management(BLM)라는 개념을 표방하고 있고, 이는 건물의 생애주기에서 일어나는 각종 정보를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대부분 아이디어는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다른 업계에서 차용해오기도 한다. 위 개념은 Product Life-cycle Management(PLM)에서 따온 개념이다. 그렇다면 BIM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PLM을 이해하면 된다.
PLM을 이해하려면 제조업을 보면 된다. 제조업에선 각 부품 하나하나를 자산으로 관리한다. 가령 현대차라면, 현대차에 들어가는 새시, 엔진, 바퀴 등등의 기본적인 자산을 생애주기상 관리하게 되어있다. 생애주기란느 말이 다소 애매하지만 만들어지고 부셔질 때까지라고 보면 된다. 그런 한 사이클을 알게 되면 해당 부품을 잘 만들었는지 못 만들었지 경제적으로 타당한지 등등의 데이터를 쌓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음 제품을 더 잘 만들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맥킨지 리포트를 보게 되면 과거 비행기나 선박업도 PLM 개념이 없어서 고생했는데, 덩치 큰 건축업계도 PLM을 도입해서 좀 잘해봐라 라는 말을 많이 한다. 내 이해로는 PLM을 건축에 접목시키는 게 BIM의 핵심이다.
PLM 없는 ifc는 무의미하다
그럼 건축에 도입한 PLM을 BIM이라 한다면 Revit은 무엇인가. 나는 IFC(Industrial Foundation Classes) 파일을 만들어주는 도구라고 생각한다. IFC에 대한 이야기는 일단은 넘어가자. 3D 데이터의 일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대부분의 Revit모델링이 한계에 부딪히는 이유는 PLM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말인 즉, 3D 모델을 그림을 그리듯 하는 게 아니고 건물을 짓는다고 생각하고, 이걸 건물을 지은 다음에도 쓸 수 있도록 고민하고 만들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다양하다. 계약서상의 업무 범위가 아니기 때문일 때도 있고, 실제 지어지는 건물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기 때문이기도 하고, 현장에선 3D를 쓸 좋은 컴퓨터가 부족하기 때문에 2D 도면에 의지하기도 하는 등등 이유는 가지각색이다.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결론은 하나다. 건물의 생애주기를 반영하기 충분한 모델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실제 제작 수준까지 가는 제조업의 모델링과 일단 적당히 만들고 제작은 현장에서 대응하는 건축의 프로세스 차이는 꽤나 크다.
그래서 야심 찬 BIM과 BLM에 이상에 비해 현실은 그렇게 바뀌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현장에서 3D를 잘 쓸 수 없고, 전체적인 관점을 신경 쓰지도 않고 그래야 할 의무도 없는 계약 관계 등등은 IFC모델ㅇ르 그냥 납품용으로 만드는 일로 만들어 버렸다. 그러니까 그냥 공사는 공사대로 하고 의무화된 BIM을 위한(나는 IFC라고 말하고 싶다) 모델은 모델대로 만들게 된다.
해결책은 나도 아직은 잘 모른다
꼬여있는 실타래를 어떻게 풀지 나도 아직 답은 없다. 현장의 컴퓨터를 굉장히 좋은 것으로 바꾼다고 해결되는 것인가, 전 생애주기에 쓰일 모델을 만들 테니 돈을 더 주는 게 맞는 일인지, 설계 시공 분리라는 프레임을 바꿔야 하는지 등등 여러 가지 일이 있다. 어쨌든 의무화가 되었으니 많은 분들이 노력하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만약 내가 그중 일원이 된다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나는 프로그램에 집중하지 말고 문제에 집중하라고 얘기하고 싶다. 나는 꽤나 많은 사람들이 문제를 얘기하는 게 아니라 프로그램만 말하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문제의 본질엔 다다르지 못하고 레빗으로 되냐 안 되냐 수준의 논의가 꽤나 많이 있다. Revit은 그렇게 좋은 프로그램이 아니다. 그래서 다른 프로그램으로 1분에 해결될 것이 때로는 1시간이 넘게 걸리기도 한다. 그러하니 좀 더 다른 방법들을 모색해 보기를 나는 권장한다.